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20년 맞은 청계천, 세계인이 즐겨찾는 '핫플'로
임명묵 작가
발행일 2025.10.16. 15:22

이제는 ‘청계천 없는 서울’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8화 복원 20주년 청계천, K컬처의 중심이 되다
2025년 10월 1일은 서울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20년 전인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복원 덕분에 광화문과 종로를 중심으로 한 서울 도심 일대의 풍경은 그야말로 환골탈태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청계천 없는 서울’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사업 주체인 서울시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청계천 복원이 20년간 만들어낸 커다란 변화를 되새기고 있다.
청계천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여름철 홍수가 잦은 우리나라 기후로 인해 조선시대에는 청계천 범람이 항상 말썽이었다. 조선 영조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 청계천 정비는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근대 도시 경성의 인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청계천 천변에 거주하는 인구가 늘고, 생활 오수 배출도 많아지며 청계천 문제는 언제나 풀리지 않는 숙제나 다름없었다.
청계천의 상황은 해방 이후 6.25 전쟁이 일어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참혹한 전쟁이 서울의 인프라를 파괴했다. 여기에 전후 인구 성장과 경제적 곤경으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무수히 많은 인파가 서울로 상경했다. 별다른 기반 없이 서울에서 삶의 터전을 닦아야 했던 사람들은 청계천변에 판자촌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건기에는 말랐다가 장마철에는 갑작스럽게 불어나는 청계천 특성상, 천변의 판자촌은 안타깝게도 위태로웠던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청계천을 콘크리트로 덮는 복개 공사가 195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5년 10월 1일은 서울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20년 전인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복원 덕분에 광화문과 종로를 중심으로 한 서울 도심 일대의 풍경은 그야말로 환골탈태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청계천 없는 서울’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사업 주체인 서울시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청계천 복원이 20년간 만들어낸 커다란 변화를 되새기고 있다.
청계천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여름철 홍수가 잦은 우리나라 기후로 인해 조선시대에는 청계천 범람이 항상 말썽이었다. 조선 영조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 청계천 정비는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근대 도시 경성의 인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청계천 천변에 거주하는 인구가 늘고, 생활 오수 배출도 많아지며 청계천 문제는 언제나 풀리지 않는 숙제나 다름없었다.
청계천의 상황은 해방 이후 6.25 전쟁이 일어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참혹한 전쟁이 서울의 인프라를 파괴했다. 여기에 전후 인구 성장과 경제적 곤경으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무수히 많은 인파가 서울로 상경했다. 별다른 기반 없이 서울에서 삶의 터전을 닦아야 했던 사람들은 청계천변에 판자촌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건기에는 말랐다가 장마철에는 갑작스럽게 불어나는 청계천 특성상, 천변의 판자촌은 안타깝게도 위태로웠던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청계천을 콘크리트로 덮는 복개 공사가 195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의 교통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청계고가도로를 만들었다.
복개 이후에도 청계천의 역사는 계속해서 흘렀다. 1967년 청계고가도로가 착공되었다. 급속히 팽창하는 현대 도시 서울의 교통 수요를 청계천을 통해 분산하기로 한 것이다. 도로가 끝이 아니었다. 청계천 일대에는 1966년 세운상가가 착공되어 1968년에 완공되었다. 이후 세운상가는 국내 최대의 전자상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 정부의 문화 검열이 이루어지고 있던 당시에는 쉽사리 접하기 어려운 외국 음악을 담은 음반이 복제본 형태로 청계천에서 유통되었다. 카세트테이프와 비디오테이프의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다양한 미디어가 청계천의 여러 상가에서 판매되었다. 주로 불법 복제본이 많았지만, 음악·영화·게임에 이르기까지 서울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갈해주는 데 청계천이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2002년이 되자 청계천의 대변혁이 예고되었다. 당시 청계고가도로는 노후화되어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 강남과 용산 등으로 상업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세운상가와 청계천 상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었다.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선진국 한국의 수도에 걸맞은 도심 속 자연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비전을 제시했고,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을 마무리했다. 사라진 옛 청계천 문화의 정취는 2005년 마장동에 세워진 ‘청계천 박물관’을 통해 오늘날에도 기억되고 있다.
2002년이 되자 청계천의 대변혁이 예고되었다. 당시 청계고가도로는 노후화되어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 강남과 용산 등으로 상업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세운상가와 청계천 상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었다.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선진국 한국의 수도에 걸맞은 도심 속 자연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비전을 제시했고,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을 마무리했다. 사라진 옛 청계천 문화의 정취는 2005년 마장동에 세워진 ‘청계천 박물관’을 통해 오늘날에도 기억되고 있다.

시민들은 천변을 산책하고 만남을 가지며 청계천의 풍광을 즐긴다.
