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만세!' 107년 전 청년들의 함성 따라 걷는 3·1 운동의 길

시민기자 김대진

발행일 2026.02.26. 16:18

수정일 2026.02.26. 16:25

조회 110

107년 전 서울의 거리마다 울려 퍼졌던 “대한독립만세!”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서양 선교사들이 전파한 근대 교육으로 세계 정세에 눈을 뜬 학생들의 지성과 지도자들의 결단이 맞물려 터져 나온 시대의 함성이었다. 이번 3·1절을 맞아 역사의 전면에 섰던 청년들의 흔적을 서울 도심에서 찾아보았다.

교육의 요람에서 독립의 산실로,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정동의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을 찾았다. 배재학당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서양 사학으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민족의 요람이었다. 이곳에서 고취된 청년들의 민족의식은 독립을 위한 실천으로 이어졌다. 이어서 찾은 이화학당 유관순기념관에서는 열여덟 소녀가 마주했을 서슬 퍼런 칼날보다 강인했던 조국 사랑이 전해진다. 인근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는 소녀들의 동상’ 앞에서는 절로 숙연해진다. 체포의 공포를 무릅쓰고 밤새 선언문을 등사하던 가냘픈 손끝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뿌리가 되었음을 확인한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외관은 근대 지성이 싹튼 현장감을 그대로 전한다. ©김대진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외관은 근대 지성이 싹튼 현장감을 그대로 전한다. ©김대진
근대 교육의 역사 전시. 배재학당이 한국 교육사에 남긴 발자취를 보여주는 전시실로 '최초의 근대교육기관'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김대진
근대 교육의 역사 전시. 배재학당이 한국 교육사에 남긴 발자취를 보여주는 전시실로 '최초의 근대교육기관'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김대진
주시경, 나도향 등 이곳 배재학당에서 배출된 수많은 인재가 민족의 양심과 실천적 지성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김대진
주시경, 나도향 등 이곳 배재학당에서 배출된 수많은 인재가 민족의 양심과 실천적 지성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김대진
아펜젤러 기념관 입구.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배재학당의 교육 이념이 아펜젤러의 정신과 함께 이어지고 있다. ©김대진
아펜젤러 기념관 입구.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배재학당의 교육 이념이 아펜젤러의 정신과 함께 이어지고 있다. ©김대진
아펜젤러 기념공원이 있는 정동길 한복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곳은 시민들에게 독립의 역사를 나지막이 속삭인다. ©김대진
아펜젤러 기념공원이 있는 정동길 한복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곳은 시민들에게 독립의 역사를 나지막이 속삭인다. ©김대진
아펜젤러 선교사 동상. 한국 최초의 근대 사학을 세워 조선 청년들에게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일깨운 아펜젤러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김대진
아펜젤러 선교사 동상. 한국 최초의 근대 사학을 세워 조선 청년들에게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일깨운 아펜젤러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김대진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는 소녀들 동상.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밤을 지새우며 선언서를 등사하던 어린 여학생들의 용기를 형상화했다. ©김대진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는 소녀들 동상.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밤을 지새우며 선언서를 등사하던 어린 여학생들의 용기를 형상화했다. ©김대진
이화학당 유관순기념관 앞마당 유관순 열사 동상. 당당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서,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조국 사랑의 기개가 느껴진다. ©김대진
이화학당 유관순기념관 앞마당 유관순 열사 동상. 당당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서,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조국 사랑의 기개가 느껴진다. ©김대진
유관순 기념관 내부. 열사의 어린 시절부터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까지의 기록을 담은 전시 공간으로 교육과 신앙이 어떻게 한 소녀를 민족의 횃불로 만들었는지 잘 보여준다. ©김대진
유관순 기념관 내부. 열사의 어린 시절부터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까지의 기록을 담은 전시 공간으로 교육과 신앙이 어떻게 한 소녀를 민족의 횃불로 만들었는지 잘 보여준다. ©김대진
어떻게 전 민족의 독립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는지를 조명하는 종합 전시 공간이다. ©김대진
어떻게 전 민족의 독립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는지를 조명하는 종합 전시 공간이다. ©김대진
독립을 향한 투쟁의 기록.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의 모습과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을 이끌었던 열사의 치열한 투쟁 기록을 담고 있다. ©김대진
독립을 향한 투쟁의 기록.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의 모습과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을 이끌었던 열사의 치열한 투쟁 기록을 담고 있다. ©김대진

