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이 영감을 준 글, 다시 '공공미술'로 태어나다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23.05.11. 10:04

수정일 2023.05.11. 19:25

조회 1,215

키지그룹의 공공미술 작품 <감각장치>는 5가지 유형의 개별 장치로 되어 있으며 서울숲의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조시승
키지그룹의 공공미술 작품 <감각장치>는 5가지 유형의 개별 장치로 되어 있으며 서울숲의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조시승

서울시는 2016년부터 ‘서울의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는 취지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미술을 통해 서울을 시민이 머물고 교감하는 문화적 장소로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도시 공간에 신선한 예술적 상상력과 인간적 정취를 담고 잊혀져 가는 장소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함으로써 서울의 주인인 시민이 애착과 친밀감을 느끼는 서울을 만드는 노력을 해왔다. 나아가 시민들이 능동적 파트너로 참여하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작품을 구성하는 파트너이자 작가로 공유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로도 병행하고 있다.
바람이 만드는 멜로디에 맞춰 리듬을 연주하는 악기(파파)를 시민들이 다루며 소리를 감상하고 있다. ©조시승
바람이 만드는 멜로디에 맞춰 리듬을 연주하는 악기(파파)를 시민들이 다루며 소리를 감상하고 있다. ©조시승

지난 4월 중순 서울숲 야외 무대에서는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개장되었다. ‘2022 공공미술 시민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 공모’ 당선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다. 작품들은 서울숲 야외 무대에 전시되어 서울숲을 찾는 시민들에게 여가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새롭게 조성된 공공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자연 속에 어우러진 예술을 만끽하며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예술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2022년 6월 서울시는 도심 속 생태공원 서울숲을 주제로 한 자유 글짓기 공모전‘2022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백일장’을 열었다. 그중 생태 보존에 기여하고 자연과 사람, 문화를 잇는 지속 가능한 예술 작품 구현의 영감이 될 시민 응모작 3편을 선정했다. 선정된 당선작은 ▴<서울숲에게 보내는 연서>(김은영)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나의 서울숲>(김주영) ▴<숲에 들어간 나무>(이다은) 3편이다.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쉼터(솔솔)에서 친구들과 자연 모빌의 소리를 듣는다. ©조시승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쉼터(솔솔)에서 친구들과 자연 모빌의 소리를 듣는다. ©조시승

선정된 3편의 글을 기반으로 시민들이 자연과 교감하여 예술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2022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를 공모, ▴<감각장치> ▴<숨쉬는 그물> 그 연계작 ▴<호흡망>이 당선작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된 것이다. 이들 당선작은 서울숲과 관련된 시민들의 진정 어린 뜻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공미술의 변모를 서울숲에 구현하고자 했다.

특히 서울숲을 찾는 시민들이 이번 전시회를 더 쉽게 접근하고 문화적 삶의 안목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함께 구성하고 쉽게 찾아가는 공공의 미술로 도심 한복판에서 서울숲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자연과 사람을 잇는 작품을 함께 누리며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서울숲의 소리를 모으는 <감각장치> '도도'의 모습. 한 사람이 장치에서 소리를 내고 또 한 사람이 듣고 있다. ©조시승
서울숲의 소리를 모으는 <감각장치> '도도'의 모습. 한 사람이 장치에서 소리를 내고, 또 한 사람이 듣고 있다. ©조시승

시민들은 작품들을 통해 무채색으로 보였던 흙과 나무와 꽃, 풀들이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예술로 변해가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서울숲의 자연은 예술을 싣고 찬란하게 다가온다. 협주곡을 연주하듯 자연의 박자는 무작위지만, 그 무작위성이 주는 예측 불가능성에서 오는 안정감이 특별한 숲이다. 들풀과 새소리가 저 멀리서 손짓하고 다가오며 교감하며 친구가 된다. 산뜻한 숲의 꽃내음이 나를 반기고 초여름의 푸르른 기운이 곧 매미 소리로 나를 반긴다. 가을에는 낙엽이 발에 스치며 인사하고 겨울에는 새하얀 눈과 내일을 준비하는 적막함으로 물들어 간다.
조남호 작가의 <숨쉬는 그물>. 자연과 사람, 환경을 이어주는 중성적인 형태의 친환경 목재 작품이다. ©조시승
조남호 작가의 <숨쉬는 그물>. 자연과 사람, 환경을 이어주는 중성적인 형태의 친환경 목재 작품이다. ©조시승

