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힙'한 사찰…즐길 거리 한가득 '조계사' 산책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6.01.30. 10:04

수정일 2026.01.30. 18:24

조회 2,382

한국 근대 불교의 문을 연 도심 사찰 조계사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찰 조계사 ⓒ김종성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찰 조계사 ⓒ김종성
볼거리 많은 인사동 골목을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들르게 되는 곳이 도심 속 사찰 조계사(서울시 종로구 수송동)다. 다채로운 공예상점과 맛집 등이 들어선 복합쇼핑몰 ‘안녕 인사동’을 구경하다 뒤편으로 나오면 조계사가 보인다. 경복궁에서 인사동, 창경궁을 잇는 전통문화벨트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절이다.

요즘 가장 ‘힙’한 종교는 불교임을 실감하게 되는 곳이다. 전국의 유명 사찰을 돌며 진행하는 프로그램 ‘나는 절로’의 높은 인기에서 보듯 많은 청년들과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오고 있다. 사찰로는 드물게 도심에 있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오가는 길에 누구나 스스럼없이 방문할 수 있어 좋다.

조계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교 종파인 조계종의 대표 사찰이다. 사찰 입구 일주문 현판에 '대한불교 총본산 조계사'라고 새겨져 있다. 다른 절의 일주문 현판에서 볼 수 없는 '총본산(總本山)'이라는 글귀에 눈길이 간다. 이 땅의 불교를 대표하는 '성지 중의 으뜸 성지'요, 사부대중을 끌어안은 '제일의 자비도량'이라는 발원을 품고 있다고 한다.
북을 두드리고 들어갈 수 있는 조계사 입구 ⓒ김종성
북을 두드리고 들어갈 수 있는 조계사 입구 ⓒ김종성

한국 근대 불교의 문을 연 조계사

천년 고찰이 많은 한국 불교계에서 조계사는 백여 년의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근대 한국불교의 새로운 탄생과 도약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곳이다. 조계사의 전신은 1910년 10월 현재 종로구 수송공원 자리에 창건된 각황사로부터 이어진다. 각황사 건립은 승려의 도성 출입과 한양 사대문 안 사찰 건립이라는 당시 불교계의 숙원을 이룬 불사였다.

한양 사대문 안에 큰 사찰을 짓는다는 것은 숭유억불 정책을 편 조선 개국 이래 산중 불교로 밀려나 있던 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근대 불교의 태동을 도모한 일대 사건이었다. '승려가 도성에 들어갈 경우 곤장 1백 대에 처한 후 노비로 만든다'라고 하는 조선시대 승려 도성 출입 금지는 1895년(고종 32)에야 해제된다. 총리대신 김홍집이 조정에 건의하여 고종이 윤허한 것이다.
국보로 지정된 목조여래좌상이 있는 조계사 대웅전 ⓒ김종성
국보로 지정된 목조여래좌상이 있는 조계사 대웅전 ⓒ김종성
조계사는 대한불교 총본산답게 다양한 부처님을 만날 수 있다. 어디에 있든 부처님을 만날 수 있다는 불교사상과 잘 어울린다.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사찰의 중심 대웅전 안에는 국보로 지정된 목조여래좌상을 볼 수 있다. 조선 15세기 중후반 왕실 발원으로 제작된 아름다운 불상이다. 대웅전 극락전 관음전 등 전각에 따라 석가모니 아미타불 약사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이 인자하고 평온하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아미타불은 열반(저승)에 들지 않고 극락세계에 머무는 부처다. 약사불은 인간의 번뇌 질병 재앙 등을 소멸시켜 주는 부처다.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열반 후부터 미륵보살이 새로운 부처가 되기 전까지 부처를 대신해 이 세상의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며, 관세음보살은 현생의 어려움 해결부터 죽은 이의 극락 인도까지 도와주는 인기 있는 보살이다.
수령 450년의 장대한 회화나무 ⓒ김종성
수령 450년의 장대한 회화나무 ⓒ김종성

조계사의 지킴이 회화나무와 흰 소나무 백송

석가모니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어서 그런지, 나무는 단순한 식물을 넘어 수행자의 공간이자, 깨달음,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교훈을 담은 불교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조계사에도 그런 나무가 있는데, 경내 마당에 홀로 서 있는 회화나무흰 소나무 백송이다. 둘 다 수령 450년이 넘은 고목 나무다.

