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느끼며 '근현대사 감성로드'를 걷다…궁궐부터 독립문까지

시민기자 김연희

발행일 2025.11.05. 09:42

수정일 2025.11.05. 16:42

조회 211

  • 투어의 시작인 역사박물관 앞에 조성된 옛 서울의 지도 '수선전도' ©김연희
    서울역사박물관 앞, 옛 서울의 지도 '수선전도' ©김연희
  • 서울도보해설관광 '근현대사 감성 로드' 투어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출발했다. ©김연희
    서울도보해설관광 '근현대사 감성 로드' 투어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출발했다. ©김연희
  •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 있는 '서궐도안'. 옛 경희궁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김연희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 있는 '서궐도안'. 옛 경희궁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김연희
  • 투어의 시작인 역사박물관 앞에 조성된 옛 서울의 지도 '수선전도' ©김연희
  • 서울도보해설관광 '근현대사 감성 로드' 투어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출발했다. ©김연희
  •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 있는 '서궐도안'. 옛 경희궁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김연희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대표하는 유적들이 모여 있는 곳. 서울역사박물관 옆 경희궁에서 시작해 경교장, 홍난파 가옥, 딜쿠샤, 그리고 마지막 서대문 독립문까지! 서울 도심 속 근현대사 감성 로드를 걸어봤다. 해설사의 안내로 한 시대의 변화상을 따라 걸으며, 가을의 정취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서울도보해설관광이었다. ☞서울도보해설관광 예약 바로가기
서울의 '근현대 감성 로드' 경희궁~서대문 코스 안내 지도 ©Visit Seoul
서울의 '근현대 감성 로드' 경희궁~서대문 코스 안내 지도 ©Visit Seoul

근현대 감성 로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산책로

서울 한복판, 종로구에서 서대문구에 이르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시간의 템포가 천천히 느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조선의 궁궐이자 일제강점기에 많은 변화를 겪은 경희궁, ▴독립운동가이자 지도자였던 김구 선생이 머물렀던 경교장, ▴우리에게 익숙한 ‘봉선화’를 비롯한 수많은 명곡을 남긴 작곡가 홍난파 가옥, 그리고 ▴일제강점기 조선의 현실을 세계에 알린 알버트 테일러 부부의 저택 딜쿠샤, 마지막으로 ▴독립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서대문 독립문까지, 이 다섯 곳을 차례로 돌아보며, 서울의 거리 위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를 따라 걷는 길은 어느새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감성적인 산책로가 되었다.
  • 경희궁의 정전 숭전전, 많은 관람객들이 눈에 띈다. ©김연희
    경희궁의 정전 숭전전, 많은 관람객들이 눈에 띈다. ©김연희
  • 아담하고 아름다운 경희궁 정전 ©김연희
    아담하고 아름다운 경희궁 정전 ©김연희
  • 경희궁 정전 안의 왕좌 ©김연희
    경희궁 정전 안의 왕좌 ©김연희
  • 한 때 수난을 겪다 돌아온 경희궁 정문 홍화문 ©김연희
    한 때 수난을 겪다 돌아온 경희궁 정문 홍화문 ©김연희
  • 경희궁의 정전 숭전전, 많은 관람객들이 눈에 띈다. ©김연희
  • 아담하고 아름다운 경희궁 정전 ©김연희
  • 경희궁 정전 안의 왕좌 ©김연희
  • 한 때 수난을 겪다 돌아온 경희궁 정문 홍화문 ©김연희

경희궁 - 잊혀진 궁궐의 고요한 품격

경복궁과 창덕궁에 비해 방문객의 발길이 뜸한 경희궁은, 오히려 그 고요함 속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궁궐이다. 경복궁과 창덕궁이 '동궐'이라 불리운데 반해 경희궁은 '서궐'이라 불리며 '이궁'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원래 이곳은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의 저택 터였으며, 광해군이 궁궐로 새롭게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종 때는 경복궁을 다시 짓는 과정에서 경희궁의 전각 상당수가 헐려 그 자재로 사용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정전을 헐어 일본의 고등학교를 짓는 등 수많은 훼손과 수난을 겪었다.

