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셨나요? 공공미술로 달라진 '서울 명소 4곳'
발행일 2023.02.10. 09:05
‘공공’이란 단어는 친절하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이용 가능한 공공 와이파이부터 광장이나 공원까지 공공이 들어간 모든 곳에는 편안한 자유가 느껴진다. 이는 대중들을 위한 미술을 뜻하는 '공공미술'도 마찬가지다. 갈수록 다양한 모습으로 그 형태를 구체화하고 있다. 쉽게 연상되는 동네 벽화나 지하철 보행 통로의 갤러리는 이제 흔한 풍경으로 일상에 스며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은 언제부터 활성화 됐을까? 지자체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2000년 후반부터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활발히 전개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은 언제부터 활성화 됐을까? 지자체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2000년 후반부터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활발히 전개됐다고 한다.
공공미술 작품들로 재탄생한 서울역의 ‘도킹 서울’은 지난 2022년 10월에 문을 열었다. ⓒ박은영
서울시는 2006년부터 다양한 방식의 공공미술을 기획해 시민 곁의 공공미술을 실현하고자 다채로운 작품을 공모하고 제작을 진행해왔다. 서울시의 공공미술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도심의 구석구석을 공공미술로 채우고 있기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후미진 골목이나 고가 하부, 지하철 통행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렇듯 버려진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바로 ‘서울은 미술관’이라는 사업을 통해 진행된다. 기자는 지난해 10월, 노후된 공간이 색다른 전시관으로 탈바꿈한 서울역의 ‘도킹 서울’을 찾았다.
이는 후미진 골목이나 고가 하부, 지하철 통행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렇듯 버려진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바로 ‘서울은 미술관’이라는 사업을 통해 진행된다. 기자는 지난해 10월, 노후된 공간이 색다른 전시관으로 탈바꿈한 서울역의 ‘도킹 서울’을 찾았다.
‘도킹 서울’은 옛 서울역의 폐쇄된 주차 램프가 공공미술 전시관으로 조성된 곳이다. ⓒ박은영
‘도킹 서울’은 옛 서울역의 폐쇄된 주차 램프, 즉 주차장을 연결하는 통로를 공공미술 전시관으로 만든 곳이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 1번 출구로 나와 롯데마트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야외주차장에서 내리면 도킹 서울의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서울로7017을 통해서도 도킹 서울을 갈 수 있지만, 자칫 먼 길을 걸어야 하므로 좀 더 빠른 길을 선택했다.
롯데마트의 4층 주차장으로 나오니 주황색 바탕의 ‘서울역옥상정원’이라는 안내표시가 보인다. 세월은 흘러 역 근처를 지나가던 고가도로는 공중보행로인 서울로7017이 되고, 주차장만 있던 옥상은 정원으로 달라졌다. 옥상정원에서 보이는 회색 건물이 바로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주차램프, 도킹 서울이다.
도킹 서울에는 ‘이동하는 일상’, ‘푸른 태양 무대’, ‘생명하는 우주’라는 3가지 테마 아래 예술가, 과학자, 시민이 협력한 공공미술 작품 7점이 전시되고 있다. 관람 순서를 따라 램프 하행 방향으로 걸어 내려갔다.
롯데마트의 4층 주차장으로 나오니 주황색 바탕의 ‘서울역옥상정원’이라는 안내표시가 보인다. 세월은 흘러 역 근처를 지나가던 고가도로는 공중보행로인 서울로7017이 되고, 주차장만 있던 옥상은 정원으로 달라졌다. 옥상정원에서 보이는 회색 건물이 바로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주차램프, 도킹 서울이다.
도킹 서울에는 ‘이동하는 일상’, ‘푸른 태양 무대’, ‘생명하는 우주’라는 3가지 테마 아래 예술가, 과학자, 시민이 협력한 공공미술 작품 7점이 전시되고 있다. 관람 순서를 따라 램프 하행 방향으로 걸어 내려갔다.
‘이동하는 일상’, ‘푸른 태양 무대’, ‘생명하는 우주’라는 3가지 테마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박은영
배의 조타 핸들처럼 생긴 차동훈 작가의 작품 '관측지점'은 보는 위치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 ⓒ박은영
첫 번째 작품인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를 가장 먼저 구경했다. 작게 소리를 내는 나무 블라인드 조각들이 천장에 매달린 채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볼 수 있는 작품은 조금씩 천천히 돌아가며 소리를 만드는 모양이 신기했다.
이어 배의 조타 핸들처럼 생긴 차동훈 작가의 작품 '관측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보는 위치에 따라 그림이 달라져 사람들은 작품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현재 몇 층에 있는지 파악되지 않는 방향감 상실에 매료돼, 내가 서 있는 위치, 내가 가고 있는 방향 등이 흐트러진 상황 속 '나'라는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과연 어떻게 측정 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어 배의 조타 핸들처럼 생긴 차동훈 작가의 작품 '관측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보는 위치에 따라 그림이 달라져 사람들은 작품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현재 몇 층에 있는지 파악되지 않는 방향감 상실에 매료돼, 내가 서 있는 위치, 내가 가고 있는 방향 등이 흐트러진 상황 속 '나'라는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과연 어떻게 측정 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로, 그 규모가 웅장한 느낌이 드는 정소연 작가 작품 '깊은표면' ⓒ박은영
LED가 다양한 컬러의 빛을 뿜어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팀코워크 작품 '푸른별' ⓒ박은영
도킹 서울을 따라 걷다 보면 보라색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의 설치 미술 작품도 볼 수 있다. 도킹 서울 공간의 중앙 부문에 자리해 있는 정소영 작가의 작품 ‘깊은 표면’이다. 아연 강판과 기둥으로 만든 푸른색의 조각 작품으로,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를 형상화 했는데, 그 규모 덕분에 웅장한 느낌이든다.