이렇듯 ‘서울은 미술관’은 도시 공간에 신선한 예술적 상상력과 인간적 정취를 담고 사라져 가는 장소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할 수 있는 공공미술 구현을 위한 노력이다. 이번 ‘시민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도 그 연장선상으로 서울숲을 주제로 사람과 자연을 잇고 교감하는 의미를 담은 글을 구현하는 ‘2022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백일장’ 작품들이다.

조남호 작가의 작품 <숨쉬는 그물>은 서울숲의 생태적 의미와 탄소중립 실현을 주제로 한 국제지명 공모 당선 작품이다. 생명의 원리 속 호흡에 집중하여 다공성 목재구조를 활용했으며 서울숲 풍경과 어우러지게 만든 목조 파빌리온 작품이다.
활둔(황성빈 작가)의 작품 <호흡망>. <숨쉬는 그물>의 다공성 구조에서 창발하는 생명의 호흡을 다채로운 빛으로 표현한 조명 작품이다. ©조시승
활둔(황성빈 작가)의 작품 <호흡망>. <숨쉬는 그물>의 다공성 구조에서 창발하는 생명의 호흡을 다채로운 빛으로 표현한 조명 작품이다. ©조시승

활둔(황성빈 작가)<호흡망>은 <숨쉬는 그물>의 연계 작품이다. <숨쉬는 그물>의 다공성 구조에서 창발하는 생명의 호흡을 다채로운 빛으로 표현한 조명 작품이다. 이 작품은 라이트 아트 작품으로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관람할 수 있다.
서울숲의 흙내음을 모아주는 작품 <감각장치> '미미'. 코를 가까이 하고 숨을 내쉬면 흙내음이 스치듯 묻어난다. ©조시승
서울숲의 흙내음을 모아주는 작품 <감각장치> '미미'. 코를 가까이 하고 숨을 내쉬면 흙내음이 스치듯 묻어난다. ©조시승

키지그룹<감각장치>는 서울숲을 주제로 한 시민 김주영 님의 글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나의 서울숲>의 내용을 재해석하여 구상한 작품이다. 시각 외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숲속 자연환경과 교감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총 5가지 유형의 개별 장치(도도, 레레, 미미, 파파, 솔솔)로 구성되었고 많은 시민들이 호기심 있게 보고 느끼며 듣고 관람하고 있다. 서울숲이 줄 수 있는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감각적이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자연이 줄 수 있는 특수성은 시각적인 감각이 아니더라도 그 아름다움을 다른 방식으로 풍요롭게 느낄 수 있음을 채워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눈이 없는 전망대 '레레'에 앉아 주변의 소리를 듣고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관람객 ©조시승
눈이 없는 전망대 '레레'에 앉아 주변의 소리를 듣고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관람객 ©조시승

전시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서울숲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과 서울숲이 갖는 위로와 포용,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당선된 글을 모티브로 선보이는 공공미술 작품이라 더욱 깊이가 있다. 백일장 당선작으로 선정된 김은영 씨의 글이 가슴을 울린다.

“당신의 우주를 만나고 나서 자연이라는 존재가 눈에 보였습니다. 가로수가 가뭄으로 인해 잎이 마르고 열매 대신 물주머니를 달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서울숲에 화려한 벚꽃이 피었지만 벌이 날아다니지 않았다는 사실에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당신을 지키기 위한 나의 노력은 미약할 것이지만 방법을 찾을 겁니다.”

서울숲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숲에서 교감하는 휴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서울은 미술관’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이라는 공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공미술 본연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활둔(황성빈 작가)의 라이트 아트 작품 <호흡망> ©조시승

서울숲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 장소 : 서울숲 야외 무대 일대(군마상에서 거울분수를 끼고 왼편으로 50m)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273
○ 교통 :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누리집 
인스타그램 
○ 문의 : 02-460-2905

시민기자 조시승

자랑스런 전통과 현존하는 매력을 공유하는 수도 서울의 아름다움을 널리 전파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