현재는 주요 전각인 숭전전과 자정전, 태령전이 복원되어 그 옛날 궁궐의 품격을 조용히 전하고 있다. 경희궁을 직접 거닐어보면, 다른 궁궐들에 비해 규모는 작고 소박하지만, 그 안에서 시간이 머문 듯한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서궐도안'을 통해, 과거 경희궁의 웅장했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인 김구가 머물렀던 경교장 ©김연희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인 김구가 머물렀던 경교장 ©김연희
  • 경교장에 전시된 태극기와 활동 당시 물품들 ©김연희
    경교장에 전시된 태극기와 활동 당시 물품들 ©김연희
  • 김구 선생이 암살 당하던 순간 입고 있던 피뭍은 저고리 ©김연희
    김구 선생이 암살 당하던 순간 입고 있던 피뭍은 저고리 ©김연희
  •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김연희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김연희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인 김구가 머물렀던 경교장 ©김연희
  • 경교장에 전시된 태극기와 활동 당시 물품들 ©김연희
  • 김구 선생이 암살 당하던 순간 입고 있던 피뭍은 저고리 ©김연희
  •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김연희

경교장 - 근대사의 결정적인 장면이 머문 공간

강북 삼성병원 울타리 안에 자리한 경교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이자, 백범 김구 선생이 생을 마감한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름다운 건물인 복원된 경교장 내부를 돌아보며 그 시절 나라를 향한 애국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백범 김구 선생이 피살되던 순간의 피 묻은 저고리가 전시된 공간에서는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진다. 전시관 안에는 당시 임시정부 요원들의 회의 모습과 생활상, 그리고 격변의 시대 속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의 흔적을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
  • 담쟁이 덩쿨이 멋진 근대 서양식 건축물 홍난파 가옥 ©김연희
    담쟁이 덩쿨이 멋진 근대 서양식 건축물 홍난파 가옥 ©김연희
  • 아담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홍난파 가옥 ©김연희
    아담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홍난파 가옥 ©김연희
  • 홍난파 가옥 옆으로 성곽과 함께 기세 좋은 인왕산이 보인다. ©김연희
    홍난파 가옥 옆으로 성곽과 함께 기세 좋은 인왕산이 보인다. ©김연희
  • 담쟁이 덩쿨이 멋진 근대 서양식 건축물 홍난파 가옥 ©김연희
  • 아담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홍난파 가옥 ©김연희
  • 홍난파 가옥 옆으로 성곽과 함께 기세 좋은 인왕산이 보인다. ©김연희

홍난파 가옥 - 음악이 깃든 운치 있는 붉은 벽돌집

경교장에서 멀지 않은 곳, 서양식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담한 2층 주택이 눈길을 끈다. 붉은 벽돌이 담쟁이로 뒤덮여 더욱 운치를 더한다. 이곳은 우리에게 노래 '봉선화'로 잘 알려진 작곡가 홍난파 선생이 살던 집이다.

당시로는 드물게 서양식 건축양식을 도입한 이 건물은 홍난파 선생의 예술적 감성과 개방성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현재는 복원되어 시민들에게 개방된 작은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시관에서는 그의 음악과 시대의 흐름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아담한 홍난파 가옥 앞 공원에 앉아 해설사가 틀어준 홍난파가 작곡한 '봉선화', '봄처녀 제 오시네' 대표곡 두 곡을 감상하며 멋진 붉은 벽돌집을 바라보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딜쿠샤' ©김연희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딜쿠샤' ©김연희
  • 딜쿠샤 앞의 은행나무. 권율장군의 생가터이기도 하다. ©김연희
    딜쿠샤 앞의 은행나무. 권율장군의 생가터이기도 하다. ©김연희
  • 딜쿠샤 내부의 아름다운 거실 모습 ©김연희
    딜쿠샤 내부의 아름다운 거실 모습 ©김연희
  • 언론인으로서 우리의 상황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전시물 ©김연희
    언론인으로서 우리의 상황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전시물 ©김연희
  •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딜쿠샤' ©김연희
  • 딜쿠샤 앞의 은행나무. 권율장군의 생가터이기도 하다. ©김연희
  • 딜쿠샤 내부의 아름다운 거실 모습 ©김연희
  • 언론인으로서 우리의 상황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전시물 ©김연희

