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전령사 수국에 피크닉장, 석인상까지 즐겨요! '초안산 수국동산'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5.06.19. 13:19

수정일 2025.06.19. 13:19

조회 9,092

서울의 수국 명소가 된 초안산 수국동산 ⓒ김종성
서울의 수국 명소가 된 초안산 수국동산 ⓒ김종성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는 형형색색의 수국이 만개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초안산 수국동산’이 있다. 초안산 산행까지 겸할 수 있어 외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아오는 명소로, SNS 프로필 사진을 바꿀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면적 1만 5,890㎡ (약 4,800평) 규모에 약 1만 그루의 수국이 17종에 걸쳐 심어져 있어 다양한 수국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초안산 수국동산의 꽃잔치와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야간 조명은 7월 6일까지 진행된다.

휠체어도 오갈 수 있는 산책로에 평상과 벤치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꽃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머무르기 좋다. 이 수국동산은 본래 쓰레기와 불법 경작 등으로 훼손되었던 산림을 복원해 만든 생태공원이다.

대중교통 편은 지하철 1호선 창동역이나 녹천역, 지하철 4호선 수유역과 6호선 석계역 등에서 초안산 수국동산까지 가는 버스가 다닌다. 자가용은 초안산 수국동산 입구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수국꽃 ⓒ김종성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수국꽃 ⓒ김종성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수국동산 산책로 ⓒ김종성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수국동산 산책로 ⓒ김종성
자연은 6월 초여름의 문턱에서 가장 화려한 옷을 입는 것 같다. 이맘때 형형색색의 꽃을 터뜨리는 수국이 장관을 이루며 사람들의 눈길과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5월의 여왕이 장미라면 6월엔 단연 수국(水菊)이다. 이름처럼 물을 좋아해 비가 내려도 자리를 지키며 화려하게 여름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수국은 산성토에선 푸른색을 띄는데, 토양에 따라 보라색, 자주색, 옅은 자주색, 분홍색으로 변하는 신비한 식물이다. 오색찬란한 꽃이라는 찬사가 잘 어울린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수국 사이로 물레방아, 작은 폭포, 생태연못이 이어진다. 수국이 만든 숲의 길에서 만나는 둥글고 탐스러운 꽃송이는 이른 무더위를 한 걸음 밀어내는 듯한 상쾌함을 안겨준다. 수국 사이를 천천히 걷기만 해도 온몸에 수국의 향기가 스며드는 듯하다. 단순히 꾸며진 정원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한다. 산책로 곳곳에는 예쁜 포토존과 전망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즐기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외국인들도 찾아오는 수국동산 ⓒ김종성
외국인들도 찾아오는 수국동산 ⓒ김종성
수국동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 ⓒ김종성
수국동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 ⓒ김종성

밤에는 '빛의 숲'으로 변신!

수국은 한반도·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초여름 무렵 가지 끝에서 청보라색, 자색, 분홍색, 흰색, 빨간색의 꽃이 핀다. 하얀 수국은 놀이동산에서 만나는 달콤한 솜사탕 같다. 옹기종기 피어난 수국의 화려한 꽃잎은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가짜 꽃'으로 꽃받침이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수국의 진짜 꽃은 꽃잎 중앙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다니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유명한 싯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수국에도 해당하지 싶다.

밤에도 수국 꽃놀이는 계속된다. 나뭇가지 사이로 반딧불이가 깜빡이는 듯한 ‘레이저 조명’, 물결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웨이브 조명’, 난간을 따라 이어진 따뜻한 빛의 ‘라인바 조명’ 등이 자연과 어우러져 밤이 되면 환상적인 '빛의 숲'이 밤 10시까지 펼쳐진다. 여기에 사람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션 조명'과 연못 속 '수중 조명'까지 더해져 여름밤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수국동산 상부에 있는 숲속 힐링 피크닉장 ⓒ김종성
수국동산 상부에 있는 숲속 힐링 피크닉장 ⓒ김종성
숲속 힐링 피크닉장에 있는 황토 맨발 걷기길 ⓒ김종성
숲속 힐링 피크닉장에 있는 황토 맨발 걷기길 ⓒ김종성

숲속 힐링 피크닉장, 황토 맨발 걷기길도 있어요!

