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부터 윤동주, 현진건을 만나는 길…서촌에서 부암동까지 문학의 길

시민기자 백진숙

발행일 2025.09.18. 09:05

수정일 2025.09.18. 19:32

조회 535

작가 이상의 집 안내문 ©백진숙
작가 이상의 집 안내문 ©백진숙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맛집과 여행객들이 가득한 서촌을 조금만 둘러보면 아름다운 문학 발자취의 시선으로 종로구 일대를 걸어볼 수 있다. 서울의 오래된 골목 중 특히 서촌과 부암동 일대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작가들, 특히 일제 강점기 시대 아름다운 소설과 시를 남겼던 작가들이 있었던 공간을 엿볼 수 있다. 작가들의 발자취를 통해 특별한 문학 기행으로의 종로를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이상의 집  ©백진숙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이상의 집 ©백진숙
  • 이상의 집 외관  ©백진숙
    이상의 집 외관 ©백진숙
  •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이상의 집  ©백진숙
  • 이상의 집 외관  ©백진숙

포스트 모더니즘의 선두주자였던 작가 이상을 추억하는 '이상의 집'

맛집이 즐비한 서촌 골목에는 잘 찾아야 보이는 '이상의 집'이 위치하고 있다. 작가 이상은 흔히 '포스트 모더니즘'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잘 알려져 있는 대표 작품 <날개>에는 그 당시 가장 신식 건물로 여겨졌던 '경성역(현 문화역 서울284)'과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볼 수 있는데 조금씩 발전해 가던 당시 서울상을 보여준다. 이곳 '이상의 집'은 실험적인 시와 소설로 기억되는 작가가 20여 년간 머물렀던 장소다. 이후 이 건물이 철거될 위기가 있었지만, 2009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모금과 후원을 통해 이곳을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방문 당시 실내 내부가 잠겨져 있어 외관만 봐야 했지만 서울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작가 이상을 기리는 곳이니 만큼 문학적 기품을 느낄 수 있었다. 넓지 않은 내부이지만 작가 이상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대를 앞섰던 천재 작가라 불리는 이상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내부 전시도 꼭 같이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인 윤동주의 하숙집 터  ©백진숙
시인 윤동주의 하숙집 터 ©백진숙
  • 이상의 집에서 윤동주 하숙집 터 가는 길  ©백진숙
    이상의 집에서 윤동주 하숙집 터 가는 길 ©백진숙
  • 윤동주 하숙집 터 안내문  ©백진숙
    윤동주 하숙집 터 안내문 ©백진숙
  • 윤동주 하숙집 터 앞에서 윤동주 시집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진숙
    윤동주 하숙집 터 앞에서 윤동주 시집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진숙
  • 이상의 집에서 윤동주 하숙집 터 가는 길  ©백진숙
  • 윤동주 하숙집 터 안내문  ©백진숙
  • 윤동주 하숙집 터 앞에서 윤동주 시집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진숙

청아한 서정시의 대가 윤동주가 머물렀던 하숙집 터

서촌골목 이상의 집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수성동 계곡 방향으로 걷다보면 시인 윤동주가 젊은 시절 지냈던 하숙집 터를 만날 수 있다.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를 다니며 존경하던 소설가 김송이 살던 집, 바로 이곳에서 하숙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세대 주택으로 변해 그 터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하숙집에서 머무는 동안 시를 지어 첫 시집을 내고자 했으나 일본의 검열로 인해 출판은 어려울 것 같아 미루었다고 한다. 시집 출간을 미루고 윤동주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삶은 우리가 아는 대로 진행된다. 서정적인 지성이 한껏 담긴 그의 시집을 들고 그곳에서 잠시 사진을 남겨보았다. 아주 특별하게 꾸미진 않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 모두 '이곳이 윤동주 하숙집 터이구나'하며 잠시 머무는 모습이다. 시인이 남긴 서정의 영향력을 종로에서 느낄 수 있었다. 시인 윤동주가 머물렀던 하숙집 터라는 것 만으로도 그의 순결했던 정신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 서정의 길도 걸어보길 추천한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  ©백진숙
윤동주 시인의 언덕 ©백진숙
  • 시인 윤동주의 영혼의 터 ©백진숙
    시인 윤동주의 영혼의 터 ©백진숙
  • 시인 윤동주 언덕에서 만난 <서시> ©백진숙
    시인 윤동주 언덕에서 만난 <서시> ©백진숙
  • 윤동주문학관 입구 ©백진숙
    윤동주문학관 입구 ©백진숙
  • 시인 윤동주의 영혼의 터 ©백진숙
  • 시인 윤동주 언덕에서 만난 <서시> ©백진숙
  • 윤동주문학관 입구 ©백진숙

