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운현궁에서 듣는 흥선대원군 이야기…야간 문화생활 추천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5.07.08. 15:47

수정일 2025.07.08. 17:05

조회 3,709

매주 금요일 ‘문화로 야금야금(夜金)’…운현궁 특별 야간 프로그램 운영
장마가 끝났다. 치솟는 열기에 숨이 턱턱 막힌다. 주말 오후 여름밤 고궁문화 나들이, ‘문화로 야금야금’이 펼쳐지는 운현궁을 찾아 나섰다. 지하철 안국역 4번 출구로 나오자 운현궁의 기다란 돌담이 한눈에 들어왔다. 운현궁 마당에 들어서니 꽃담 옆에선 ‘가훈쓰기 캘리그라피’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관련 기사] 금요일 밤엔 '문화로 야금야금'…6월은 나라 사랑으로 뜻 깊게

매주 금요일 밤 열리는 '서울문화의 밤, 문화로 야금야금'

‘문화로 야금야금(夜金)’서울시 대표 야간 문화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시립 문화 시설 8곳을 저녁 9시까지 개방하고, 특별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7월 4일 금요일 밤, 7월 특별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참여 시설은 박물관 3개소(▴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미술관 1개소(▴서울시립미술관), 역사문화시설 3개소(▴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도서관 1개소(▴서울도서관)이다.

운현궁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이면, 중앙 마당 큰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운현궁 금요 야간 문화해설’을 진행한다.

어느덧 한낮의 뜨거웠던 열기는 물러서고 밤바람은 살랑살랑,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로 관람객들이 한두 명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궁궐지킴이’의 인사로 흥미진진한 조선 말기 역사를 배경으로 운현궁 해설이 시작되었다.

“여러분, 운현궁이 뭐 하는 곳인가요? 운현궁은 누구의 집이에요? 운현(雲峴)은 구름 언덕이라는 뜻이에요. 구름 언덕의 제일 큰 집, 운현궁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운현궁은 조선조 제26대 임금인 고종의 잠저(潛邸)이며,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살았던 집입니다.”

기다림의 상징이자 왕권 교육의 현장, 운현궁

운현궁은 조선조 제26대 임금인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았던,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이다. 흥선대원군은 어린 아들을 대신하여 정권을 잡아 이곳에서 10여 년간 정치를 했다.

우리궁궐지킴이의 안내에 따라 운현궁의 사랑채 노안당, 안채 노락당, 별채 이로당을 찬찬히 살펴봤다. 특별히 노락당에서 이로당까지 연결된 복도각이 개방되어 운현궁의 안으로 들어가 구석구석 살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의 역사 인물이 되어 복도를 따라 거닐며 잠시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 실내 창문을 통해 바라본 세상 밖 풍경은 바로 동양화 한 폭 같았다. 머릿속에서만 기억된 역사가 아니라 가슴속으로 깊이 스며든 시대를 거슬러 보는 시간이었다.

운현궁은 조선 왕조의 부침(浮沈)에 큰 영향을 끼친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이 왕(고종)에 오르기를 10여 년간 기다린 곳이다. 고종이 어린 나이 11세에 왕위에 오르자 그는 약 10년간 실제로 조선을 다스렸다. 자신의 아들이 왕에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 10년간 절제하고 인내하며 권력가들과 거리를 두었고, 고종에게 왕이 되면 행해야 할 여러 덕목에 대해 교육했다. 운현궁은 기다림의 상징이자 왕권 교육의 현장이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성립하지 않지만, ‘흥선대원군이 쇄국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면’, ‘고종이 더욱 유능하고 강력한 지도자였다면’ 하고 잠시 상상해 봤다. 역사 공부는 과거를 미화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 겪은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초를 얻는 계기라고 한다.