신앙의 공간, 거사의 심장이 되다, 정동제일교회와 승동교회

1897년 건립된 정동제일교회는 항일 활동의 거점이었다. 교회 안 파이프오르간 뒤편 밀실에서 선언문과 태극기가 비밀리에 등사되던 순간, 신앙의 자유를 향한 기도는 민족 해방을 위한 투쟁으로 승화되었다. 인사동 승동교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성지다. 전문학교 학생 대표들이 모여 3·1 운동 계획을 치밀하게 논의했던 이곳은 소외받던 백정들이 모이던 장소에서 평등과 자유의 상징으로 변모했다. 청년들의 뜨거운 열기는 여전히 붉은 벽돌 사이사이에 스며있다.
정동제일교회 본당. 한국 개신교의 요람이자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독립을 향한 비밀스러운 준비가 긴박하게 진행되었다. ©김대진
정동제일교회 본당. 한국 개신교의 요람이자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독립을 향한 비밀스러운 준비가 긴박하게 진행되었다. ©김대진
정동제일교회 100주년 기념탑. 3.1 운동의 기폭제가 된 신앙인들의 기개와 헌신을 상징한다. ©김대진
정동제일교회 100주년 기념탑. 3·1 운동의 기폭제가 된 신앙인들의 기개와 헌신을 상징한다. ©김대진
승동교회. 1919년 전문학교 학생 대표들이 모여 3.1 운동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던 '학생단 집결지'이자 청년 독립운동의 상징적 거점이다. ©김대진
승동교회. 1919년 전문학교 학생 대표들이 모여 3·1 운동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던 '학생단 집결지'이자 청년 독립운동의 상징적 거점이다. ©김대진
승동교회 외벽 전시. 인사동에 위치한 승동교회의 역사를 담은 기록물들로 백정부터 학생 대표까지, 신분과 세대를 초월해 민족의 미래를 설계했던 현장의 열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대진
승동교회 외벽 전시. 인사동에 위치한 승동교회의 역사를 담은 기록물들로 백정부터 학생 대표까지, 신분과 세대를 초월해 민족의 미래를 설계했던 현장의 열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대진
3.1 독립운동 기념터 승동교회 표석. 1919년 2월 20일, 전문학교 학생 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기로 결의했던 역사적 장소임을 알리고 있다. ©김대진
3·1 독립운동 기념터 승동교회 표석. 1919년 2월 20일, 전문학교 학생 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기로 결의했던 역사적 장소임을 알리고 있다. ©김대진

역사의 현장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태화관 터와 대한문광장, 탑골공원 삼일문

시대의 지성과 양심을 대표한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을 엄숙히 천명했던 태화관 터와 시민들의 함성이 메아리치던 덕수궁 대한문 광장을 돌아보았다. 빌딩 숲 사이 남겨진 자그마한 표석들은 이곳이 민초들이 근대적 시민으로 거듭났던 에너지의 발원지임을 증언한다. 마지막으로 3·1 운동의 불꽃이 타올랐던 탑골공원 삼일문 앞에 서면, 민족의 자존을 위해 터뜨린 수만 명의 함성이 전율로 다가온다.

3.1 운동의 정신적 기틀 '기미독립선언서'

