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 즐기는 클래식 선율~ 홍건익 가옥 '필운동 콘서트'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3.03.10. 15:14

수정일 2023.03.10. 15:15

조회 4,371

필운동 홍건익 가옥 안채에서 열리는 '필운동 콘서트'를 관람했다. Ⓒ김은주
필운동 홍건익 가옥 안채에서 열리는 '필운동 콘서트'를 관람했다. Ⓒ김은주

하루가 다르게 따뜻한 기온을 온몸으로 느끼니 어느새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날엔 편한 운동화를 신고 좋아하는 골목길을 걸으며 즐기는 것이 정답이다.

언제 가도 편안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에 취해 보게 되는 서촌 필운동의 홍건익 가옥에서 '필운동 콘서트'가 열렸다. 필운동 콘서트는 서울의 공공한옥인 홍건익 가옥에서 진행하는 콘서트다. 일반 콘서트 무대가 아닌 한옥의 방이 무대라는 점이 필운동 콘서트를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어 준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시 공공한옥으로 시민에게 개방되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은주
홍건익 가옥은 서울시 공공한옥으로 시민에게 개방되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은주

공간이 주는 힘은 크다.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은 사람 친화적인 설계와 구조로, 현대사회의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하고 정감 어린 공간으로 특색 있게 다가오는 곳이다. 

이런 한옥에서 클래식 음악회가 열린다니 기대와 설렘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래서일까? 서촌의 골목길 안쪽에 자리한 홍건익 가옥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
근대 시기에 지어진 홍건익 가옥 Ⓒ김은주
근대 시기에 지어진 홍건익 가옥 Ⓒ김은주

한옥으로 들어서자마자 이미 콘서트 신청자들이 안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금요일 낮 12시 30분부터 30분간 열리는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다들 늦지 않게 도착해 방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이다. 

한옥 방의 규모 상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관객의 정원은 20명 정도다. 콘서트를 즐기기 위한 관객들로 방 안은 이미  꽉 찼다. 마당과 툇마루 등 야외공간에도 의자를 놓아 미처 예약을 못 했거나 선착순 예약에 들지 못한 이들도 함께 들을 수 있게 했다. 예약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연주를 즐겨도 괜찮겠다.
한옥의 안채에 필운동 콘서트를 위한 피아노와 보면대가 놓였다. Ⓒ김은주
한옥의 안채에 필운동 콘서트를 위한 피아노와 보면대가 놓였다. Ⓒ김은주

한옥의 안채에 앉아서 연주회를 듣는 느낌은 어떨까? 방 안에는 전에 없던 피아노가 놓여 있고 보면대가 세워져 있었다. 연주자의 호흡과 악기 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느껴 보고 싶어 맨 앞자리에 앉았다. 연주자와 불과 1미터의 거리도 안되는 가까운 자리다.

콘서트가 시작한다는 사회자의 안내가 끝나자마자 이미현 바이올리니스트송재근 피아니스트가 홍건익 가옥의 안채로 등장했다.
'Romance, emotion'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미현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김은주
'Romance, emotion'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미현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김은주

2023년 필운동 콘서트의 첫 번째 아티스트는 이미현 바이올리니스트다. 국내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활약하고 있는 이미현 연주자는 봄의 시작인 3월을 맞아 필운동 콘서트를 찾은 이들에게 'Romance, Emotion'이란 타이틀로 4곡의 연주를 선사했다.

첫 곡은 모차르트의 론도였다. 론도는 주제가 같은 상태로 여러 번 되풀이되는 동안에 다른 가락이 여러 가지로 삽입되는 형식의 기악곡으로, 이번 연주에서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조화가 아름답게 다가왔다.
반주를 담당한 송재근 피아니스트 Ⓒ김은주
반주를 담당한 송재근 피아니스트 Ⓒ김은주

이어진 드보르자크의 로맨틱 피스 연주는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도 멜로디가 여운으로 남았다. 마뉴엘 퐁세의 가장 유명한 곡인 'Estrellita'가 세 번째 곡으로 연주되었는데, Estrellita는 작은 별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바이올린의 세련된 선율이 돋보였다.

이자이의 생상 왈츠 형식 연습곡에 의한 카프리스를 마지막으로 어느새 정해진 4곡의 연주가 끝났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응원의 함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전문적인 오디오의 음향시설이 부족한 한옥의 무대가 연주에 어떤 영향이라도 주지 않을까 고민했던 나의 마음은 기우에 그쳤다. 그 어떤 무대보다도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하나가 되는 자리였다.

무료 공연이라 더욱 매력 있는 필운동 콘서트를 즐기고 싶다면 홍건익 가옥의 인스타그램에서 필운동 콘서트 안내 게시글에 따라 신청 시기를 잊지 않고 예약해야 한다. 콘서트는 3월에 시작해 올 한 해 4명의 연주자의 연주가 계획되어 있다. 큰 꿈을 가지고 발돋움해 나가는 학생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필운동 콘서트는 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실현하는 시간이다. 다음 필운동 콘서트는 6월에 열린다.
필운동 콘서트의 관람 신청은 홍건익 가옥 인스타그램에서 할 수 있다. Ⓒ김은주
필운동 콘서트의 관람 신청은 홍건익 가옥 인스타그램에서 할 수 있다. Ⓒ김은주

2017년부터 서울시 공공한옥으로 시민에게 개방된 홍건익 가옥은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어 다양한 체험과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함께해 오고 있다. 방문객의 가옥 공간 이해와 감상을 돕기 위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와 4시에 정기 도슨트 해설이 있으며, 평일에도 미리 사전 신청을 통해 가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돌에 이름을 새기는 전각 체험 ▴칼과 망치로 문자와 그림을 새기는 서각 체험 ▴한지로 나만의 티 코스터 만들기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조향하여 디퓨저 만들기 등 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주 정해진 순서에 따라 소정의 재료비를 참가비로 내고 금요일마다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프로그램 시작 일주일 전에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이 업로드된 후 DM을 통해 받으며,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한다. 한옥을 감상하고 싶다면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가옥 안채 내 마을 사랑방은 무료로 대관해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정기 도슨트 해설이 진행된다. Ⓒ김은주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정기 도슨트 해설이 진행된다. Ⓒ김은주

홍건익 가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1길 14-4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도보 8분
○ 운영시간 : 10:00~18:00 (월요일, 공휴일 휴관)
인스타그램
서울한옥포털
○ 문의 : 02-735-1374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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