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편한 서울

admin

발행일 2008.03.31. 00:00

수정일 2008.03.31. 00:00

조회 2,017



시민기자 이정엽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보아왔던 육교가 언제부터인가 매우 바람직하게도 사라지고 있다.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때 육교 건너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던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높은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올라가서 도로 중간에 높게 떠 있는 다리도 그렇고, 어른이 된 지금에도 육교는 불편하고 힘든 도로 시설임에 틀림없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육교를 오르내리는 일은 더더구나 위험하다. 어쩌다 육교를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꽤 귀찮다는 생각은 했지만 별로 인식은 하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본 육교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육교가 우리나라에는 많았던 이유, 아마도 도로의 모든 상황이 사람이 아닌 차 우선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안전보다는 자동차의 소통이 먼저였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걷기 편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이제 육교나 지하보도는 많이 사라졌다.

지하보도는 어떠한가. 육교 못지않게 불편해 지하로 들어가 방향을 잘못 나오기라도 하면 심지어 다시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따른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상황은 많이 바뀌어서 지상에서 횡단보도를 이용해 보행자들이 편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육교나 지하보도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있다. 광화문네거리나 청계천, 종로, 명동 등 도심에도 횡단보도가 많아져 예전에 지하보도를 두 번씩 이용해야 갈 수 있는 곳도 횡단보도를 이용해 편히 건너갈 수 있게 되었다.

오래 전에 설치되어 아직 철거되지 않은 육교를 제외하고, 최근에 지어진 육교는 단순한 육교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과 접목된 조형물들로 꾸며지는 경우를 흔히 본다. 급경사의 계단을 오르는 대신 자전거나 유모차를 밀고도 갈 수 있도록 언덕형으로 되어있고, 육교 외관도 다리의 조형물처럼 장식이 되어 있다. 하루가 바쁜 요즘 사람들에게 따로 시간을 내어 걷기운동을 하라고 권할 것이 아니라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기 좋은 도심 내 환경을 만들어간다면 서울시민 모두가 나날이 더 건강해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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