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에게 '남부러운' 취업의 기회가 찾아오다!

시민기자 박서정

발행일 2025.06.30. 13:00

수정일 2025.08.28. 17:01

조회 1,242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 '남부권역 중장년 채용박람회 : 남부럽게 취업 2025' 현장 스케치
남부권역 서울 중장년 채용박람회 현장 ©박서정
누구에게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40대 이후에는 그 어려움이 더욱 커진다. 나이와 경력에 따라 기대하는 고용 조건이 달라지는데 이는 현실적인 고민들과 관련이 있다. 법정 정년과는 별개로 주된 일자리에서의 퇴직 시점은 갈수록 앞당겨지고 있고,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가족 돌봄 비용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장년층에게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보상과 지속가능성이 보장된 일자리가 절실하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 6월 10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는 많은 중장년 구직자들이 모여들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주관한 '남부권역 중장년 채용박람회: 남부럽게 취업 2025'가 열린 것이다.
남부권역 중장년 채용박람회 참여자가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박서정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 입구에 마련된 신청자 확인 데스크 ©박서정

일자리박람회와 채용설명회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

이번 박람회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기존 일자리 지원 방식의 장점을 조합해 새롭게 마련한 중간 규모 박람회다. 기존 일자리박람회는 대규모의 행사로 연 1회, 한 장소에서만 개최되어 서울 전역의 중장년층이 참여하기에는 시간적·물리적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권역별로 소규모로 진행되던 기업 채용설명회는 거주지 인근에서 참여할 수 있어 접근성은 높았지만, 한 개 기업의 정보만 듣고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박람회는 이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했다. 생활권 가까이에서 다양한 기업을 직접 만나고, 면접까지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새로운 시도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의 50플러스캠퍼스를 거점으로 채용박람회를 순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 [관련 기사] '중장년 채용박람회' 집 근처에 열린다…5개 권역별 개최

1층부터 4층까지, 구직 여정을 담은 공간 설계

행사 당일, 남부캠퍼스는 전 층이 하나의 구직 여정처럼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1층에서는 행사 등록과 함께 참여 기업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채용 게시판이 설치되었고, 개막식과 명사 특강이 진행되었다. 게시판 앞에서는 기업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며 지원 전략을 세우는 구직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는 꼭 취업으로 이어가겠다"는 듯한 표정과 태도에서 설렘과 의지가 묻어났다.
1층에 마련된 게시판에서 참여자들이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있다. ©박서정
1층에 마련된 구인기업 채용공고 게시판을 확인하는 시민들 ©박서정
2층은 실용적이면서도 심리적 지지 요소를 담은 공간이었다. 자기 이해와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취업 타로', '퍼스널 컬러 진단'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같은 층 강의실에서는 CV파트너스(콜센터 상담직), CJ텔레닉스(시설경비·보안대원) 등의 기업 채용설명회가 열려 구직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듣고 면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구로구삶터지역자활센터에서는 협력 바자회를 열어 행사장 전반에 활기를 더했다.

3층과 4층은 채용과 상담의 중심 공간이었다. 3층에는 면접은 없지만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채용정보관이, 4층에는 현장 면접을 운영하는 16개 기업 부스가 집중 배치되었다. 특히 4층에서는 모바일 대기 시스템을 도입해 구직자들이 줄을 서지 않고도 순서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기업과 직접 소통하며 확인하는 중장년 맞춤 일자리

2층 설명회장에서는 CV파트너스와 CJ텔레닉스의 채용설명회가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열린 CV파트너스 설명회에서는 LG헬로비전 자회사로서의 조직 특성과 함께 콜센터 정규직 상담사 채용 계획이 소개되었다. 회사 사정상 현장 면접은 미뤄졌지만 참석자 전원에게 서류 전형 자동 통과라는 혜택이 제공되었다(이틀 뒤 면접이 바로 진행되었음을 확인했다).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와, 상담 건수에 상관없이 기본급이 고정되는 구조라는 점도 안내되었으며, 구직자들은 안정적인 급여 체계에 대해 안심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CJ텔레닉스 설명회에서는 서울·인천 지역 시설경비·보안대원(3조 2교대) 채용 정보를 중심으로 근무 조건, 지원 요건, 복리후생 등이 소개되었고, 설명이 끝나고 즉시 현장 면접도 연계 진행되었다. Q&A 시간에는 정년 이후 고용 연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기업 측은 "60세 이후에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며 계속 근무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중장년 구직자들이 고용 안정성과 관련된 조건을 스스로 확인하고 넘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참여자들이 CV파트너스의 채용 설명을 듣고 있다. ©박서정
    CV파트너스 채용설명회 현장 ©박서정
  • 참여자가 채용설명회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서정
    CJ텔레닉스 채용설명회 접수대 ©박서정
  • 참여자들이 CV파트너스의 채용 설명을 듣고 있다. ©박서정
  • 참여자가 채용설명회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서정

