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툇마루에 앉아 볼까…되살아난 전통 한옥 '상촌재'

시민기자 홍혜수

발행일 2023.05.15. 13:44

수정일 2023.05.15. 15:52

조회 871

세종마을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상촌재' ⓒ홍혜수
세종마을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상촌재' ⓒ홍혜수

익선동, 북촌, 남산골 등 고즈넉한 한옥을 감상할 수 있는 한옥마을들이 있지만,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한옥스테이로 숙박을 하지 않으면 한옥의 내부를 감상할 수 없는 아쉬움이 많았다. 옥인동의 세종마을한옥의 내부까지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상촌재(上村齋)'를 소개한다.
상촌재는 전통적인 방식의 한옥 형태와 구조를 이루고 있다. ⓒ홍혜수
상촌재는 전통적인 방식의 한옥 형태와 구조를 이루고 있다. ⓒ홍혜수
상촌재에서는 한옥 내부 구경뿐 아니라 문화 체험도 가능하다. ⓒ홍혜수
상촌재에서는 한옥 내부 구경뿐 아니라 문화 체험도 가능하다. ⓒ홍혜수

전통 한옥에서 즐기는 다양한 문화 체험

상촌재는 종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한옥의 내부 감상뿐 아니라 절기별로 달라지는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 없이 누구나 방문해 둘러볼 수 있어 부담없이 한옥을 즐기기도 안성맞춤이다.

상촌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정월대보름, 단오 등의 우리 명절과 조상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처서, 동지 등의 24절기에 따라 진행된다. 5월과 6월은 전통주 만들기 체험으로, 5월 5일은 솔송주, 6월 2일은 동동주 만들기가 진행되는데 종로문화재단 누리집과 상촌재 전화 접수(02-6013-1142)로 신청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선착순 마감되었으니, 다음 절기 프로그램을 기다려보자.

체험 프로그램은 상촌재 내부에서 진행되는데 공간에 여유가 있어 여러 명이 참가해도 괜찮아 보였다. 상촌재 해설사에게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상촌재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안내. 5, 6월에는 전통주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홍혜수
상촌재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안내. 5, 6월에는 전통주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홍혜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안채 ⓒ홍혜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안채 ⓒ홍혜수
내부 공간이 넓어 단체 체험도 가능할 듯하다. ⓒ홍혜수
내부 공간이 넓어 단체 체험도 가능할 듯하다. ⓒ홍혜수

옛 정취가 풍기는 전통 부엌

상촌재 왼편의 전통 방식의 부엌에는 예전에 쓰던 아궁이가 있었는데, 짚으로 엮어 놓은 달걀꾸러미와 작은 메주도 전시해 두어서 옛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난방까지 해결이 되는지라 겨울엔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더운 여름엔 마당에 있는 다른 아궁이에서 음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부엌 안쪽에는 된장, 간장, 고추장을 보관하던 장독대와 다른 역할의 항아리가 있었는데, 현재의 정수기처럼 식수로 사용할 물을 보관하던 중요한 항아리였다. 물 항아리 주변의 작은 항아리들은 식초와 같이 부엌에서 쓰는 양념을 보관하는 용도였다.
옛날 방식의 아궁이. 달걀, 메주 등 음식 모형들이 옛 모습을 재현한다. ⓒ홍혜수
옛날 방식의 아궁이. 달걀꾸러미, 메주 등 음식 모형들이 옛 모습을 재현한다. ⓒ홍혜수
왼쪽엔 요리까지 할 수 있는 아궁이가, 오른쪽엔 난방만 할 수 있는 부뚜막이 있다. ⓒ홍혜수
왼쪽엔 요리까지 할 수 있는 아궁이가, 오른쪽엔 난방만 할 수 있는 부뚜막이 있다. ⓒ홍혜수
부엌 안쪽에는 식수와 양념들을 보관하던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있다. ⓒ홍혜수
부엌 안쪽에는 식수와 양념들을 보관하던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있다. ⓒ홍혜수
정성스런 상차림에 올랐을 법한 식기류도 진열돼 있다. ⓒ홍혜수
정성스런 상차림에 올랐을 법한 식기류도 진열돼 있다. ⓒ홍혜수

조상들의 지혜가 응집돼 있는 '온돌'

상촌재에는 이제는 보일러 사용으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전통 방식의 '온돌'을 구현해 두었다. 불을 지폈을 때 나오는 뜨거운 열기와 연기가 구불구불한 통로를 지나가면서 돌이 뜨겁게 데워져 열기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온돌의 원리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보일러를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따뜻하면서 건조하지 않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전통 방식의 온돌 전시 공간 ⓒ홍혜수
전통 방식의 온돌 전시 공간 ⓒ홍혜수
온돌의 구조와 원리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홍혜수
온돌의 구조와 원리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홍혜수

온돌은 난방만 할 수 있는 방식과 아궁이까지 사용하는 방식 두 가지가 있는데, 내부 구조까지 관찰할 수 있도록 바닥을 투명한 아크릴판으로 해 두어 그 구조와 원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온기와 연기가 지나는 통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홍혜수
온기와 연기가 지나는 통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홍혜수

바람이 지나가는 툇마루에서의 휴식

한여름, 더위를 식히던 툇마루 또한 멋지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문들을 처마에 걸어 둘 수 있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 햇빛을 가려주는 역할까지 해 주니 더욱 시원함이 느껴졌다. 툇마루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안쪽 방까지 둘러 볼 수 있고 사진 또한 마음껏 찍을 수 있어 추억을 남기기도 좋다.
툇마루에서 시원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홍혜수
툇마루에서 시원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홍혜수
툇마루의 문을 처마에 걸어두면, 해를 가려주고 바람이 지나갈 수 있어 더욱 시원하다. ⓒ홍혜수
툇마루의 문을 처마에 걸어두면, 해를 가려주고 바람이 지나갈 수 있어 더욱 시원하다. ⓒ홍혜수
화장실부터 마당까지 구석구석을 가꾼 손길이 느껴지는 상촌재 ⓒ홍혜수
화장실부터 마당까지 구석구석을 가꾼 손길이 느껴지는 상촌재 ⓒ홍혜수

세종대왕이 태어난 동네라 이름 붙여진 ‘세종마을’에 자리잡은 상촌재는 점점 사라져 가는 전통 한옥을 후대까지 보존하기 위해 복원한 곳이다. 옛 방식 그대로 살아난 한옥을 보는 재미도 있고, 쉽게 구경하기 어려웠던 전통 한옥의 ‘내부’까지 감상할 수 있어 한옥에 관심이 많은 분들, 한옥에서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흥미가 있는 분들의 참여가 이어지길 바란다.

세종마을 상촌재(上村齋)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7길 12-11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정부서울청사) 2번 출구, 도보 11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 ~ 18:00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추석당일 휴무)
누리집
○ 문의 : 02-6013-1142 (상촌재) / 070-4600-5738 (종로문화재단)

시민기자 홍혜수

발빠르게 움직이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