전동킥보드 가고 전기자전거 온다! 따릉이와 차이점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3.06.13. 16:50
따릉이가 없었을 때는 자전거를 타려면 직접 사서 타고 다녀야 했다. 당연히 초기 비용 부담이 컸다. 더 큰 문제는 필요한 곳에서만 골라서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끌고 나가야 했으며, 편도 이용이 불가능했다. 중간에는 필요 없고 목적지 근처에서만 자전거가 필요할 때 본인의 자가용 자전거는 오히려 더 불편한 존재였다. 자전거를 가지고 목적지에 갔다면 돌아올 때도 무조건 자전거를 이용해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따릉이가 도입된 이후 이런 문제가 해결되었다. 필요한 곳에 가서 따릉이를 빌려 타면 되므로, 불필요한 곳에선 자전거를 안 타고 원하는 방법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전체 경로가 더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편도 이용도 가능해졌다. 자전거를 사야 하는 부담, 보관의 어려움, 도난의 불안도 없어졌다.
그런데 따릉이의 뒤를 이어 요즘 서울시내 길거리에서 많이 보이는 것이 바로 전기자전거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이들 전기자전거는 누구라도 탈 수 있도록 길에 주차되어 있다. 그럼 전기자전거는 따릉이와 무엇이 다르며, 이용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전기자전거가 따릉이의 아류작일 뿐은 아니다. 전기자전거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QR코드를 이용한 반납-대여 시스템이다. 기존에 따릉이는 교통카드 태그와 대여-반납 처리를 위해서 핸들 아래쪽에 거대한 단말기를 부착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지고 가격도 올라가며 고장까지 잦은 문제가 있었다.
이제 이 방식은 따릉이에서도 참고해 QR코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다만 같은 QR코드 방식이라도 따릉이는 거치대에서만 대여-반납이 가능한데, 전기자전거는 거치대가 따로 없이 원하는 곳에서 대여-반납이 가능해서 더 자유롭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전동킥보드를 운영하던 회사에서 전기자전거를 새로 내놓고 있다. 전동킥보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규제가 심해지다 보니,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전기자전거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자전거가 기대되는 것은 기존 따릉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은 언덕이 많은 지형이며, 이는 그나마 평탄하다는 강남 쪽도 예외가 아니다. 따릉이에는 3단 기어가 달려 있긴 하지만 초보자들은 다루기가 어렵고, 아무리 기어를 낮춰도 언덕을 오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는 모터의 힘으로 꽤 쉽게 언덕을 오를 수 있다. 또한 따릉이는 수동식이라 당연히 오래 탈수록 힘이 많이 들지만, 전기자전거는 그렇지 않다.
물론 전기자전거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와 모터가 추가되다 보니 구조적으로 무게가 꽤 나간다. 일반 자전거와 달리 전기 자전거를 두 손으로 들고 이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요금도 따릉이보다는 비싼 편이다. 물론 이는 따릉이가 정책적으로 요금을 크게 낮춘 것이 원인이기도 하다. 따릉이로 수익을 내지 못해도, 시민들이 나 홀로 자가용 대신 따릉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요금 인상은 거리당 요금보다 기본요금을 올리는 방식이라, 날이 갈수록 지하철과 버스의 단거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다. 버스 한 정거장을 가기 위해서 1,500원(300원 인상시)을 내라고 하면, 누구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짧은 거리를 짧은 시간 동안 이용할 때는 따릉이와 전기자전거가 더욱 주목 받을 것이다.
이는 이미 일부 교통카드 업체에서 관심을 보이며 개발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특히 향후 모든 교통수단을 통합적이고 매끄럽게 안내, 예약, 결제할 수 있는 종합교통서비스인 MaaS(마스: Mobility as a Service)가 등장하면(국토교통부 추진 중) 초단거리 이용에 특장점이 있는 따릉이와 전기자전거도 당연히 이곳에 참여하여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진정한 친환경 교통수단은 바로 자전거다. 자전거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전기차보다 24배나 높다는 연구도 있다. 전기차에 투입할 예산을 자전거에 투자하는 게 훨씬 효율적인 것이다. 앞으로 따릉이와 전기자전거가 서울시의 핵심 교통수단으로 더욱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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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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