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평일 개방…'홍릉숲'에서 즐기는 호젓한 봄의 시간

시민기자 김경선

발행일 2026.04.10. 12:56

수정일 2026.04.10. 16:39

조회 7,456

홍릉숲, 봄바람에 흩날리는 왕벚나무 ©김경선
홍릉숲, 봄바람에 흩날리는 왕벚나무 ©김경선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4월의 첫째 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자리한 홍릉숲(홍릉수목원)을 찾았다. 1922년 임업시험장 설치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조성된 이곳은, 명성황후의 능터였던 홍릉(1897년)에서 시작된 100여 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이다. 오래된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에서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 되는 곳이다.
도심 아파트를 배경으로 보이는 홍릉숲 ©김경선
도심 아파트를 배경으로 보이는 홍릉숲 ©김경선
조용하게 홍릉숲을 산책하는 시민들 ©김경선
조용하게 홍릉숲을 산책하는 시민들 ©김경선

33년 만에 열린 문, 평일에도 예약 없이 자유 관람 가능

홍릉숲을 더 자주 찾을 이유가 더 생겼다. 올해 3월 28일부터 평일 자유관람이 전면 확대되어, 33년 만에 평일에도 누구나 사전 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홍릉숲은 주말에만 제한적으로 자유관람이 허용됐고, 평일에는 숲 해설 프로그램을 예약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이번 개방 확대의 반응은 뜨거웠다. 평일 자유관람 확대를 기념해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 열린 '홍릉숲 봄꽃축제'에는 2만 4,850명이 방문했는데, 이는 최근 5년 연평균 방문객 약 8만 6,000명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라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도심 공원에 비하면 훨씬 조용하고 여유롭게 숲을 거닐 수 있다는 것이 이곳만의 매력이다. 고목이 늘어져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걷을 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았다.
홍릉숲 입구 국립산림과학원 ©김경선
홍릉숲 입구 국립산림과학원 ©김경선
홍릉숲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고목 ©김경선
홍릉숲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고목 ©김경선

봄의 눈꽃, 왕벚나무와 홍릉 8경

입장과 동시에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건 단연 왕벚나무 쉼터다. 제1경으로 선정된 왕벚나무(1972년 식재, 세 그루)는 봄철 최고 경관으로 꼽히며, 가지 가득 피어난 하얀 꽃잎이 봄바람에 흩날릴 때면 마치 눈꽃이 내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모든 방문객이 이 나무 아래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정된 '홍릉 8경'에는 왕벚나무를 비롯해 133세의 최고령 반송, 국내 현재 기록상 가장 높은 나무(38.97m)인 노블포플러, 1968년에 조성된 낙우송숲 등이 포함되어 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새싹부터 수십 년을 훌쩍 넘긴 거목들까지, 생명의 다양한 층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간간이 마련된 '그루터기' 의자에 앉아 숲의 고요함을 느끼는 시간 또한 소박하지만 깊은 쉼이 된다. 그루터기 의자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홍릉숲에서 볼 수 있는 벚나무 ©김경선
홍릉숲에서 볼 수 있는 벚나무 ©김경선

나무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체험 부스

이번 방문에서는 숲 산책 외에 뜻깊은 경험도 더해졌다. 수목원 내부에 국립산림과학원이 마련한 체험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목재가 좋은 이유 10가지', '목재제품의 탄소발자국 이해하기' 등의 자료와 함께 목재의 탄소 저장 능력, 환경적 가치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 한 그루가 사실은 탄소를 품고 지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오래된 나무를 바라보고 그 옆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이유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음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홍릉숲에서 체험할 수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체험 부스 ©김경선
홍릉숲에서 체험할 수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체험 부스 ©김경선
국립산림과학원 체험 부스. 목재의 탄소 저장 능력, 환경적 가치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김경선
국립산림과학원 체험 부스. 목재의 탄소 저장 능력, 환경적 가치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김경선
체험 부스를 통해 나무 한 그루가 탄소를 품고 지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김경선
체험 부스를 통해 나무가 탄소를 품고 지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김경선

서울 도심 속 힐링 산책지로 강력 추천

홍릉수목원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고려대와 카이스트 사이에 자리하며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전체 면적 약 41.8ha에 목본 1,224종, 초본 811종 등 총 2,035종의 식물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4년 산림문화자산 제1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입장료는 무료다. 

번화한 청량리에서 불과 몇 걸음만 들어서면 100년이 넘은 거목들이 하늘을 가리고,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내미는 꽃과 나무들이 반겨준다. 아직은 방문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한 지금, 봄이 채 지나기 전에 한번쯤 홍릉숲을 찾아보길 권한다.
홍릉숲에서 볼 수 있는 홍매화 ©김경선
홍릉숲에서 볼 수 있는 홍매화 ©김경선

홍릉숲(홍릉수목원)

○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로 57
○ 교통 : 지하철 6호선 고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7분,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 숲해설 프로그램 : 3. 25.~11. 29. 화~일요일 10:30, 13:30, 15:3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5월 1일, 설 연휴 및 추석 연휴 휴무
 ※ 숲나들e-홍릉숲 탐방 누리집에서 사전예약 필수(단, 잔여 인원 있을 경우에 한해 당일 현장접수 가능)
○ 자유관람 : 3월 28일부터 평일도 예약 없이 가능
○ 입장료 : 무료
국립산림과학원 누리집

시민기자 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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