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지는 가을, '광진교 8번가'로 가보세요
발행일 2015.09.30. 13:27
추석이 지나니 가을이 더욱 익어간다. 이따금 불어오는 소슬한 바람으로 외로움을 타기 쉬운 이 가을, ‘인생의 길동무’라도 만난다면···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온다. 혹시 그대가 간직한 애틋한 사랑을 전할 사람이 있다면 주저 말고 ‘광진교8번가’로 오라. 다리 교각하부에 매달린 ‘전망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당신의 ‘사랑 고백(Propose)’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할 것이다.
‘광진교8번가(Riverview 8th Avenue)’는 광진교의 8번째 교각 위에 세워진 이색적인 문화공간으로, 북쪽의 공연장과 남쪽의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랑스의 ‘비라켐 다리’, 일본의 ‘레인보우 브릿지’와 함께 전세계에 3개밖에 없는 교각 하부 전망대 중 하나이다. 드라마 ‘아이리스’와 ‘씨티헌터’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데이트족이 몰리고, 한류와 함께 입소문을 탄 외국인들까지 찾아오는 서울의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광진교(廣津橋) 보행교’를 걸어오다가 중간쯤에서 교각으로 연결된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공연장이 나온다. 한가운데 놓인 그랜드피아노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공연장 바닥의 사각형 투명유리는 금방이라도 방문객을 한강 속으로 빨아들일 것 같아 비명이 나온다. 바로 이곳에서 매주 금·토·일 요일별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우선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는 해설이 있는 '금요명화감상회'가 개최된다. 10월 첫 금요일인 2일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를 시작으로, ‘첨밀밀(10/09)’, ‘동갑내기 과외하기(10/16)’, ‘왓 위민 원트(10/23)’ 그리고 '오싹한 연애(10/30)'의 감상회가 진행된다. 특히 로맨틱 장르를 주제로 서울예대 연기과 학과장을 역임한 배우 임우형 교수가 해설을 맡아서 명화를 더욱 맛깔나게 감상을 할 수 있다.
토요일에는 다양한 콘텐츠의 '토요문화살롱'이 펼쳐진다. 첫 토요일(10월 3일)엔 개천절을 기념해 여성 5인조 타악퍼포먼스팀 '제이스틱'이 난타공연을 선보인다. 2주차에는 관객들이 함께 가곡을 배울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가곡 강연콘서트’, 3주차에는 듣는 뮤지컬에서 부르는 뮤지컬로의 변화를 주제로 ‘뮤지컬 노래부르기’가 펼쳐지며,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열린 무대인 ‘아름다운 콘서트’가 펼쳐진다.
또 일요일에는 '일요열린예술극장'이 관객을 기다린다. 매월 1,3주차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상급 연주자들의 ‘재즈공연’이 있고, 2,4주에는 클래식, 뮤지컬, 가요,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공연’이 펼쳐진다. 이곳의 공연을 담당하고 있는 ‘썬앤아트(SUNNART)’의 이희만 팀장은 “교각 위에 세워진 특수한 공연장인 만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와 관람 매너가 요구된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리고 '광진교8번가'의 남쪽의 반은 전시공간이다. 전문작가, 단체,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작품을 엄선하여 상설 전시하며,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9월 30일까지는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실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화가 오규학·김경숙·서경자의 '남한산성 사계절 이야기 展'이 열리고 있다. 10월에는 1일부터 15일까지 작가 5명이 같은 길을 가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고, 옻칠·유화·동양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선보이는 '따로 또 같이 展'이 있다. 16일부터 31일까지는 멀티미디어 작가 한정희의 '자연의 소리 展'이 준비 중이다.
이러한 공연과 전시 외에도 '광진교8번가'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매월 첫째, 셋째주 월요일에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프러포즈)할 수 있도록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해 준다. 온라인으로 사전접수를 받으며, 사연 심사를 통해 대관 당첨자를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된 당첨자 중에서 계절별로 한 팀을 선정하여 특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마련해준다. 이벤트의 준비부터 진행까지 프러포즈 전문 기획자가 멘토 역할을 하며, 계획된 공연프로그램과 연계한 ‘깜짝 프러포즈 이벤트’를 마련해준다니 다시 한번 ‘사랑고백’을 해보고 싶어진다.
‘광진교8번가’는 교량하부에 마련된 공연장이라 안전상 입장인원을 70여 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편안한 관람을 원한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잔여석이 있을 때는 현장 입장도 물론 가능하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는 “로맨틱 장르의 영화상영,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 프러포즈 이벤트 등 풍성한 문화콘텐츠를 무료 제공하여 시민들의 문화감성을 충전하는 서울의 명소로서 거듭나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깊어가는 가을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광진교8번가'에서 찾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봄은 어떨까? 광진교에서 바라보는 화려한 서울의 야경까지 덤으로 준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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