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문화센터 부럽지 않은 동네 문화센터 추천! (ft.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5.05.12. 13:17

수정일 2025.05.12. 18:00

조회 1,621

취향은 달라도 좋은 공간을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은 같다. ‘좋다’는 것의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일상을 다채롭게 할 새로운 자극을 주는 곳이면, 충분히 좋은 곳이다.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 즐길 수 있는 문화 기관이 많은 서울에서도, 거점형 생활문화공간 서울생활문화센터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 시민 모두의 문화 쉼터가 되어주고 있는 좋은 곳이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외관 ⓒ박지영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외관 ⓒ박지영

1931년 건축된 교회와 전통 한옥에서 즐기는 문화 놀이

서울에는 신도림, 서교, 체부, 낙원 네 곳에 서울생활문화센터가 있다. 서울 시민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적극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으로, 지역의 거점 공간이 되어 시민 문화생활을 독려한다.

코로나 이후부터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에서 몇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봤는데, 그 경험이 좋아 올해는 다른 서울생활문화센터에서도 참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를 찾았다. 실제로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에서 한 번씩 만나온 다른 참여자도 “지역구와는 멀지만 프로그램이 좋아 다른 지역구에 있는 서울생활문화센터 프로그램에도 종종 참여 한다”고 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는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앞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와 연결된 서촌의 오래된 골목길에 위치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와 몇 걸음 차이임에도 좁은 골목과 낮은 집들에 가려 눈에 잘 들어오진 않는다. 하지만 골목 안으로 몇 걸음만 옮기면 교회 지붕이 낮은 집들 위로 살짝 보인다.
평일에도 방문객이 많은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박지영
평일에도 방문객이 많은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박지영
골목 사이로 교회 첨탑이 살짝 보인다. ⓒ박지영
골목 사이로 교회 첨탑이 살짝 보인다. ⓒ박지영
보기만 해도 오래된 문화유산의 멋이 느껴지는 이곳은 원래 1931년에 건축된 체부동 성결교회이다. 현재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로 사용되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건축 초기 프랑스식 벽돌쌓기 방식과 증축 시 사용된 영국식 벽돌쌓기 방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이러한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엔 서울미래유산으로, 2017년엔 서울시 최초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되었다. 네 곳의 생활문화센터 중 역사 건축물을 거점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은 체부가 유일하다. 
골목을 벗어나면 보이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박지영
골목을 벗어나면 보이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박지영
약간의 개축을 거쳐 2018년 3월에 개관한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는 크게 '체부홀'과 '금오재' 두 공간으로 나뉜다. 최대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체부홀'에서는 생활예술오케스트라 등 생활문화 단체들의 연습 및 발표 공간 등으로 사용하고, '금오재'는 지역민들의 사랑방이자 자율형 마을 카페인 ‘마실’, 문화강좌, 세미나, 창작 등이 이뤄지는 ‘사랑’으로 나뉜다. 
체부홀 입구 ⓒ박지영
체부홀 입구 ⓒ박지영
금오재 입구 ⓒ박지영
금오재 입구 ⓒ박지영
내부문 하나로 연결된 교회와 한옥 건물 ⓒ박지영
내부문 하나로 연결된 교회와 한옥 건물 ⓒ박지영
출입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개의 공간이 연결되는 느낌이 꽤 괜찮은데다, 건축물만 둘러봐도 특별한 기분을 주는 곳이라 오가는 발걸음이 아쉽지 않다.

마을카페인 마실은 센터가 운영하는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진 누구나 와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옥에서의 조용한 휴식이 필요한 순간에 들르면 좋다. 이곳에선 믹스커피 및 녹차 500원, 원두커피 1,000원도 자율모금함에 지불한 후 마실 수 있으니, 가성비 좋게 차 한 잔도 하면서 쉬어가기 좋다. 모금액은 생활문화동아리를 위해 사용된다. 정규 및 비정기적으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공간 대관도 진행하니 프로그램 참여 및 대관은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누리집집이나 서울생활문화센터 인스타그램 등을 참고하면 된다.
운영 시간 내엔 자유롭게 관람 및 이용할 수 있는 금오재 공간 ⓒ박지영
운영 시간 내엔 자유롭게 관람 및 이용할 수 있는 금오재 공간 ⓒ박지영
금오재 휴게 공간 마실 ⓒ박지영
금오재 휴게 공간 마실 ⓒ박지영
금오재 마을카페 '마실'. 자율 모금함에 해당 금액을 넣은 후 이용하면 된다. ⓒ박지영
금오재 마을카페 '마실'. 자율 모금함에 해당 금액을 넣은 후 이용하면 된다. ⓒ박지영

콘 먹으며 체부씨-네마로 감성 충전!

올해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에선 다른 문화 기획 프로그램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을 테마로 체부씨-네마가 열릴 예정이다. 그중 봄을 주제로 한 체부씨-네마가 얼마 전 열렸고, 누리집 신청 및 예약 확인을 받은 후 당일 현장을 찾았다.

영화가 상영된 체부홀 현장에는 빈 백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영화를 볼 동안 즐길 팝콘 및 과자도 제공되었다. 단, 음료는 각자 지참이었기에 대부분 텀블러에 마실 음료를 담아왔다.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특별 티켓과 영화 속 장면이 담긴 엽서도 제작해서 나눠줬는데, 엽서는 영화를 본 후 소감이나 전하고 싶은 말 등을 적어 제출하면 원하는 주소지로 보내주는 용도였다.
영화 시작 전 체부홀 ⓒ박지영
영화 시작 전 체부홀 ⓒ박지영
현장에서 받은 팝콘, 엽서, 티켓, 과자 ⓒ박지영
현장에서 받은 팝콘, 엽서, 티켓, 과자 ⓒ박지영
당일에 상영된 영화는 체부씨-네마의 ‘봄’ 테마 선정작으로 2004년에 상영된 ‘꽃피는 봄이 오면’이었다. 윤여정, 최민식, 김강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으로, 이야기에 녹아든 봄의 정서와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넓은 공간에서 약 30여 명의 시민들이 각자 손에 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함께 보는 것도 이색적이었고, 같은 영화를 보며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살짝 들리는 것도 재밌어서, 앞으로 진행될 여름·가을·겨울의 체부씨-네마도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백에 누워 1열에서 영화를 즐겼다. ⓒ박지영
빈백에 누워 1열에서 영화를 즐겼다. ⓒ박지영
영화 시작 전엔 금오재 사랑에서 열리는 제1회 생활문화전시회 체부작업전 전시 <다시, 피어나>도 자율 관람했다. 6월 4일 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무료 자율 관람으로, 작품도 보고 재밌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센터가 쉬는 월요일에도 센터 벽면을 따라 조성된 윈도우 갤러리에 설치된 작품은 항시 볼 수 있다.
무료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무료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공간 곳곳에서 전시가 진행중이다. ⓒ박지영
공간 곳곳에서 전시가 진행중이다. ⓒ박지영
이 외에도 체부동 마을오케스트라, 원데이클래스 체부동 아틀리에, 체부 생활문화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한 해 동안 진행될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SNS를 팔로우 하거나 누리집 회원가입을 해두면 좋겠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 나길 3-2 (체부동 188)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3분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내 위치
○ 운영시간 : 화-일 10:00~22:00(마을카페 10:00~18: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휴관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누리집
서울생활문화센터 블로그
서울생활문화센터 인스타그램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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