초안산 수국동산이 주는 즐거움과 휴식은 또 있다. 동산 위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왕벚나무 군락과 유휴 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숲속 힐링 피크닉장’이 나온다. 여러 그루의 장대한 고목나무 아래 넓은 평상과 벤치, 놀이터 등이 있는 편안한 쉼터는 도심 속 숲속 캠핑장에 온 듯하다. 그늘막이나 텐트는 설치할 수 없지만, 돗자리를 가져와 여유롭게 앉거나 누워서 쉬어갈 수 있다.

기온이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였으나, 아파트 2층 높이만큼 높게 자란 나무들이 드리운 그늘 덕분에 시민들은 도시락을 까먹으며 얘기를 나누거나 평상에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에 건강 트렌드로 주목받는 ‘황토 맨발 걷기길’이 둘레를 따라 조성돼 있고,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아이들을 위한 숲속 놀이터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한여름 날 최고의 무더위 쉼터이지 싶다.

노원구는 향후 초안산 수국동산을 더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소규모 음악회와 문화예술 공연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시민들에게 일상 속 힐링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니 기대가 크다.
표정과 외관이 다양한 비석골 공원 문인석 ⓒ김종성
표정과 외관이 다양한 비석골 공원 문인석 ⓒ김종성

국내 최초 조선시대 묘 석인상 전시공원, 비석골 근린공원

초안산 수국동산 곁에는 ‘비석골 근린공원’(노원구 월계로 45가길 57)이라는 이색적인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노원구 관내와 초안산에 방치되어 있던 문화유산으로서 가치 있는 석물(石物)들을 모아 전시해 놓았다. 국내 최초 조선시대 묘 석인상 전시공원이라고 한다. 고인의 무덤을 지키던 문인석, 상석, 망주석, 동자석 등 총 31기의 석인상이 전시되어 있다.

문인석이나 동자석의 외관이 조금씩 달라 흥미롭다. 명상을 하거나 엄숙한 표정 외에 미소를 띤 귀여운 얼굴도 있고 의복도 다양하다. 또한 1900년 초 석물들이 배치돼 있어 석공예 조각품의 시대적 특징을 엿볼 수 있다. 멀리서도 묘를 알아보는 역할을 하는 망주석(望柱石)은 묘 앞에 세우는 돌기둥을 뜻한다.
비석골 공원 동자상 ⓒ김종성
비석골 공원 동자상 ⓒ김종성
자그마한 키에 상투 튼 모습이 귀여운 동자석은 학문적 업적은 뛰어났으나 벼슬에 오르지 못한 이들이나 당하관 이하의 무덤에 서있는 석물이다. 능묘를 수호하는 문인석은 시대에 따라 모양과 크기, 형태가 달라졌다. 이곳엔 복두공복과 금관조복 차림의 문인석을 볼 수 있다. 복두는 조선시대 과거급제자가 흥패(붉은 색의 합격증서)를 받을 때 쓰던 관이고, 공복은 관원들이 조정에 나갈 때 입던 제복이다. 금관조복은 금으로 치장한 모자(금관)에 조례나 경사스러운 일에 입던 문무백관의 예복을 뜻한다.

비석골 근린공원에 방문하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초안산 아기소망길’이다. 조선시대 초안산 자락은 풍수가 좋아 무덤으로 쓰였으며 내시(또는 환관)들도 많이 묻혀 있다. 그들이 자식에 대한 소망이 컸을 것이라 보고 아기소망길을 만들게 되었다 한다. 비석골 공원에서 이어지는 초안산길을 따라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조선시대 내시들이 잠들어 있는 여러 무덤이 나온다. 내시 외에 양반, 중인, 궁녀의 무덤도 있다.

옛 봉분과 비석은 물론 무덤을 지키는 문인석, 동자상 등 수백여 기의 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문화재청에서는 2002년 이곳 일대를 ‘서울 초안산 분묘군’이라 이름 짓고 국가 사적 제440호로 지정하였다. 노원구는 비석골 근린공원을 시작으로 초안산 조선시대 분묘군 문화재보호구역을 정비해 향후 국내 최초의 석인상 야외 박물관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비석골 공원과 이어진 초안산길에서 만나는 내시 무덤 ⓒ김종성
비석골 공원과 이어진 초안산길에서 만나는 내시 무덤 ⓒ김종성

초안산 수국정원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월계로45가길 9(염광고등학교 뒤)
○ 야간경관 '빛의 숲' 
 - 운영시간 : 7월 6일까지, 22시까지 운영
 - 운영위치 : 노원구 월계동 산44 피크닉장 일대 

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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