'기미독립선언서'는 단순히 일제를 원망하는 호소문을 넘어 인류 평등과 세계 평화의 가치를 담은 명문이다. 특히 일본을 대하는 태도에서 우리 조상들의 높은 정신적 경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결코 원한이나 감정으로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원문: 決(결)코 怨恨(원한)이나 感情(감정)으로써 남을 猜忌(시기)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선언서는 과거의 속박보다 보편적 양심에 호소하며, 우리의 독립이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에 필요한 단계'임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장엄한 선포는 선진 학문으로 깨어난 청년들의 지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1 운동은 임시정부 수립의 모태이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번영의 출발점이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오직 하나, 이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번 삼일절, 서울 도심에 숨겨진 젊은 지성들의 독립운동 흔적을 찾아 나서보자.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소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덕수궁 대한문. 고종 황제의 인산일을 맞은 시민들이 운집하여 만세 운동의 불을 지폈던 역사적 광장 ©김대진
덕수궁 대한문. 고종 황제의 인산일을 맞은 시민들이 운집하여 만세 운동의 불을 지폈던 역사적 광장 ©김대진
대한문 앞에 3·1 운동 등 시민들이 모인 현장 표시가 보인다. ©김대진
대한문 앞에 3·1 운동 등 시민들이 모인 현장 표시가 보인다. ©김대진
3·1 운동을 포함해 우리 현대사의 고비마다 시민들이 모여 새 뜻을 일으켰던 '광장'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김대진
3·1 운동을 포함해 우리 현대사의 고비마다 시민들이 모여 새 뜻을 일으켰던 '광장'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김대진
삼일독립선언유적지 기념비. 인사동 태화관 터에 세워진 기념비로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선포했던 그날의 장엄한 역사를 기리고 있다. ©김대진
삼일독립선언유적지 기념비. 인사동 태화관 터에 세워진 기념비로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선포했던 그날의 장엄한 역사를 기리고 있다. ©김대진
기미독립선언서 전문 판석. 태화관 유적지 벽면에 새겨진 선언서 전문 ©김대진
기미독립선언서 전문 판석. 태화관 유적지 벽면에 새겨진 선언서 전문 ©김대진
3·1 운동 100주년 기념비와 안내문. 종교계 지도자들이 교파를 초월해 하나로 뜻을 모았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김대진
3·1 운동 100주년 기념비와 안내문. 종교계 지도자들이 교파를 초월해 하나로 뜻을 모았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김대진
3·1 독립선언광장 조성 취지문. 인사동 태화관 터에 조성된 '3·1독립선언광장'의 의미를 담은 안내판 ©김대진
3·1 독립선언광장 조성 취지문. 인사동 태화관 터에 조성된 '3·1독립선언광장'의 의미를 담은 안내판 ©김대진
민족대표 독립선언 기록화. 태화관 내부에 전시된 기록화로 민족대표 33인의 비장한 모습이 화폭에 생생히 담겨 있다. ©김대진
민족대표 독립선언 기록화. 태화관 내부에 전시된 기록화로 민족대표 33인의 비장한 모습이 화폭에 생생히 담겨 있다. ©김대진
탑골공원 삼일문. 3·1 운동의 불꽃이 실제 함성으로 폭발했던 현장인 탑골공원의 관문이다. ©김대진
탑골공원 삼일문. 3·1 운동의 불꽃이 실제 함성으로 폭발했던 현장인 탑골공원의 관문이다. ©김대진

청년들의 발자취 따라 걷는 3·1 운동 길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아펜젤러 기념관)
○ 위치 :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11길 19 (정동)
○ 운영일시 : 화~토요일 10:00 ~ 17:00 (일·월요일, 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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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기념관(유관순 열사의 모교인 이화학당 자리에 세워진 기념 강당)
○ 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길 26 이화여고·이화외고 교정 내
○ 운영시간 : 학교 시설로 상시 내부 관람은 제한적 (교정은 주말 및 공휴일 개방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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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제일교회(대한민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
○ 위치 : 서울시 중구 정동길 46
○ 운영시간 : 상시 (내부 관람은 예배 및 교회 일정에 따라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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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동교회(3·1운동 학생단 집결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7-1
○ 운영시간: 교회 일정에 따라 운영 (역사적 현장인 1층 등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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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관 삼일운동 기념비(민족대표 33인 집결지 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5길 29 (태화빌딩 앞)
○ 운영시간 : 상시 개방 (태화빌딩 앞마당 노출)
○ 특이사항: 과거 태화관이 있던 자리로, 현재는 기념비와 현판 설치

덕수궁 대한문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00 ~ 21:00 (입장 마감 20: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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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문(탑골공원 정문)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종로 99 탑골공원
○ 운영시간: 09:00~18:00
○ 휴무일 :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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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김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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