매 주말 운현궁에서는 문화 해설 외에도 ‘운현궁한옥콘서트’, ‘한궁체험’, ‘가훈쓰기 캘리그라피’, ‘브런치버스킹 쉬라궁’, ‘전통문화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무덥고 습한 장마 기간, 서울시가 준비한 ‘문화로 야금야금(夜金)’과 함께 서울 시내 문화 시설의 쾌적한 공간에서 금요일 밤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매주 금요일 밤 ‘서울문화의 밤, 문화로 야금야금’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운현궁 ©이봉덕
매주 금요일 밤 ‘서울문화의 밤, 문화로 야금야금’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운현궁 ©이봉덕
운현궁에서 서울시 대표 야간 문화 프로그램 ‘문화로 야금야금’이 열리고 있다. ©이봉덕
운현궁에서 서울시 대표 야간 문화 프로그램 ‘문화로 야금야금’이 열리고 있다. ©이봉덕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운현궁 금요 야간 문화해설’이 진행되고 있는 운현궁 ©이봉덕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운현궁 금요 야간 문화해설’이 진행되고 있는 운현궁 ©이봉덕
‘우리궁궐지킴이’의 인사로 흥미진진한 조선 말기 역사가 담긴 운현궁 해설이 시작되었다. ©이봉덕
‘우리궁궐지킴이’의 인사로 흥미진진한 조선 말기 역사가 담긴 운현궁 해설이 시작되었다. ©이봉덕
운현궁 정문 오른쪽에 있는 수직사는 경비와 관리 업무를 맡은 이들이 거처했던 곳이다. ©이봉덕
운현궁 정문 오른쪽에 있는 수직사는 경비와 관리 업무를 맡은 이들이 거처했던 곳이다. ©이봉덕
노안당 입구 서행각 앞에서 ‘운현궁 금요 야간 문화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이봉덕
노안당 입구 서행각 앞에서 ‘운현궁 금요 야간 문화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이봉덕
  • 운현궁 사랑채 노안당 입구에 자리한 노안당 서행각 후면 ©이봉덕
    운현궁 사랑채 노안당 입구에 자리한 노안당 서행각 후면 ©이봉덕
  • 노안당 서편에 자리한 서행각 정면 모습 ©이봉덕
    노안당 서편에 자리한 서행각 정면 모습 ©이봉덕
  • 노안당 서편에 자리한 서행각 내부 모습 ©이봉덕
    노안당 서편에 자리한 서행각 내부 모습 ©이봉덕
  • 운현궁 사랑채 노안당 입구에 자리한 노안당 서행각 후면 ©이봉덕
  • 노안당 서편에 자리한 서행각 정면 모습 ©이봉덕
  • 노안당 서편에 자리한 서행각 내부 모습 ©이봉덕
  •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의 주된 거처였다. ©이봉덕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의 주된 거처였다. ©이봉덕
  • 노안당은 노락당과 함께 1864년(고종 1년) 3월에 상량하고, 같은 해 완공했다. ©이봉덕
    노안당은 노락당과 함께 1864년(고종 1년) 3월에 상량하고, 같은 해 완공했다. ©이봉덕
  • 운현궁 사랑채로 쓰였던 노안당 내부 모습 ©이봉덕
    운현궁 사랑채로 쓰였던 노안당 내부 모습 ©이봉덕
  •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의 주된 거처였다. ©이봉덕
  • 노안당은 노락당과 함께 1864년(고종 1년) 3월에 상량하고, 같은 해 완공했다. ©이봉덕
  • 운현궁 사랑채로 쓰였던 노안당 내부 모습 ©이봉덕
운현궁 안채인 노락당 마당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토방마루에 앉아 휴식을 만끽하는 시민들 ©이봉덕
운현궁 안채인 노락당 마당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토방마루에 앉아 휴식을 만끽하는 시민들 ©이봉덕
  • 노락당은 가족들의 회갑이나 잔치 등 큰 행사 때 주로 이용했다. ©이봉덕
    노락당은 가족들의 회갑이나 잔치 등 큰 행사 때 주로 이용했다. ©이봉덕
  • 노락당과 노락당 북행각 들어가는 입구 풍경 ©이봉덕
    노락당과 노락당 북행각 들어가는 입구 풍경 ©이봉덕
  • 우측 노안당과 좌측으로 노락당 남행각의 모습 ©이봉덕
    우측 노안당과 좌측으로 노락당 남행각의 모습 ©이봉덕
  • 노락당은 가족들의 회갑이나 잔치 등 큰 행사 때 주로 이용했다. ©이봉덕
  • 노락당과 노락당 북행각 들어가는 입구 풍경 ©이봉덕
  • 우측 노안당과 좌측으로 노락당 남행각의 모습 ©이봉덕
운현궁 안채로 쓰인 이로당 앞마당 ©이봉덕
