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문학관!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 '서울문학기행'
발행일 2025.10.31. 14:05
서울문학기행은 문학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시민이 직접 서울 곳곳을 탐방해 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박지영
가을만 되면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어릴 때부터 들어온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 읽는 건 언제든지 혼자 할 수 있지만 책을 쓴 작가와 시대 배경 등 주변 정보를 다 파악하긴 어려운데, ‘서울문학기행’ 프로그램이 있어 다양한 관점에서 문학 작품과 작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 문학기행으로 만난 '서울문학기행'(ft.광복코스)
서울문학기행은 문학 작품 속 배경이 된 서울 곳곳을 문학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시민이 직접 탐방해 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2025 서울문학기행은 10월부터 11월까지 도보 기행 25회, 문학 강연 5회 총 30회로 구성되었다. 매 강의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각 프로그램별로 선착순 30명 예약을 받는다.
올해는 청소년 단체를 위한 교육형 코스, 시니어를 위한 단거리 코스,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과 외국인을 위한 영문 및 쉬운 한국어 해설코스 등 신설된 코스도 많고, 2030세대의 참여 확대를 위해 평일 야간과 주말 기행도 늘렸다. 별도 참가비 없이 전문 해설사와 동행하며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고, 도보 여행으로 몰랐던 곳들도 탐색할 수 있어 꽤 매력적이다.
올해는 청소년 단체를 위한 교육형 코스, 시니어를 위한 단거리 코스,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과 외국인을 위한 영문 및 쉬운 한국어 해설코스 등 신설된 코스도 많고, 2030세대의 참여 확대를 위해 평일 야간과 주말 기행도 늘렸다. 별도 참가비 없이 전문 해설사와 동행하며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고, 도보 여행으로 몰랐던 곳들도 탐색할 수 있어 꽤 매력적이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근현대문학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대한, 독립, 광복, 만세’ 네 코스가 포함됐다. 필자는 이중 ‘광복’ 코스에 참여했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된 1시간 30분 간 작가 염상섭과 이상의 삶과 문학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까지 둘러봤다.
염상섭과 이상을 중심으로 한 ‘광복’ 코스의 첫 시작점은 광화문광장이다. 광화문광장은 서울시민이라면 익숙한 곳이지만, 우리가 잘 찾아보지 못했던 의미 있는 장소들도 많다. 그중 하나가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이다. 큰 길 위주로 다니다 보니 이 탑의 존재를 알지 못했는데, 항일독립시기 한글을 지키려다 순국하거나 희생하신 분들을 기념하기 위해 2014년 서울시가 한글학회와 같이 세웠다. 이곳엔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다 고초를 겪은 33인을 포함해 우리말과 글 발전을 위해 투쟁한 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염상섭과 이상을 중심으로 한 ‘광복’ 코스의 첫 시작점은 광화문광장이다. 광화문광장은 서울시민이라면 익숙한 곳이지만, 우리가 잘 찾아보지 못했던 의미 있는 장소들도 많다. 그중 하나가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이다. 큰 길 위주로 다니다 보니 이 탑의 존재를 알지 못했는데, 항일독립시기 한글을 지키려다 순국하거나 희생하신 분들을 기념하기 위해 2014년 서울시가 한글학회와 같이 세웠다. 이곳엔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다 고초를 겪은 33인을 포함해 우리말과 글 발전을 위해 투쟁한 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 ©박지영
가까이 서지 않아도 개별 송수신기를 통해 설명을 깨끗하게 들렸다. ©박지영
두 번째로 이동한 곳은 일제 식민 지배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터이다. 광화문과 흥례문 사이에 있던 조선총독부 건물은 1995년 광복 50주년 때 헐려 현재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여러 기록을 통해 당시 얼마나 큰 규모의 건축물이 경복궁 권역 안에 자리했는지 알 수 있다.
