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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상속 '오해 속 고양이'는 인간 문명'의 슬픈 '야만적' 이면을 드러낸다. ©이혜숙 -
홀로 걷는 고양이는 오해와 이해를 넘어 신뢰와 종교, 고대 문명 속 신비로운 존재 ©이혜숙 -
고양이는 인간에 여전히 타자로 남아 있다. 고고하게 문명의 초상이 되고 있다. ©이혜숙
댕댕이와 문화 데이트! 반려동물 동반 '여의도 지하벙커' 전시
발행일 2025.12.01. 13:47
수십 년간 도심 한복판에 묻혀 있던 비밀스러운 장소, 바로 여의도 지하벙커다. 과거 냉전 시대의 긴장감이 서려 있는 듯한 무겁고 육중한 철문을 통과하는 순간, 마치 시간 터널을 지나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 ☞ [관련 기사] 다시 열린 '여의도 지하벙커'…세계적 작가 전시 '캣츠 앤 독스' 개최
그 차가운 역사 속에서 피어난 것은 세계적인 거장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따뜻하고 진솔한 시선이었다. 대표작 <하늘에서 본 지구>로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지하 깊은 곳에서 우리 문명의 가장 작고 소중한 동반자들에게 렌즈를 맞췄다. 전시 <캣츠 앤 독스 : THE GREAT CIVILIZATION>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아름답고 때로는 애틋한 공존의 기록, 그 자체였다.
어둠 속에서 조명 아래 빛나는 사진들을 마주하는 순간, 숨을 멈췄다. 벙커 내부의 낮은 천장과 좁은 통로가 오히려 관람객과 작품을 1:1로 밀착시키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사진 속에는 늙은 반려견에게 기대 잠든 노인, 장난기 가득한 고양이의 시선을 쫓는 아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눈빛을 주고받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들의 얽힌 손과 발, 무심히 스치는 털의 질감 하나하나가 거장의 렌즈를 통해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왔다.
특히, 한 장의 흑백 사진 앞에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눈을 감은 채 미소 짓는 사람과, 그 곁을 떠나지 않고 가만히 기대어 있는 개의 모습.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신뢰와 사랑이 느껴지면서,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모든 것이 이 차가운 지하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곳이야말로 냉전의 고독함을 치유하는 '진정한 문명(THE GREAT CIVILIZATION)'의 온기가 서린 곳이 아닐까.
이번 전시의 가장 혁신적이고 감동적인 지점은 바로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캐리어에 담겨 주인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았을 때, 이 전시는 '사진을 보는 행위'를 넘어 '공존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장소'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반려동물의 존재는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관람 후기를 나누는 공간에서는 자신의 반려동물 이야기를 적는 관람객들이 많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민 커뮤니티 프로그램 역시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시장'으로 확장시키고 있었다. 이곳이 갤러리가 아닌, 서울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역사를 껴안는 거대한 사랑방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K-POP 팝업 행사를 통해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이어, 이제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통해 그 정체성을 확고히 다졌다. 내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프랑스 작가의 작품으로 양국 문화 연대를 소개하는 사전 전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 지하 공간의 단점을 보완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하여 역사적 정체성을 살리고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 벙커가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가장 진보적인 '공존'의 가치를 품는, 서울의 가장 특별하고 감동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여의도 지하벙커로 향하길 강력히 추천한다.
그 차가운 역사 속에서 피어난 것은 세계적인 거장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따뜻하고 진솔한 시선이었다. 대표작 <하늘에서 본 지구>로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지하 깊은 곳에서 우리 문명의 가장 작고 소중한 동반자들에게 렌즈를 맞췄다. 전시 <캣츠 앤 독스 : THE GREAT CIVILIZATION>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아름답고 때로는 애틋한 공존의 기록, 그 자체였다.
어둠 속에서 조명 아래 빛나는 사진들을 마주하는 순간, 숨을 멈췄다. 벙커 내부의 낮은 천장과 좁은 통로가 오히려 관람객과 작품을 1:1로 밀착시키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사진 속에는 늙은 반려견에게 기대 잠든 노인, 장난기 가득한 고양이의 시선을 쫓는 아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눈빛을 주고받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들의 얽힌 손과 발, 무심히 스치는 털의 질감 하나하나가 거장의 렌즈를 통해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왔다.
특히, 한 장의 흑백 사진 앞에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눈을 감은 채 미소 짓는 사람과, 그 곁을 떠나지 않고 가만히 기대어 있는 개의 모습.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신뢰와 사랑이 느껴지면서,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모든 것이 이 차가운 지하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곳이야말로 냉전의 고독함을 치유하는 '진정한 문명(THE GREAT CIVILIZATION)'의 온기가 서린 곳이 아닐까.
이번 전시의 가장 혁신적이고 감동적인 지점은 바로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캐리어에 담겨 주인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았을 때, 이 전시는 '사진을 보는 행위'를 넘어 '공존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장소'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반려동물의 존재는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관람 후기를 나누는 공간에서는 자신의 반려동물 이야기를 적는 관람객들이 많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민 커뮤니티 프로그램 역시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시장'으로 확장시키고 있었다. 이곳이 갤러리가 아닌, 서울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역사를 껴안는 거대한 사랑방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K-POP 팝업 행사를 통해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이어, 이제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통해 그 정체성을 확고히 다졌다. 내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프랑스 작가의 작품으로 양국 문화 연대를 소개하는 사전 전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 지하 공간의 단점을 보완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하여 역사적 정체성을 살리고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 벙커가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가장 진보적인 '공존'의 가치를 품는, 서울의 가장 특별하고 감동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여의도 지하벙커로 향하길 강력히 추천한다.

여의도 지하벙커서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사진·영상 전시 <캣츠 앤 독스> 개최 ©이혜숙

전시는 11월 21일부터 2026년 5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이혜숙

과거 냉전기의 흔적을 품은 여의도 지하벙커로 이어지는 계단은, 조용한 긴장감 속으로 발걸음을 이끈다. ©이혜숙

2015년 첫 개방 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으로 운영되며 지하벙커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혜숙

도시와 문화 상상이 융합된 여의도 지하벙커, 서울시가 선보이는 혁신적 공공공간 활성화 모델이다. ©이혜숙

홀로 걷는 고양이는 독립적 자유의 상징, 고요한 자신감과 우아함이 어우러진 존재이다. ©이혜숙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작품집은 전시실과 연결된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혜숙

작가의 시선이 담긴 아름다운 서적은 물론, 소중한 엽서 기념품까지 북 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혜숙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베르트랑는 지구와 생명의 숨결을 담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사진으로 전한다. ©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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