복원된 청계천은 이제 다른 의미에서 서울의 문화적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청계고가도로와 세운상가가 산업화 시대 서울의 팽창과 도약을 상징했다면, 21세기의 청계천은 시민들이 삶의 여유를 찾는 문화강국 시대 서울을 상징하게 됐다. 청계천 인근에는 다양한 식당, 카페, 펍(pub)은 물론이고 각종 문화 공간이 들어섰다. 시민들은 천변을 산책하고 인근 상업 시설에서 만남을 가지며 청계천의 풍광을 즐겼다. 복원 10주년인 2015년에 이미 청계천 누적 방문객 수는 1억 9천만 명을 넘었고, 20주년인 올해는 3억 3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수도 서울의 도심을 흐르는 자연공원인 만큼 청계천은 다양한 대중문화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았다. 주요 영화, 드라마, CF 촬영지로 가장 사랑받는 서울의 장소 중 하나가 청계천이다. 외국 작품에서도 한국을 배경으로 할 때 청계천을 촬영지로 다루고는 한다.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자매의 작품 <센스8>에 청계천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서울을 다룬 화제의 드라마 <엑스 오, 키티>에서도 청계천은 빠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K컬처의 매력에 이끌려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도 청계천은 반드시 들러야 할 ‘핫플’이 되었다. 영어권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면 청계천을 방문하라는 조언이 빠지지 않을 정도다. 서울빛초롱축제 등 청계천에서 진행되는 문화 행사와 축제도 빠질 수 없는 볼거리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도 청계천 인근에 K컬처 체험관인 ‘하이커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2022년 7월에 개관한 ‘하이커 그라운드’는 올해 3월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대한민국의 고난과 성장을 품은 청계천은 이제 글로벌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수도 서울의 도심을 흐르는 자연공원인 만큼 청계천은 다양한 대중문화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았다. 주요 영화, 드라마, CF 촬영지로 가장 사랑받는 서울의 장소 중 하나가 청계천이다. 외국 작품에서도 한국을 배경으로 할 때 청계천을 촬영지로 다루고는 한다.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자매의 작품 <센스8>에 청계천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서울을 다룬 화제의 드라마 <엑스 오, 키티>에서도 청계천은 빠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K컬처의 매력에 이끌려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도 청계천은 반드시 들러야 할 ‘핫플’이 되었다. 영어권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면 청계천을 방문하라는 조언이 빠지지 않을 정도다. 서울빛초롱축제 등 청계천에서 진행되는 문화 행사와 축제도 빠질 수 없는 볼거리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도 청계천 인근에 K컬처 체험관인 ‘하이커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2022년 7월에 개관한 ‘하이커 그라운드’는 올해 3월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대한민국의 고난과 성장을 품은 청계천은 이제 글로벌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계천의 다음 이야기는 무엇이 될까? 어쩌면 ‘청계천을 넘어서는 것’이 될 수 있다. 첫째로 한강의 여러 다른 지류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한강은 명실상부한 서울의 상징이지만, 한강 본류는 세계 어느 수도에도 찾기 힘들 정도로 그 규모가 거대하다. 이런 이유로 서울은 안양천, 불광천, 중랑천, 탄천 등 다른 지류들을 품고 있고, 이 장소들 역시 도심 속 자연과 휴식, 운동과 만남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주며 서울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청계천 신화’의 다음 단계는 아마 서울을 흐르는 이 지천들을 더욱 특색 있는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둘째로 청계천 복원의 경험을 한국을 넘어 세계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도시 공간 연구에서는 청계천을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도시의 특정 공간을 다시 자연화하고 시민들에게 녹지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린 대표적 예시가 바로 청계천 복원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 각국의 도시는 우리가 산업화 시대에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과밀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이 주도하여 아시아 각국의 도시와 청계천을 매개로 한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청계천의 의미 역시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동시에 청계천 복원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추진력과 섬세함을 결합한 ‘명품 행정’이었음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청계천은 대한민국 역사와 K컬처를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울의 행정을 다른 국가들과 나누는 플랫폼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청계천의 다음 20년 역사를 기대해본다.
둘째로 청계천 복원의 경험을 한국을 넘어 세계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도시 공간 연구에서는 청계천을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도시의 특정 공간을 다시 자연화하고 시민들에게 녹지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린 대표적 예시가 바로 청계천 복원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 각국의 도시는 우리가 산업화 시대에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과밀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이 주도하여 아시아 각국의 도시와 청계천을 매개로 한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청계천의 의미 역시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동시에 청계천 복원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추진력과 섬세함을 결합한 ‘명품 행정’이었음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청계천은 대한민국 역사와 K컬처를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울의 행정을 다른 국가들과 나누는 플랫폼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청계천의 다음 20년 역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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