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언덕길, '엘리베이터·모노레일' 타고 누구나 편하게!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6.02.27. 15:03

수정일 2026.02.27. 15:03

조회 102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 개선을 위한 맞춤형 이동 수단. 사진은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조수연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 개선을 위한 맞춤형 이동 수단. 사진은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조수연
서울은 유난히 계단이 많은 도시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버스정류장에서 학교까지 이어지는 길마다 오르막과 계단이 반복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잠시 숨이 차는 길일 수 있지만, 어르신이나 휠체어 이용자, 유모차를 미는 보호자에게는 ‘장벽’이 된다.

서울시는 고지대에 거주하는 이동약자를 위해 엘리베이터모노레일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전체 면적의 약 40%가 해발 40m 이상의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고, 이동약자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사로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경사가 심한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엘리베이터와 모노레일 등 맞춤형 이동편의시설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단계 대상지 10곳(▴구로구 고척동 ▴동작구 사당동 ▴금천구 시흥동 ▴마포구 신공덕동 ▴성동구 옥수동 ▴용산구 청암동 ▴종로구 무악동 ▴성북구 하월곡동 ▴관악구 봉천동 ▴서대문구 영천동)을 추가로 선정했다.

그렇다면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사업’은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가 완료된 세 곳을 직접 확인했다.
후암동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후암동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① 후암동108계단 경사형 엘리베이터

먼저 용산구 해방촌의 후암동108계단이다. 이곳은 1940년대 조성된 이후 오랜 시간 주민들의 생활 통로로 사용돼 왔다. 이름 그대로 100개가 넘는 계단과 상당한 경사로 인해 오르내리기만 해도 적지 않은 체력이 소모되는 길이다. 벽화가 조성되며 관광객이 늘었지만, 정작 이 길을 매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통행로였다.

지금은 계단을 따라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투명한 구조물 안에서 천천히 오르내리는 이 엘리베이터는 계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위아래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내부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안전장치도 갖춰져 있다.

현장을 찾았을 때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처럼 계단을 오르다 숨을 고르며 중간에 멈춰 서지 않아도 되는 풍경은 분명 달라진 일상을 보여줬다.
  • 옆에서 본 후암동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옆에서 본 후암동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 수많은 계단이 펼쳐져 있다. ©조수연
    수많은 계단이 펼쳐져 있다. ©조수연
  • 경사형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본 해방촌 ©조수연
    경사형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본 해방촌 ©조수연
  • 위에서 내려다본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위에서 내려다본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 옆에서 본 후암동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 수많은 계단이 펼쳐져 있다. ©조수연
  • 경사형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본 해방촌 ©조수연
  • 위에서 내려다본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연

②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서울시 중구 대현산배수지공원에 설치된 모노레일 역시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서울 도심 한복판, 해발 123m 높이에 자리한 이 공원은 그동안 ‘가까이 있지만 멀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110m 길이의 계단은 생각보다 가파르고 길다. 젊은 층에게도 숨이 찰 정도인데,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는 사실상 접근을 포기하게 만드는 구조였다. 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 대현산배수지공원에 설치된 모노레일 ©조수연
    대현산배수지공원에 설치된 모노레일 ©조수연
  • 대현산배수지공원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 ©조수연
    대현산배수지공원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 ©조수연
  •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시설 안내 표지판 ©조수연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시설 안내 표지판 ©조수연
  • 대현산배수지공원에 설치된 모노레일 ©조수연
  • 대현산배수지공원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 ©조수연
  •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시설 안내 표지판 ©조수연
서울시 최초로 도입된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은 이러한 구조를 바꿔 놓았다. 중구 신당동과 성동구 금호동을 잇는 이 시설은 공원 입구에서 정상까지 약 3~4분 만에 연결한다. 정원 15명의 소형 차량은 휠체어와 유모차 탑승이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무인 운영이지만 안전요원이 배치돼 초기 적응을 돕고 있다.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은 중구 동화동에서 공원까지 110m 가파른 경사로를 잇는다. ©조수연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은 중구 동화동에서 공원까지 110m 가파른 경사로를 잇는다. ©조수연
현장에서는 휠체어 이용자와 보호자, 유모차를 끄는 부모, 운동복 차림의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단 앞에서 망설이던 이들이 더 이상 체력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풍경이었다.
  • 모노레일과 수많은 계단 ©조수연
    모노레일과 수많은 계단 ©조수연
  • 모노레일 설치 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됐다. ©조수연
    모노레일 설치 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됐다. ©조수연
  • 모노레일과 수많은 계단 ©조수연
  • 모노레일 설치 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됐다. ©조수연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도심 전경도 인상적이다. 이동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면서, 단순히 ‘힘들지 않다’는 차원을 넘어 공원으로 향하는 길이 하나의 여정처럼 느껴진다.