조계사 회화나무는 입시철 마다 나무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이 많다. 이 나무가 시험에 붙게 해준다는 소문이 퍼져 사람들이 몰려든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옛 부터 회화나무를 학자를 양성하는 나무라 하여 학자수(學者樹)로 칭했다. 과거급제와 연관 지어 공부하는 이들이 머무는 중요한 곳이면 으레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궁궐이나 서원에 회화나무가 많은 이유다.
천연기념물(제9호)로 지정된 조계사 백송 ⓒ김종성
천연기념물(제9호)로 지정된 조계사 백송 ⓒ김종성
석가모니의 사리가 들어있는 조계사 8각 10층탑 ⓒ김종성
석가모니의 사리가 들어있는 조계사 8각 10층탑 ⓒ김종성
조계사 백송은 천연기념물(제9호)로 지정된 귀한 소나무로 조선시대 중국 사신이 들여 왔다고 한다. 자라면서 나무껍질이 하얀 레이스처럼 조각조각 갈라져 백송(白松)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백송은 10년에 겨우 50cm밖에 자라지 않을 정도로 생장도 느리고 번식도 어려운 희귀목이다. 초록색 껍질을 하나씩 벗어가며 결국엔 흰색으로 변신해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나무다.

회화나무 뒤로 불자들이 느린 걸음으로 탑돌이를 하는 높다란 석탑이 서 있다. 공식적인 명칭은 '조계사 8각 10층탑'이라 하며 2009년에 세워졌다. 탑 안에는 석가모니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 이 사리는 1913년 이곳을 방문한 스리랑카 출신의 다르마팔라 스님이 조선 불교를 위해 기증한 것이라 한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힘든 시절 참으로 고마운 선물을 주셨다.
조계사 곁에 있는 불교중앙박물관 ⓒ조계사 누리집
조계사 곁에 있는 불교중앙박물관 ⓒ조계사 누리집

사찰체험홍보관,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근현대에 건립된 조계사에서도 국보, 보물로 지정된 불교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대한불교조계종에서 2007년에 설립한 불교중앙박물관이다. 전국의 사찰에서 수장하기 어려운 불교문화재를 보존 전시하고 있다. 지난 해 발생한 화재로 인해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으로 올해 3월 재개관 예정이다.

지난해 전국 158개 사찰에서 운영한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35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제는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체험 상품이 되었다. 조계사 길 건너편에 자리한 5층 건물의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는 템플스테이 홍보관과 전시관, 교육관, 사찰음식체험장, 불교 기념품 판매장 등이 들어서 있다.
조계사 건너편에 있는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김종성
조계사 건너편에 있는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김종성
템플스테이에 관한 정보공유와,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근직원이 안내해 주고 있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면 된다. 1층에 있는 템플스테이 홍보관에서는 스님과의 차담, 연꽃등 및 합장주 만들기, 사경쓰기 등 불교문화 체험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불교문화상품브랜드 ‘본디나’의 멋진 상품들도 나와 있다.

모든 체험프로그램 이용 요금은 무료이며, 사전예약은 온라인에서 하면 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7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휴관일은 1월 1일, 설/추석연휴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6번 출구)에서 가깝다. 5층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직접 운영하는 정통 사찰음식 맛집이 있다. 사찰음식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미쉐린 가이드와 ‘서울의 맛 100선’에 선정되었단다.
무료로 다양한 불교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홍보관 ⓒ김종성
무료로 다양한 불교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홍보관 ⓒ김종성

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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