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한국적인 정원이! 남산의 새로운 '숲멍' 명소 '한국숲정원'

시민기자 정향선

발행일 2026.06.30. 15:08

수정일 2026.06.30. 15:08

조회 112

남산 ‘한국숲정원’이 선사하는 도심 속 정서적 치유의 순간들

초여름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6월이다.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하는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한국숲정원’이 문을 열었다. 전통 정원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3만 ㎡ 규모의 공간이다. 과거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을 통해 푸른 숨결을 되찾았던 이곳은 이제 전국의 아름다운 숲과 전통 정원의 에센스를 한데 모은 거대한 ‘도심 속 정원 예술품’으로 거듭났다. ☞ [관련 기사] 남산에서 만나는 '담양·제주 전통숲'…한국숲정원 개방

가장 먼저 발길을 이끈 곳은 선비들의 옛 풍류가 숨 쉬는 ‘전통과 문화의 숲 정원’이었다. 그중에서도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의 정취를 옮겨온 ‘지당원’은 단연 압권이었다. 대나무 숲과 잔잔한 연못이 어우러진 이곳에 서니 도심의 소음은 멀어지고, 맑은 물소리와 대나무 잎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귓가를 스쳤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전통 정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었다. 정자 지붕에는 ‘플릿글라스’ 공법이 적용돼 투명한 유리를 통해 남산의 하늘과 숲의 실루엣이 그대로 투사되고 있었다. 여름날 뜨거운 햇볕은 차단하면서도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전통 ‘차경(借景)’ 기법을 현대 기술로 완벽하게 구현해 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지당원 바로 옆에 조성된 ‘숲속 황토 맨발길’에서는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발바닥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며 남산이 주는 가장 날것의 위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어 걸음을 옮긴 ‘영지원’에서는 담양 명옥헌의 붉은 배롱나무 정취가 잔잔한 연못 위에 투영되어, 마치 한 폭의 수묵채색화 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발길은 자연스레 ‘자연과 생태의 숲 정원’으로 이어졌다. 도심에서는 쉽게 마주하기 힘든 이색적인 공간들이 눈길을 붙잡았다. 제주 곶자왈을 모티브로 한 ‘이끼원’은 짙은 초록의 이끼가 바위와 나무를 감싸 안으며 정형화되지 않은 ‘여백의 미’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속 번뇌가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초록 터널을 이루는 ‘죽림원’은 바람이 지날 때마다 스치는 청량한 소리가 마음을 맑게 깨웠다. 뒤이어 마주한 ‘솔숲원’은 남산 고유의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을 그대로 살린 치유의 공간이었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깊은 피톤치드 향이 가슴 깊숙이 밀려올 때, 이것이야말로 서울이 지닌 최고의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한국숲정원의 볼거리는 단연 ‘휴양과 휴식의 숲 정원’ 구역의 ‘남산마루’였다. 강진 다산초당의 전망 공간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이곳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장소였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발밑으로는 방금 지나온 울창한 한국숲정원의 녹음이 펼쳐지고, 눈앞에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세련된 도심 빌딩 숲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시각적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철제 그레이팅 구조와 투명 난간을 적용한 덕분에, 공중에 떠서 숲과 도시를 동시에 내려다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남산 한국숲정원은 전국의 대표적인 전통 숲을 남산이라는 상징적 공간에 정교하게 엮어낸 ‘살아있는 문화유산’이자,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터가 되어주는 ‘도심 속 오아시스’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매번 다른 빛깔과 향기로 우리를 맞이할 이곳. 올여름, 복잡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남산이 정성스레 차려낸 한국 정원의 깊은 풍류와 자연의 위로 속으로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한국숲정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정향선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한국숲정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정향선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의 정취를 옮겨온 ‘지당원’ ©정향선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의 정취를 옮겨온 ‘지당원’ ©정향선
‘지당원’은 대숲과 연못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류 공간을 연출한다. ©정향선
‘지당원’은 대숲과 연못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류 공간을 연출한다. ©정향선
'죽림원'은 하늘 높이 뻗은 대숲 사이로 빛과 바람,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정향선