딜쿠샤 - 사랑과 용기가 서린 집

다음으로 향한 곳은 커다란 은행나무 옆에 위치한 딜쿠사(Dilkusha). 이국적인 이름이 낮설게 느껴졌는데,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을 뜻한다고 한다. 이 집은 일제강점기 당시 광산업을 하던 미국인이자 언론인이었던 앨버트 테일러가 사랑하는 아내 메리 테일러를 위해 지은 공간으로 한국의 근현대사와 함께했다.

단순한 외국인의 거주지가 아니라, 한국을 향한 진심과 용기가 느껴진 공간이라 딜쿠샤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해설사를 통해 들은 일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엘버트가 갓 태어난 아들의 침대 속에 숨겨진 '3.1독립선언서'를 발견해 그 내용을 세계에 알렸다"는 이야기이다. 그 순간 마음이 두근두근했으며, 타국의 언론인으로써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의 독립 의지를 세상에 전한 그의 용기와 연대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복원된 딜쿠샤 내부는 단정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세월의 흔적이 남은 가구와 소품들, 당시의 신문 기사와 생활용품을 살펴보며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근현대사를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사랑과 신념, 그리고 시대의 이야기가 함께 머무는 집이었다.
  • 수리 중인 서대문 독립문 ©김연희
    수리 중인 서대문 독립문 ©김연희
  • 서재필 박사의 동상, 서대문 독립문 ©김연희
    서재필 박사의 동상, 서대문 독립문 ©김연희
  • 수리 중인 서대문 독립문 ©김연희
  • 서재필 박사의 동상, 서대문 독립문 ©김연희

서대문 독립문 - 자유를 향한 상징의 문

투어의 마지막은 서대문 독립문이었다. 1897년 독립협회와 서재필 선생의 주도로 건립된 이 문은 자주 독립의 의지를 상징하며 지금도 서울의 자유 정신을 대표하는 기념물로 남아 있다. 투어가 있던 날은 아쉽게도 서대문이 수리 중이라 정확한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서양식 아치 구조로 세워진 이 문은 '독립'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정치적 의미를 넘어 당시 민중의 자존심과 희망의 상징이었음을 보여주었다.

독립문공원에 서서 고개를 들면, 그 위로 서울 하늘이 넓게 펼쳐지고 오랜 세월을 견딘 돌 기둥 사이로 자유의 바람이 스며든다. 이곳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오늘 방문한 투어 코스가 단순한 역사 답사가 아닌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은 시간 여행이었음을 느낀다. 걷기에 딱 좋은 계절, 짧은 가을이 가기 전에 경희궁에서 서대문까지 감성로드를 걸어보길 권한다.

경희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45
○ 교통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도보 6분
○ 관람시간 : 화~일요일 09:00~18:00(입장마감 17:30)
○ 휴무일 :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입장료 : 무료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경교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29
○ 교통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327m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홍난파 가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송월1길 38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3번 출구에서 735m
○ 운영일시 : 월~금요일 11:00~16:00
○ 휴무일 : 매주 토·일요일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딜쿠샤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2길 17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3번 출구에서 513m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해설 프로그램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통해 사전예약 후 이용
○ 입장료 : 무료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독립문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 941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218m

시민기자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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