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자수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허동화 관장이 수집한 천여 점의 보자기 자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정향선 -
보자기의 귀퉁이에 끈이 달린 것도 우리 보자기의 특징 중 하나이다. ©정향선 -
만드는 방식에 따라 자수를 놓은 수보, 물감으로 십장생 등을 묘사한 그림보, 남는 천을 이은 조각보 등으로 구분된다. ©정향선 -
예단을 싸는 혼수보에는 술(장식실)을 달고 금전지(금박종이)를 덧대 화려함을 더했다. ©정향선
자수 한 땀 한 땀에 담은 인생…'서울공예박물관' 상설전 개편
발행일 2026.01.16. 15:18
오래도록 품어온 염원이 한 땀 한 땀 정교하게 수놓아진 듯, 따스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서울공예박물관의 새로운 상설전 <자수, 염원을 그리다>를 만나고 왔다. 개관 4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단장한 이번 전시는 자수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삶과 염원을 탄생부터 죽음이라는 여정을 따라 서사적으로 풀어내어 보는 이의 마음을 촉촉하게 물들였다.☞ [관련 기사] 이토록 아름다운 자수! 서울공예박물관 상설전 전면 개편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꿈과 같은 사람의 한평생’이라는 문구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태어남부터 내세까지, 인간의 전 생애를 5개의 소주제 – 금지옥엽(金枝玉葉), 부귀다남(富貴多男), 목민지관(牧民之官), 수복강녕(壽福康寧), 극락왕생(極樂往生) – 로 나누어 자수를 통해 이야기하는 방식은 시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마치 자연의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정원을 거닐 듯, 한 생애의 희로애락이 실타래처럼 이어진 공간에서 깊은 사유에 잠길 수 있었다.
'금지옥엽'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돌띠와 아기 옷의 자수를 보며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느꼈고, 활옷의 화려함 속에서는 부귀다남의 염원을 엿볼 수 있었다. 이밖에 고을 수령의 선정을 기리는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을 보며 공동체의 화합과 덕을 기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평안한 노후를 기원하는 <자수 노안도 병풍> 앞에서는 삶의 순리와 지혜를 되새겨보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유물은 김선희 여사님의 혼례복이었다. 이 옷은 1935년에 신부 김선희가 시인 김광균과 혼례 때 입었던 개성 지방의 혼례복으로, 연녹색 모본단에 수구와 옷의 가장자리를 홍색으로 두른 개성 지방 원삼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표현한다. 당시 혼례식 사진도 남아 있어 제작년도와 착용자가 확실한 의복으로 근대시기 직물과 복식의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 신규 지정문화유산과 신규 수집품들이 대거 공개되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는데, 박물관이 수년 간 꾸준히 이어온 소장품 연구, 수집, 복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현장을 직접 경험하니,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모든 이가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QR코드를 통해 외국어 및 시각장애인용 작품 설명까지 마련되어 있는 점도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어떤 염원을 수놓으며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전시를 강력히 추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꿈과 같은 사람의 한평생’이라는 문구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태어남부터 내세까지, 인간의 전 생애를 5개의 소주제 – 금지옥엽(金枝玉葉), 부귀다남(富貴多男), 목민지관(牧民之官), 수복강녕(壽福康寧), 극락왕생(極樂往生) – 로 나누어 자수를 통해 이야기하는 방식은 시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마치 자연의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정원을 거닐 듯, 한 생애의 희로애락이 실타래처럼 이어진 공간에서 깊은 사유에 잠길 수 있었다.
'금지옥엽'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돌띠와 아기 옷의 자수를 보며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느꼈고, 활옷의 화려함 속에서는 부귀다남의 염원을 엿볼 수 있었다. 이밖에 고을 수령의 선정을 기리는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을 보며 공동체의 화합과 덕을 기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평안한 노후를 기원하는 <자수 노안도 병풍> 앞에서는 삶의 순리와 지혜를 되새겨보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유물은 김선희 여사님의 혼례복이었다. 이 옷은 1935년에 신부 김선희가 시인 김광균과 혼례 때 입었던 개성 지방의 혼례복으로, 연녹색 모본단에 수구와 옷의 가장자리를 홍색으로 두른 개성 지방 원삼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표현한다. 당시 혼례식 사진도 남아 있어 제작년도와 착용자가 확실한 의복으로 근대시기 직물과 복식의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 신규 지정문화유산과 신규 수집품들이 대거 공개되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는데, 박물관이 수년 간 꾸준히 이어온 소장품 연구, 수집, 복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현장을 직접 경험하니,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모든 이가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QR코드를 통해 외국어 및 시각장애인용 작품 설명까지 마련되어 있는 점도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어떤 염원을 수놓으며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전시를 강력히 추천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개관 4년 만에 상설전을 전면 개편하며 <자수, 염원을 그리다>라는 전시 제목으로 공간을 재구성하고 전시물에서도 대규모 변화를 주었다. ©정향선

'자수 구운몽도 병풍'은 서포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의 내용을 병풍에 자수로 아로새겼다. ©정향선

개성 지방 아이들이 입었던 화려한 색동 두루마기 '까치두루마기' ©정향선

김광균 시인이 백일과 돌 때 착용했던 중요 민속문화재 제127호 '굴레'(오른쪽) ©정향선

조선시대 탄생부터 사망까지의 중요한 순간을 묘사한 '문관평생도 병풍' ©정향선

아이들이 병 없이 무사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자수 꼬까신 ©정향선

한국 전통적인 궁수 기법으로 제작된 '자수 화조도 병풍' ©정향선

조선시대 왕실 여성의 혼례복인 활옷의 화려함 속에서 부귀다남의 염원을 엿볼 수 있다. ©정향선

조선시대 문무백관이 국가 의례 시 착용하던 조복, 또는 금관조복 ©정향선

조선시대 관복에 부착하여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던 흉배와 자수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향선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은 고을 수령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제작되었다. ©정향선

조선 후기 화가 양기훈(楊基薰, 1843~1911)의 작품을 밑그림으로 제작된 '자수 노안도 병풍' ©정향선

1935년에 신부 김선희 여사가 시인 김광균과 혼례 때 입었던 개성 지방의 혼례복 ©정향선

한말 궁중 수방 나인이 제작한 최고 수준의 자수 유물 '자수 연지봉황문 방석' ©정향선

조선시대의 유물인 자수로 만든 열쇠패와 일월수 다라니주머니 ©정향선

이번 전시는 서울시 신규 지정문화유산과 신규 수집품들이 대거 공개되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낸다. ©정향선

서울공예박물관 1층 로비에서 서울시의 다양한 굿즈를 만날 수 있다. ©정향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어떤 염원을 수놓으며 살고 있는지 되돌아본 귀중한 시간이었다. ©정향선
서울공예박물관 <자수, 염원을 그리다>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금요일 10:00~21:00 야간개장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누리집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금요일 10:00~21:00 야간개장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누리집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