청운동에서 만난 시인 윤동주의 발자취

시인 윤동주의 발자취를 더 느끼고 싶어 수성동 계곡을 지나 청운동으로 오니 조그마한 언덕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시인 윤동주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고요한 인왕산과 북악산 자락이 맞닿아 있는 곳에서 시인의 이름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시인 윤동주 언덕에 대한 설명 옆에는 시인의 영혼을 기리는 '표지석'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청명한 서정을 떠올리게 하는 시비(詩碑)에 적힌 시 <서시>를 찬찬히 읽다 보니 서울이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이 언덕에서 짧은 생에 비해 긴 여운을 갖게 하는 시인 윤동주의 마음을 온전히 이어지고 있는 듯했다. 특별히 시인을 기리는 이 언덕은 서울밤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윤동주 시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서시>를 함께 감상하며 서울을 특별하게 느껴보시길 추천한다.

언덕을 내려오면 바로 윤동주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시인 윤동주와 관련된 유품들을 보며 그 발자취를 기억하고 영상을 통해 시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제2전시실 외에는 촬영이 어려우니 꼭 현장에 직접 방문해 시인의 발자취를 느껴 보길 바란다.
현진건 집 터 ©백진숙
현진건 집 터 ©백진숙
  • 윤동주문학관에서 현진건 집 터로 향하는 부암동 길 ©백진숙
    윤동주문학관에서 현진건 집 터로 향하는 부암동 길 ©백진숙
  • 현진건 집 터 일대 ©백진숙
    현진건 집 터 일대 ©백진숙
  • 윤동주문학관에서 현진건 집 터로 향하는 부암동 길 ©백진숙
  • 현진건 집 터 일대 ©백진숙

민중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단편문학의 선구자, 현진건 집 터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로 알려진 작가 현진건의 집 터 역시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윤동주문학관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골목 안 깊숙한 곳에 집터가 위치해 있다. 당시 힘들었던 민중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그 탁월함을 인정받았던 현진건 작가가 지냈던 곳이다. 국어 교과서에서 1920년대 생활상을 소개하는 작품으로 많이 소개되어 익숙한 이름이기도 한데, 아주 소박해 보이는 공간이지만 그의 문학적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현재는 그 집터만 확인할 수 있지만 작가가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만남을 선물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골목길 안에서 만날 수 있었던 현대 작가들의 공간은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에서 여유를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여행객과 맛집이 가득한 큰 길에서 골목 하나만 들어가도 힘겨웠던 역사 속에서 꽃 피웠던 문학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상의 집부터 윤동주 하숙집 터, 시인 윤동주 언덕과 현진건 집 터까지 가는 길에 만날 수 있었던 한양도성 성곽길과 인왕산 산책로, 수성동 계곡 일대와 무무대 전망대, 초소책방까지 여러 서울 속 명소들을 만났던 기억은 종로 문학 기행에서 부수적으로 받은 선물과도 같았다.

종로에서 만나는 특별한 문학기행은 예전 교과서 속 작품과 작가들을 떠올리기에도 충분했다. 떠올리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잊혀졌던 그들의 작품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꺼내보고 싶어 절로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가까워지는 가을, 종로 문학기행을 통해 그 작가들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책을 꺼내보는 건 어떨까?

이상의 집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18
○ 운영일시 : 화요일 13:00~17:00, 수~일요일 10:00~17:00(12:00~13:00 휴게시간)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누리집

윤동주 하숙집 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57
○ 이용일시 : 연중무휴 상시개방
○ 관람료 : 무료
누리집

윤동주문학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13:00~14:00 휴게시간)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인스타그램

현진건 집 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325-2번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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