그 위로 팀코워크의 ‘푸른 별’이라는 작품이 보인다. 스테인리스 플레이트와 LED로 만든 거대한 원 모양으로 밤에는 작품의 LED가 다양한 컬러의 빛을 뿜어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푸른 별이라는 이름처럼 밤에 보아야 그 빛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시관의 내리막길을 걸으면 태양의 소리를 주파수 대역으로 추출해 만든, 은은한 작은 종소리와 같은 사운드도 들린다.
그 위로 팀코워크의 ‘푸른 별’이라는 작품이 보인다. 스테인리스 플레이트와 LED로 만든 거대한 원 모양으로 밤에는 작품의 LED가 다양한 컬러의 빛을 뿜어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푸른 별이라는 이름처럼 밤에 보아야 그 빛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시관의 내리막길을 걸으면 태양의 소리를 주파수 대역으로 추출해 만든, 은은한 작은 종소리와 같은 사운드도 들린다.
시민 72명이 참여한 작품 ‘나의 우주색’은 하늘의 다양한 빛깔과 색의 이름을 담았다. ⓒ박은영
불안해 보이지만 안정된 구조에 LED가 결합된 김주현 작가의 작품 '생명의 그물-아치' ⓒ박은영
그 밖에 시민 72명이 참여한 작품 ‘나의 우주색’도 이색적이다. 은색 기둥에 72명의 시민이 찾아낸 하늘의 다양한 빛깔과 색의 이름을 지어 '우주색 팔레트'로 만들었다고 한다. 천천히 걷다 보면 천장에 붙어 있는 작은 조명의 컬러가 변해 녹색이나 보랏빛, 파란빛 등으로 연출되곤 한다.
마지막으로 김주현 작가의 작품 '생명의 그물-아치'다. 이 작품은 스틸 파이프를 프랙탈 구조를 형상화해 쌓고, LED로 빛을 더해 주차 램프 한쪽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형태이다. 불안해 보이지만 안정된 구조와 빛나는 LED가 결합해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마지막 작품을 지나면 전시관의 출구로 나와 다시 옥상정원으로 향하게 된다.
도킹 서울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는 메타버스 즉, 3차원 가상세계 공간이다. 전시관의 중간중간 작품들에 대해 알려주는 설명판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서울 램프 시간 박물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QR코드도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QR코드를 인식시키면,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에 최적화되어 있는 ‘도킹 서울’ 메타버스에 입장할 수 있다. 과거의 공간이 혁신적인 기술과 만나 새롭게 변신한 모습이 신기하기도 재미있기도 했다.
입장료 없이 공공미술을 볼 수 있는 도킹 서울은 주말 오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휴무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시관 입장이 가능하니 해가 진 후 찾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김주현 작가의 작품 '생명의 그물-아치'다. 이 작품은 스틸 파이프를 프랙탈 구조를 형상화해 쌓고, LED로 빛을 더해 주차 램프 한쪽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형태이다. 불안해 보이지만 안정된 구조와 빛나는 LED가 결합해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마지막 작품을 지나면 전시관의 출구로 나와 다시 옥상정원으로 향하게 된다.
도킹 서울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는 메타버스 즉, 3차원 가상세계 공간이다. 전시관의 중간중간 작품들에 대해 알려주는 설명판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서울 램프 시간 박물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QR코드도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QR코드를 인식시키면,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에 최적화되어 있는 ‘도킹 서울’ 메타버스에 입장할 수 있다. 과거의 공간이 혁신적인 기술과 만나 새롭게 변신한 모습이 신기하기도 재미있기도 했다.
입장료 없이 공공미술을 볼 수 있는 도킹 서울은 주말 오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휴무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시관 입장이 가능하니 해가 진 후 찾는 것을 추천한다.
텅 비어있던 지하철 역이 공공미술을 만나 새로워졌다. 사진은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박은영
유리 돔 아래를 에스컬레이터가 가로지르며 서서히 땅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녹사평역 ⓒ박은영
소외된 도시자원을 발굴해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바꾸는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중에는 '빛과 숲을 지나 서서히 땅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지하철 8호선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도 있으니 2011년, CNN Travel이 선정한 '서울 지하철의 가장 아름다운 6개의 역'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군사용 방어시설로 설계돼 50년간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 홍제동의 유진상가 지하 공간인 홍제유연과 야외조각전을 즐길 수 있는 노들섬 달빛노들 까지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재탄생한 공간들이다.
또, 군사용 방어시설로 설계돼 50년간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 홍제동의 유진상가 지하 공간인 홍제유연과 야외조각전을 즐길 수 있는 노들섬 달빛노들 까지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재탄생한 공간들이다.
군사용 방어시설로 설계돼 50년 간 사람들의 발길이 멈춰있었던 홍제동의 홍제유연 ⓒ박은영
전쟁 발발 시 북한의 진입로 차단을 위해 설계된 홍제동 유진상가 지하가 공공미술로 재탄생했다. ⓒ박은영
고급진 갤러리 속 작품이 아닌, 대중들을 위한 미술을 추구하는 공공미술은 그 자체가 따뜻하다. 미술을 잘 몰라도 괜찮다. 예술을 느끼는 말랑한 감성만 있다면 서울 어디서든 미술작품으로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서울 곳곳엔 어두운 장소가 적지 않다. 도심 속에 방치된 오래된 공간이 공공미술로 반짝일 수 있기를, 이를 통해 오래된 공간들의 가치 역시 보존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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