현재는 철거된 조선총독부가 있던 자리 ©박지영
세 번째로 이동한 곳은 서촌 골목에 자리한 이상의 집으로, 시인 이상이 3세부터 20년 간 거주한 곳이다. 원래 백부의 집으로, 이상이 백부의 양자로 들어가 살았던 곳이다. 현재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운영 시간 내엔 내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이상의 집. 서촌에 가면 꼭 들리는 명소다. ©박지영
이상의집 내부. 시대별로 작품이 아카이빙 되어 있다. ©박지영
별도의 관람료는 없지만, 굿즈나 책자를 구입하면 문화유산 유지에 도움이 된다. ©박지영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학창 시절 배운 단편 <표본실의 청개구리>로 익숙한 작가 염상섭이 태어난 곳이다. 표지석 하나 놓여 있지 않아 누군가의 안내가 아니라면 전혀 알 수 없을 곳으로, 이번 기행을 통해 필자도 처음 알게 됐다. 그가 남긴 장편 소설 <삼대>는 한국 현대 소설 중 최초의 가정 소설이라는 의미가 있고, 단순한 가족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포괄적으로 표현한 소설이다. 필독 도서로 누구나 학창 시절에 읽어봤겠지만, 이번 기행을 통해 항일독립시기 우리 문학을 다시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짙게 들었다.
염상섭 생가 터. 아쉽게도 표지석 하나 없다. ©박지영
기행에 참여하면 전체 프로그램 내용이 담긴 참고 책자가 제공된다. 책자만 있어도 가보지 못했던 의미 있는 장소와 작가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어 유용하다. 또 현장에선 간단한 퀴즈를 통해 참여자 세 명에게 북커버, 문진 등이 들어간 굿즈도 선물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데다, 기행 코스 및 참여 프로그램도 다양하니, 이 가을 의미 있는 서울문학기행에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광복’ 당일부터 현재까지의 기록이 궁금하다면? 서울역사박물관으로~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가 진행 중이다. 11월 9일까지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광복의 날부터 현재까지 광복절의 변화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게 잘 정리되어 있다.
광복과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이다. ©박지영
이 시기를 경험해봤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전시로, 해방 기념일에서 광복절이 될 때까지 그 역사적 기록과 대중문화를 통해 보는 광복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시실에 가득하다.
시대별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어 흐름을 보기 편하다. ©박지영
조선총독부가 헐리는 장면도 영상으로 짧게 볼 수 있다. ©박지영
무엇보다 좋은 건 시대별로 잘 정리가 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와서 보기에도 편하고, 전시만 봐도 당시 분위기를 잘 전달 받을 수 있게 자료가 풍부하다. 시민들로부터 기증을 받은 유물과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목소리도 있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기 좋은 전시이다.
기념이 될 만한 현장 체험 활동도 있다. ©박지영
국어학자 주시경을 만날 수 있는 당주동 주시경마당
광화문광장과 서울역사박물관 사이에 위치한 당주동에는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주시경 선생을 기리는 공간이 있다. 이곳엔 주시경 선생과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선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박사의 부조도 있다.
당주동엔 주시경 선생을 기리는 공간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박지영
주시경 선생이 살던 집터 옆에 마련된 주시경마당은 서울시가 2013년 조성한 곳으로, 주시경 선생이 1908년에 세운 한글학회와 ‘한글 가온길’ 등 한글과 관련된 역사 흔적과 함께 둘러보면 더 의미가 깊어진다. 별도의 설명 없이 돌아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 있고, 근처에 쉬어갈 수 있게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으니, 오가며 꼭 이곳을 들러보기 바란다.
양쪽에 주시경 선생과 호머 헐버트의 모습이 새겨져 있고, 내부엔 이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박지영
2025 서울문학기행
○ 예약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이상의 집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18
○ 운영일시 : 10:00~17:00(12:00~13:00 휴게시간),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이상의 집' 인스타그램
○ 문화유산국민신탁 누리집
○ 운영일시 : 10:00~17:00(12:00~13:00 휴게시간),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이상의 집' 인스타그램
○ 문화유산국민신탁 누리집
서울역사박물관
주시경마당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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