준비하는 3층, 도전하는 4층

3층은 '채용정보관'으로 운영되어 실제 면접은 없었지만, 다양한 기업 및 유관 기관의 부스가 설치되어 구직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이력서 작성 요령, 채용 일정, 기관별 고용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며 마치 학습하듯 정보를 흡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한 상담을 넘어, 스스로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처럼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반면 4층은 박람회장 중 가장 활기찬 공간이었다. 16개 기업이 현장 면접을 운영하는 이곳은 면접 부스와 대기 공간이 구분되어 전체 동선이 정돈된 모습이었다. 모바일 대기 시스템을 통해 대기표를 신청하고, 순서에 따라 운영진의 안내를 받아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 적용되었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들을 위해 현장 스태프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이 신청한 기업의 면접 순서가 되면 구직자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면접장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었고, 면접을 마친 후에는 또 다른 면접을 위해 대기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하기도 했다.
  • 4층 채용관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박서정
    현장 면접을 기다리는 구직자들 ©박서정
  • 구직자가 태블릿으로 현장 면접을 접수하고 있다. ©박서정
    태블릿으로 현장 면접 접수 중인 구직자 ©박서정
  • 구직자들이 구직정보를 기업으로부터 구직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박서정
    3층 채용정보관 전경 ©박서정
  • 4층 채용관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박서정
  • 구직자가 태블릿으로 현장 면접을 접수하고 있다. ©박서정
  • 구직자들이 구직정보를 기업으로부터 구직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박서정

명사 특강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위로받는 마음

이번 박람회에서는 중장년 구직자들이 고용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명사 특강과 체험형 부대행사가 함께 운영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의 저자 이해원 박사는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노동 확산 속에서 50세 이후 생애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재훈 용접 명장은 숙련 기술직이 중장년에게 현실적인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사례 중심으로 전달했으며, 한 여성 구직자의 질문에 "여성도 섬세함을 살려 용접에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답해 현장의 주목을 받았다. 김현정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센터장은 노후 준비에 있어 증여보다 본인의 생활 안정이 우선이라며, 주택연금 등 제도 활용을 통한 재무 설계 전략을 소개했다.
  • 시민들이 명사 특강을 듣고 있다. ©박서정
    명사 특강을 듣는 시민들 ©박서정
  • 시민들이 중장년 취업 트렌드 특강을 듣고 있다. ©박서정
    중장년 취업 트렌드 특강 진행 현장 ©박서정
  • 시민들이 금용 재무 특강을 듣고 있다. ©박서정
    노후 준비 금융 재무 특강 진행 현장 ©박서정
  • 시민들이 명사 특강을 듣고 있다. ©박서정
  • 시민들이 중장년 취업 트렌드 특강을 듣고 있다. ©박서정
  • 시민들이 금용 재무 특강을 듣고 있다. ©박서정
2층에서는 '취업 타로', '퍼스널 컬러 진단', '인생네컷 포토부스' 등 체험형 부대행사도 열려 참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취업 타로는 가장 높은 관심을 끌었고, 짧은 상담 속에서도 많은 참가자들이 진로와 생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인생네컷' 포토부스에서는 분장 도구를 활용해 사진을 찍으며 참가자들이 취업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되찾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구로구삶터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한 협력 바자회는 행사 전반에 활기를 더했고, 참가자들 간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하는 열린 공간 역할도 했다.
  • 취업타로가 진행 중이다. ©박서정
    가장 인기가 많았던 취업타로 ©박서정
  • 참여자가 퍼스널 컬러 진단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박서정
    참여자가 퍼스널 컬러 진단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모습 ©박서정
  • 참여자들이 즉석 사진 부스에서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있다. ©박서정
    근심을 잊는 인생네컷 촬영 ©박서정
  • 시민들이 바자회에서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 ©박서정
    구로구삶터지역자활센터 협력 바자회 현장 ©박서정
  • 취업타로가 진행 중이다. ©박서정
  • 참여자가 퍼스널 컬러 진단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박서정
  • 참여자들이 즉석 사진 부스에서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있다. ©박서정
  • 시민들이 바자회에서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 ©박서정

5개 권역별 중장년 채용박람회, 생활권 중심 중장년 일자리 지원의 시작

이번 박람회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기획한 5개 권역별 중장년 채용박람회 중 첫 행사로, 향후 서울 전역을 생활권 중심으로 연결하는 중장년 맞춤형 채용지원 체계의 출발점이 되었다. 앞으로는 8월 20일 중부권역(마포구), 8월 26일 동부권역(광진구), 9월 9~10일 북부권역(노원구), 9월 18일 서부권역(은평구) 등에서 순차적으로 권역별 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오는 7월 1일부터 2일까지는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5'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릴 예정으로, 보다 대규모의 채용 기회와 정보가 제공될 전망이다. ☞ [관련 기사] 재취업 꿈 이루세요!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사전 신청

이번 '남부럽게 취업 2025' 박람회는 서울시가 중장년 일자리를 생활권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도였다. 6월 10일 박람회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앞으로 예정된 권역별 행사나 서울시 일자리박람회에 꼭 한번 참여해보길 권한다. 더 많은 중장년에게 실질적인 기회와 용기를 전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5 포스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5 포스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5

○ 일시 : 7월 1일~2일 10:00~17:00
○ 장소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아트홀 2관, 컨퍼런스홀
○ 주최 : 서울특별시
○ 주관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 후원 : 서울고용노동청, 서울지방중소벤터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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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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