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를 위한 한강 서울자전거길 9개 코스
발행일 2016.09.21. 16:21
운동하기 좋은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을이다. 그래서인가, 한강공원에는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공놀이하는 사람 등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로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줄지어 달리는 두 바퀴의 향연 라이딩족(族)이다.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밤늦게까지 스피드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으니 최고의 스포츠인 것 같다. 더욱이 한강변을 따라 이어진 ‘서울자전거길’은 평소에 보지 못한 서울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자전거길’이란 아라한강갑문에서 한강을 따라 팔당대교에 이르는 총연장 56km, 약 3시간 30분정도 소요되는 한강종주길을 말한다. 노폭이 넓고 급격한 경사도 없는 편안한 길이라 마치 공원을 산책하듯 라이딩을 할 수 있다. 한강의 남과 북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볼 수 있는 서울의 색다른 풍광은 한강을 건너다니며 라이딩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어느 다리를 이용하면 한강을 건널 수 있는지 알려주는 정보를 찾기 어렵다. “자전거로 건널 수 있는 한강다리에 대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주변 라이더들의 얘기에 ‘서울자전거길’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았다.
자전거로 건널 수 있는 한강 다리는 몇 개?
‘서울자전거길’에는 1900년 준공된 한강철교를 시작으로 2015년에 개통한 구리암사대교까지 총 29개의 다리가 있다. 이 중 4개(마곡, 한강, 당산, 잠실)는 철교이고, 대교(방화, 청담, 강동) 3개는 자동차 전용 다리이다. 나머지 22개는 자동차·보행자를 위한 다리인데, 이중 9개 다리가 자전거가 건너다닐 수 있는 다리이다. 하류의 신행주대교부터 가양대교, 마포대교, 한강대교, 잠수교, 잠실철교, 광진교, 구리암사대교 그리고 마지막 팔당대교가 바로 그들이다.
①신행주대교 ②마포대교 ➂한강대교는 자동차 진행방향에 맞춰 양쪽에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한강공원에서 다리로 오르내리기가 비교적 쉬운 다리들이다. 신행주대교 중간에 서면 고기 잡는 어부들 모습, 아라한강갑문 관제탑, 강서생태습지공원과 행주산성의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진다. 또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따뜻한 문구들이 다리 끝까지 이어진다. 도움을 청할 생명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고,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 야간에도 잘 보인다. 위로의 글귀를 하나씩 읽어 가면 자신도 모르게 우울한 삶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자전거가 오갈 수 있는 9개의 한강 다리 중 진출입이 가장 편리한 다리는 ④잠수교(반포대교)이다. 옛날 4차선의 자동차 도로에서 2개 차로를 자전거길로 내어준 고마운 잠수교이다. 이른 아침이면 멀리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고, 병풍처럼 둘러쳐진 관악산 조망도 아름답다. 또 인근의 서래섬 매밀밥과 인공섬인 새빛섬 그리고 밤이 되면 다리 분수의 물줄기와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한번쯤 야간 라이딩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잠수교 자전거길이다.
⑤가양대교의 자전거길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다리이다. 남쪽에서 진입은 서울둘레길 제7코스 시작점인 스탬프 시설이 있는 곳에서 진입하면 되나, 북쪽은 난지한강공원에서 다리로 이어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올라갈 수 있다. 허준박물관·허준공원·양천향교·겸재정선미술관 등이 가양대교 남쪽에 있고, 북쪽에는 노을·하늘공원·평화공원과 박정희 기념도서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또 한강에는 총 4개의 철교가 있다. 이중에서 자전거길이 있는 교량은 ⑥잠실철교가 유일하다. 역동적인 기차의 엔진소리를 들으며 밟는 라이딩은 흥분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남쪽 진입로는 송파구 풍납동과 신천동 경계 지점의 끝부분에서 한강시민공원과 연결되어 있고, 북쪽은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앞 보도와 연결되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찾을 수 있다.
누가 한강다리 중 명물 다리 하나만 꼬집어 추천하라면 주저없이 ⑦광진교라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자전거와 자동차는 물론이고 보행자 전용도로가 설치된 다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3대 교각전망대의 하나인 ‘광진교8번가’가 다리 중간의 교각 위에 설치되어 서울의 색다른 관광명소로서 이미 입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지난 기사☞ `서울, 광진교 8번가로 가보세요`) 남쪽 진입로는 광나루자전거공원 화장실 앞에서부터 연결램프가 있고, 북쪽은 광장동과 시민공원에서도 쉽게 진입이 가능하다.
서울에서 가장 늦게 건설된 자전거길은 ⑧구리암사대교이다.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시 아천동을 잇는 총 길이 약 2.74㎞(다리 1.13㎞, 연결도로 1.61㎞)의 교량으로 2015년 6월 개통되었다.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다리에 자전거길이 있는지 모르는 라이더가 아직 많다. 겨울철 다리 위는 지상도로보다 쉽게 결빙된다는 걸 깜박하고 미끄러져 넘어졌던 지난 겨울의 기억이 새롭다.
한강종주 ‘서울자전길’은 상류의 ⑨팔당대교에서 끝이 난다. 하남시 창우동과 남양주시 조안면을 잇는 총길이 935m의 다리로서 최근에는 진입도로의 재정비를 마쳤다. 팔당대교에 올라서면 하남시 검단산과 남양주시 예봉산이 한 눈에 들어오고, 팔당댐과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을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남한강자전거길’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하여 충주댐까지 136km가 이어져 국토종단이 가능하다.
아직 ‘서울자전길’에는 자전거길을 안내하는 입간판을 볼 수 없다. 물론 자전거 로드에는 안내글씨가 있지만 속도감 있는 라이딩 중에는 놓치기가 일쑤이다. 따라서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에 자전거로 한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 알고 라이딩 계획을 세우면 더 멋진 라이딩이 될 것이다. 곧 관계 당국에서 자전거로 건널 수 있는 안내판을 세우리라 기대하며,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야간 깜깜이 라이딩(속칭 스텔스族)만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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