'죽림원'은 하늘 높이 뻗은 대숲 사이로 빛과 바람,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정향선
한국의 대나무숲이 지닌 고요한 정취와 여백의 미를 온전하게 느끼도록 조성되었다. ©정향선
한국의 대나무숲이 지닌 고요한 정취와 여백의 미를 온전하게 느끼도록 조성되었다. ©정향선
시민들은 죽림원 속을 걸으며 정원과 숲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정향선
시민들은 죽림원 속을 걸으며 정원과 숲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정향선
  • 숲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숲속 황토 맨발길 ©정향선
    숲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숲속 황토 맨발길 ©정향선
  • 남산의 자연과 흙길의 부드러운 감촉을 동시에 느끼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정향선
    남산의 자연과 흙길의 부드러운 감촉을 동시에 느끼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정향선
  • 황토 맨발길을 걷고 난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 ©정향선
    황토 맨발길을 걷고 난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 ©정향선
  • 숲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숲속 황토 맨발길 ©정향선
  • 남산의 자연과 흙길의 부드러운 감촉을 동시에 느끼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정향선
  • 황토 맨발길을 걷고 난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 ©정향선
흰 자갈로 만들어져 지압 효과를 내는 조약돌 지압길 ©정향선
흰 자갈로 만들어져 지압 효과를 내는 조약돌 지압길 ©정향선
‘솔숲원’은 남산의 소나무 숲을 활용한 치유의 공간이다.©정향선
‘솔숲원’은 남산의 소나무 숲을 활용한 치유의 공간이다.©정향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흙길과 함께 조성해 소나무 향기와 흙의 감촉을 체험할 수 있다. ©정향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흙길과 함께 조성해 소나무 향기와 흙의 감촉을 체험할 수 있다. ©정향선
‘휴양과 휴식의 숲 정원’으로 조성된 솔숲마당 ©정향선
‘휴양과 휴식의 숲 정원’으로 조성된 솔숲마당 ©정향선
솔숲마당은 마치 작은 앞마당처럼 만들어져 친근함이 느껴진다. ©정향선
솔숲마당은 마치 작은 앞마당처럼 만들어져 친근함이 느껴진다. ©정향선
‘이끼원’은 남산 숲과 어우러진 다양한 이끼 군락을 보여준다. ©정향선
‘이끼원’은 남산 숲과 어우러진 다양한 이끼 군락을 보여준다. ©정향선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이끼류와 작은 양치류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정향선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이끼류와 작은 양치류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정향선
이끼들 사이에 설치된 스프링쿨러가 항상 촉촉한 습기를 머금게 한다. ©정향선
이끼들 사이에 설치된 스프링쿨러가 항상 촉촉한 습기를 머금게 한다. ©정향선
살구나무 그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공간 ‘무궁화원’ ©정향선
살구나무 그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공간 ‘무궁화원’ ©정향선
‘영지원’은 담양 명옥헌을 모티브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식 정원으로 만들어졌다. ©정향선
‘영지원’은 담양 명옥헌을 모티브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식 정원으로 만들어졌다. ©정향선
잔잔한 연못에 비친 배롱나무와 숲의 풍경이 어우러져 한국 전통 정원의 미가 느껴진다. ©정향선
잔잔한 연못에 비친 배롱나무와 숲의 풍경이 어우러져 한국 전통 정원의 미가 느껴진다. ©정향선
‘자연과 생태의 숲 정원’으로 조성된 매화원 ©정향선
‘자연과 생태의 숲 정원’으로 조성된 매화원 ©정향선
  • 남산의 자연 풍광과 서울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남산마루’ ©정향선
    남산의 자연 풍광과 서울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남산마루’ ©정향선
  • 나무 의자에 앉아 한남동 일대를 내려다보며 취하는 휴식은 힐링 그 자체가 된다. ©정향선
    나무 의자에 앉아 한남동 일대를 내려다보며 취하는 휴식은 힐링 그 자체가 된다. ©정향선
  • 철제 그레이팅 구조와 투명 난간을 적용해 숲과 도심 풍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정향선
    철제 그레이팅 구조와 투명 난간을 적용해 숲과 도심 풍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정향선
  • 남산의 자연 풍광과 서울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남산마루’ ©정향선
  • 나무 의자에 앉아 한남동 일대를 내려다보며 취하는 휴식은 힐링 그 자체가 된다. ©정향선
  • 철제 그레이팅 구조와 투명 난간을 적용해 숲과 도심 풍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정향선
정갈하게 정비된 돌계단과 황토길을 통해 수월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정향선
정갈하게 정비된 돌계단과 황토길을 통해 수월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정향선

남산 한국숲정원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59-16 (기존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
○ 구성 : 3만 ㎡ 규모 (▴전통과 문화 ▴자연과 생태 ▴휴양과 휴식 3개 테마, 11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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