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한옥마을에서 즐기는 전시, '한옥담닮' 특별전!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2.12.16. 11:15

수정일 2022.12.16. 18:43

조회 6,689

눈 내리는 남산골한옥마을의 ‘한옥담닮’ 특별전 ⓒ이정민
눈 내리는 남산골한옥마을의 ‘한옥담닮’ 특별전 ⓒ이정민

겨울에 내리는 눈이 아직도 반갑고 좋다면 동심이 남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눈을 보는 순간의 기쁨보다 그 이후에 다가올 불편함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마침 남산골한옥마을‘한옥담닮’ 특별전을 보기로 한 날, 많은 눈이 내렸다. 망설이지 않고 희미하게 남은 동심을 품고 눈으로 뒤덮인 한옥마을을 찾았다.☞ [관련 기사] 겨울 한옥에서 만나는 기다림의 미학…'한옥담닮' 특별전
많은 관람객들이 찾은 눈 오는 날, 남산골한옥마을 ⓒ이정민
많은 관람객들이 찾은 눈 오는 날, 남산골한옥마을 ⓒ이정민

다른 계절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입구에서부터 펼쳐진다. 관람객이 적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가는 곳마다 가족이나 친구, 단체 여행객들이 제법 보인다.

먼저 관훈동 민씨 가옥 안채에 들어서니, 처마에 나란히 걸린 청사초롱이 환하게 맞이한다. 유리 작품이라 파손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문도 있다. 김헌철 작가의 유리로 만든 다양한 모양의 오브제와 샹들리에를 감상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미다.
처마에 청사초롱이 나란히 걸린 관훈동 민씨 가옥 안채 ⓒ이정민
처마에 청사초롱이 나란히 걸린 관훈동 민씨 가옥 안채 ⓒ이정민

전통적인 공간과 대비되는 김헌철 작가의 현대적 이미지의 유리 공예 작품들이 색다른 감흥을 준다. 샹들리에 작품 앞 설명글엔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 시절, 창덕궁 곳곳에 샹들리에가 설치되면서 국내 샹들리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적혔다.

방 안에 전시 중인 작품을 자세히 보려면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야 한다. 난방이 되지 않는 공간이지만, 방 안에 둔 조명만으로 아늑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대청마루 중앙에 전시 중인 김헌철 작가의 백색 샹들리에와 화려한 유리작품 ⓒ이정민
대청마루 중앙에 전시 중인 김헌철 작가의 백색 샹들리에와 화려한 유리작품 ⓒ이정민

바로 옆 관훈동 민씨 가옥 사랑채로 가는 길,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다. 친구와 같이 온 관람객들의 웃음소리가 한옥 마당에 퍼진다.

강민성 작가의 작품 달항아리 위에도 눈이 쌓였다. 원래 작품도 멋있지만 한옥과 눈, 달항아리의 어울림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도자기 작품 역시 파손 위험이 있어 주의해서 감상할 것을 알리고 있다.
강민성 작가의 작품 달항아리 위에 눈이 쌓였다. ⓒ이정민
강민성 작가의 작품 달항아리 위에 눈이 쌓였다. ⓒ이정민
한옥의 안과 밖을 채운 달항아리의 아름다운 모습 ⓒ이정민
한옥의 안과 밖을 채운 달항아리의 아름다운 모습 ⓒ이정민

한옥 안과 밖을 채운 달항아리들을 보물찾기 하듯 둘러본 후, 다음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전통공예관 앞을 가로질러 걸어간 옥인동 윤씨 가옥에선 임보영 작가의 한국화가 전시되고 있다.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 덕분에 주위는 더 고요하고, 그래서 더욱 이상향과 낙원의 풍경을 보여주는 그림들에 집중하게 된다. 전시 안내 책자에서 밝힌 작가의 말과 같이,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고 휴식하며 치유 받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임보영 작가의 한국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옥인동 윤씨 가옥 ⓒ이정민
임보영 작가의 한국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옥인동 윤씨 가옥 ⓒ이정민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 덕분에 이상향과 낙원의 풍경 그림에 더 집중해서 감상했다. ⓒ이정민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 덕분에 이상향과 낙원의 풍경 그림에 더 집중해서 감상했다. ⓒ이정민

한옥마을 입구와 가까운 이승업 가옥에서는 또 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남산골아트랩 네 번째 전시 ‘242: 하루사이’이다.

전시 타이틀은 하루의 시간 24와 사람 사이를 나타내는 42를 합성하여 지었다고 한다.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을 주제로 회화와 섬유, 금속 소재를 이용한 작품들이 한옥 안에 담겨 묘한 분위기를 준다.
남산골아트랩 네 번째 전시 ‘242: 하루사이’가 이승업 가옥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민
남산골아트랩 네 번째 전시 ‘242: 하루사이’가 이승업 가옥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민

아트웍 체험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가 보니, 만드는 법과 SNS 이벤트 참여에 관해 나와 있다. 관람객들의 소원 담긴 공예품들이 긴 줄에 걸렸다. ‘힘든 시기 슬기롭게 극복하길’, ‘합격기원’, ‘다들 건강하고 따뜻하고 행복하세요’ 짧은 글귀에서 먼저 다녀간 이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새해 덕담처럼 기분 좋은 이번 전시들은 모두 12월 25일까지 만날 수 있다.
이미 다녀간 관람객들의 소원 담긴 공예품들이 길게 걸렸다. ⓒ이정민
이미 다녀간 관람객들의 소원 담긴 공예품들이 길게 걸렸다. ⓒ이정민
눈 덮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 ⓒ이정민
눈 덮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 ⓒ이정민

남산골한옥마을

○ 위치 : 서울시 중구 퇴계로34길 28
○ 교통 :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한옥담닮 : 한옥, 기다림을 닮다' : 2022년 11월 22일(화) ~ 12월 25일(일)
○ ‘242: 하루사이’ : 2022년 11월 29일(화) ~ 12월 25일(일)
○ 관람시간 : 09:00~21:00(4월~10월), 09:00~20:00 (11월~3월)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누리집(홈페이지)
○ 전시문의 : 02-2266-6924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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