과거에는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사람만이 공원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면, 지금은 출발선이 같아졌다. 이동편의시설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공공공간에 대한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장치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 중구 신당동과 성동구 금호동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대현산배수지공원 ©조수연
    중구 신당동과 성동구 금호동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대현산배수지공원 ©조수연
  •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 ©조수연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 ©조수연
  • 중구 신당동과 성동구 금호동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대현산배수지공원 ©조수연
  •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 ©조수연

③ 옥수동 구릉지 엘리베이터

성동구 옥수동 구릉지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역시 인상적이었다. 독서당로와 매봉길을 연결하는 이 수직형 엘리베이터는 고지대 주택가와 도로를 직접 이어준다. 24시간 운영되는 공용 엘리베이터는 계단 옆에 우뚝 서 있지만, 구조적으로 주변 환경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24시간 운영되는 옥수동 구릉지 엘리베이터 ©조수연
24시간 운영되는 옥수동 구릉지 엘리베이터 ©조수연
계단을 통해서만 오르내려야 했던 길에 수직 이동 수단이 생기면서 이동 시간이 단축됐을 뿐 아니라 체력 부담도 크게 줄었다. 상부 데크에서는 한강과 도심 전경이 내려다보여, 단순한 기능을 넘어 지역에 새로운 공간적 가치까지 더하고 있다.
  • 1층에서 바라본 엘리베이터 ©조수연
    1층에서 바라본 엘리베이터 ©조수연
  • 엘리베이터 1층 모습 ©조수연
    엘리베이터 1층 모습 ©조수연
  • 공용 엘리베이터 안내판 ©조수연
    공용 엘리베이터 안내판 ©조수연
  • 1층에서 바라본 엘리베이터 ©조수연
  • 엘리베이터 1층 모습 ©조수연
  • 공용 엘리베이터 안내판 ©조수연
실제 이용자들의 동선을 보면, 출퇴근길이나 엘리베이터 아래에 있는 슈퍼마켓을 방문할 때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이동약자를 위한 시설이 결국 모든 시민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생활권의 범위도 함께 넓어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조수연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조수연
이번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2단계 사업 대상지에 포함동작구 사당동 현장도 찾았다. 주택가 사이로 길게 이어진 계단은 경사가 급하고 높이 차도 크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한 번에 이어지는 계단의 길이가 상당하다. 난간이 설치돼 있지만 폭이 좁아 보이고, 겨울철에는 눈과 얼음으로 미끄러질 위험도 커 보였다.
2단계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사당동 현장 ©조수연
2단계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사당동 현장 ©조수연
이곳은 개인적인 기억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학교 시절 매일 오르내리던 등굣길이 바로 이 계단이었다. 눈이 내린 날 어르신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습을 본 적도 있고, 일부 계단이 파손돼 발을 헛디딜 뻔한 경험도 있었다. 당시에는 ‘원래 이런 길이겠지’ 하고 넘겼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개선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에서 바라본 사당동 대상지 현장 ©조수연
아래에서 바라본 사당동 대상지 현장 ©조수연
서울시는 앞으로 엘리베이터와 같은 이동약자 편의시설10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여건에 맞는 수직형·경사형·복합형 엘리베이터를 도입해 초등학교,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미 설치된 지역 사례에서 보듯, 이러한 시설은 단순히 계단을 대체하는 장치가 아니라 일상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기반시설로 기능하고 있다.

해방촌, 대현산, 옥수동에서 확인한 변화가 사당동에서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계단 때문에 돌아가야 했던 길, 체력을 먼저 계산해야 했던 이동이 조금은 가벼워지길 바란다. 이번 사업을 통해 높은 언덕에 사는 주민들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오르내리며 일상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후암동108계단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36길 7
○ 교통 :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942m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 위치 : 서울시 중구 신당동 837-14
○ 교통 :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3번 출구에서 634m
○ 운영시간 : 08:00~18:00

옥수동 구릉지 엘리베이터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565-1번지
○ 운영시간 : 24시간

시민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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