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 안에서 시를 만나다! 시인 12명이 들려준 '시 읽는 서울지하철'
발행일 2026.11.02. 14:08

‘시 읽는 서울지하철’은 순환열차인 지하철 2호선에 탑승해 시 낭송과 음악공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펼쳐졌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나태주, 신달자, 문태준, 도종환 등 12명의 시인들이 참여했다. 낮 12시 시청역을 출발해 무려 43개 역, 48.8km를 달리며, 시인들이 직접 낭송하는 시를 들을 수 있었던 행사는 한 권의 시집 그 자체였다.

‘시를 듣는 역’ 시청역(時聽驛)에서 시 낭송 열차 출발
시청역에서 출발한 지하철 2호선 내선순환 열차의 첫 번째 객차 안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시가 함께 했다. 시를 쓴 시인들의 목소리로 낭송된 시들은 객차 안으로 울려 퍼지며 시민들에게 깊은 서정을 선사했다. 시청역이 출발역이 된 것은 ‘시를 듣는 역(時聽驛)’이라는 새로운 해석에 기인했다. 그래서 행사의 주제도 지하철 2호선의 순환 구조를 문학적으로 담아 <시 읽는 서울지하철 - 순환, 공감, 생명 그리고 사람>으로 정해졌다.

풀꽃 시인이자 우리 시대 다정한 위로를 전하는 나태주 시인은 이번 행사를 위해 충남 공주에서, 문태준 시인은 제주 애월읍에서 찾아와 참여할 정도로 이번 행사에 대한 시인들의 애정은 뜨거웠다. 열차에 탑승한 관객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객차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고, 이 행사를 보고 싶어 지방에서 새벽 3시에 집을 나와 참석했다는 이도 있었다. '시 읽는 서울지하철 '은 서울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되기도 했다.

문태준 시인의 ‘우리는 서로에게’가 낭송될 때는 열차 밖 풍경이 더해지며 시의 깊이감을 더했다. 가을비가 내리는 풍경도 함께 시가 되었다. 중간중간 연주되는 음악도 운치를 더했다. 그동안 바쁘게만 스쳐 지나갔던 지하철이 콘서트홀이자 문학의 공간이 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문학을 일상 속 지하철에서 누구나 만나볼 수 있는 예술로 확장했다는 점 역시 깊은 의미를 남겼다.

특히, 서울시민에게 전하는 말씀을 부탁하자 시인은 “요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로 다른 이와 소통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꽃 한 송이를 꽂아 놓은 것과 같다고 느껴요


지하철 레일을 따라 흐르던 시어들처럼, 서울이라는 도시의 숨 가쁜 일상 속에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따뜻한 여운이 깊게 스며들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해마다 이런 품격 있는 행사가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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