운현궁 안채로 쓰인 이로당 앞마당 ©이봉덕
  • 운현궁의 안채 이로당 전경 ©이봉덕
    운현궁의 안채 이로당 전경 ©이봉덕
  • 이로당은 노안당과 노락당보다 뒤늦은 1869년(고종 6년)에 지어졌다. ©이봉덕
    이로당은 노안당과 노락당보다 뒤늦은 1869년(고종 6년)에 지어졌다. ©이봉덕
  • 이로당의 ‘이로(二老)’는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민 씨를 뜻한다. ©이봉덕
    이로당의 ‘이로(二老)’는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민 씨를 뜻한다. ©이봉덕
  • 운현궁 앞마당에서 바라본 이로당 입구 풍경 ©이봉덕
    운현궁 앞마당에서 바라본 이로당 입구 풍경 ©이봉덕
  • 운현궁의 안채 이로당 전경 ©이봉덕
  • 이로당은 노안당과 노락당보다 뒤늦은 1869년(고종 6년)에 지어졌다. ©이봉덕
  • 이로당의 ‘이로(二老)’는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민 씨를 뜻한다. ©이봉덕
  • 운현궁 앞마당에서 바라본 이로당 입구 풍경 ©이봉덕
운현궁의 특징인 이로당과 노락당을 연결하는 복도각 모습 ©이봉덕
운현궁의 특징인 이로당과 노락당을 연결하는 복도각 모습 ©이봉덕
복도각 창문을 통해 주변 풍경을 담고 있는 관람객 ©이봉덕
복도각 창문을 통해 주변 풍경을 담고 있는 관람객 ©이봉덕
복도각을 통해 운현궁 안채 노락당 내부 모습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복도각을 통해 운현궁 안채 노락당 내부 모습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 유물전시관에는 운현궁과 흥선대원군 관련 유물이 전시됐다. ©이봉덕
    유물전시관에는 운현궁과 흥선대원군 관련 유물이 전시됐다. ©이봉덕
  • 운현궁의 모형, 왕과 왕비 예복, 생활 유물등이 전시되어 있는 유물전시관 ©이봉덕
    운현궁의 모형, 왕과 왕비 예복, 생활 유물등이 전시되어 있는 유물전시관 ©이봉덕
  • 유물전시관에서 운현궁의 가치와 조선 말기의 역사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봉덕
    유물전시관에서 운현궁의 가치와 조선 말기의 역사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봉덕
  • 운현궁 앞마당에서 바라본 유물전시관 건물 ©이봉덕
    운현궁 앞마당에서 바라본 유물전시관 건물 ©이봉덕
  • 기회전시실 옆 휴게 공간에서도 운현궁 역사를 시대별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기회전시실 옆 휴게 공간에서도 운현궁 역사를 시대별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 유물전시관에는 운현궁과 흥선대원군 관련 유물이 전시됐다. ©이봉덕
  • 운현궁의 모형, 왕과 왕비 예복, 생활 유물등이 전시되어 있는 유물전시관 ©이봉덕
  • 유물전시관에서 운현궁의 가치와 조선 말기의 역사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봉덕
  • 운현궁 앞마당에서 바라본 유물전시관 건물 ©이봉덕
  • 기회전시실 옆 휴게 공간에서도 운현궁 역사를 시대별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서울문화의 밤, ‘문화로 야금야금(夜金)’

○ 기간 : 4~12월 매주 금요일 21시까지 연장
○ 운영장소 : 시립 문화 시설(8개소)
※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도서관, 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문화포털 누리집

운현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64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에서 104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9:00
○ 휴무 :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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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이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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