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아리에서 썸머스타까지, 국산 수국의 아름다움에 매혹되다

시민기자 정향선

발행일 2025.05.20. 13:00

수정일 2025.05.20. 14:51

조회 1,554

꽃보다 아름다운 시간, 서울식물원에서 보내는 수국 속 하루

수국 한 송이에 담긴 여름의 시작, 서울식물원 ‘낭만수국전’에 다녀오다

여름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5월. 서울식물원의 온실 문을 여는 순간, 계절의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한가운데 여름으로 뛰어든 느낌이었다. ‘낭만수국전’이라는 이름 그대로, 온실 안은 다채로운 색감과 형태의 수국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안에서 부산한 현실을 잊고 꽃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수국이라 하면 흔히 떠오르는 건 어딘가 뭉툭한 보랏빛 덩어리.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만난 수국들은 그 편견을 산산이 깨트렸다. 진분홍빛의 ‘핑크아리’는 사랑스러웠고, 하얀 웨딩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화이트아리’는 고귀했으며, 연분홍 ‘썸머스타’는 정원의 주인공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각각의 이름에는 꽃의 특성과 정성이 묻어 있었다. 이 모든 품종이 국내에서 개발되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자부심마저 느껴졌다.

온실 한켠에 꾸며진 수국 포토존은 마치 꽃으로 짠 무대 세트 같았다. 꽃의 높낮이와 배치는 물론, 색상 대비까지 섬세하게 계산된 공간은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냈다. 수국들 사이로 한 발 디디면, 누구나 로맨틱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기분이었고, 셔터를 누를 때마다 여기가 서울인지, 어느 유럽 정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곳곳에 마련된 안내판은 관람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꽃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개발되었고,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까지 알 수 있었던 덕분에 ‘꽃 구경’이 아닌 ‘꽃 공부’의 시간이 되었다. 덕분에 식물문화센터 기프트샵에 들렀을 때, 어떤 수국을 집에 들이고 싶은지도 자연스레 떠올랐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마음은 꽉 찬 하루였다. 이 전시는 계절의 숨결과 감성을 자연스럽게 잇는 감각적인 다리처럼 느껴졌다. 수국이 전해준 건 눈부신 아름다움 그 이상이었다. 그 속에는 위로, 설렘, 그리고 잊고 있던 감정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다채로운 색을 입은 수국들 사이에서 감정의 팔레트도 함께 넓어지고, 마음 한켠이 선명하게 물들어갔다.

서울식물원이 앞으로도 계절마다 이렇게 특별한 전시를 계속 선보인다면, 나는 기꺼이 그 계절을 서울식물원에서 먼저 만나고 싶다. 이번 5월, ‘여름을 먼저 피운 꽃들’과 보낸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서 싱그럽게 남을 것이다.
'2025 낭만수국전'이 5월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식물원 전시온실에서 열린다.
'2025 낭만수국전'이 5월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식물원 전시온실에서 열린다.ⓒ정향선
2019년에 개원한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은 도심 속 녹지공원이라는 도시계획의 지혜를 반영한 공간이다.
2019년에 개원한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은 도심 속 녹지공원이라는 도시계획의 지혜를 반영한 공간이다.ⓒ정향선
서울식물원의 온실 문을 여는 순간, 계절의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한가운데 여름으로 뛰어든 느낌이었다.
서울식물원의 온실 문을 여는 순간, 계절의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한가운데 여름으로 뛰어든 느낌이었다. ⓒ정향선
'모닝스타' 수국은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순수 국산 품종이다.
'모닝스타' 수국은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순수 국산 품종이다.ⓒ정향선
'모닝스타' 수국은 분홍색은 물론 보라색과 파란색등 다양한 색감을 자랑한다.
'모닝스타' 수국은 분홍색은 물론 보라색과 파란색등 다양한 색감을 자랑한다.ⓒ정향선
진분홍빛의 ‘핑크아리’ 수국의 활짝핀 모습이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진분홍빛의 ‘핑크아리’ 수국의 활짝핀 모습이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았다.ⓒ정향선
 ‘핑크아리’ 수국은 핑크레이디 목수국이나 가든라이트 시리즈처럼 다양한 파생종을 가지고 있다.
‘핑크아리’ 수국은 핑크레이디 목수국이나 가든라이트 시리즈처럼 다양한 파생종을 가지고 있다.ⓒ정향선
‘낭만수국전’ 관람을 온 시민들은 아름다운 수국의 기억을 영상으로 남겼다.
‘낭만수국전’ 관람을 온 시민들은 아름다운 수국의 기억을 영상으로 남겼다.ⓒ정향선
'썸머스타' 수국은 5월에서 10월까지 꽃을 피우며, 풍성한 꽃이 특징인 품종이다.
'썸머스타' 수국은 5월에서 10월까지 꽃을 피우며, 풍성한 꽃이 특징인 품종이다.ⓒ정향선
'수국 선호도 조사' 에서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수국에 스티커를 붙이는 행사도 진행했다.
'수국 선호도 조사' 에서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수국에 스티커를 붙이는 행사도 진행했다.ⓒ정향선
'그린아리'는 국내에서 만든 신품종으로 큼지막한 홑꽃과 아름다운 꽃색이 특징이다.
'그린아리'는 국내에서 만든 신품종으로 큼지막한 홑꽃과 아름다운 꽃색이 특징이다.ⓒ정향선
 ‘화이트아리’ 수국이 하얀 웨딩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화이트아리’ 수국이 하얀 웨딩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정향선
 ‘화이트아리’ 수국도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만든 순수 국산 품종이다.
‘화이트아리’ 수국도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만든 순수 국산 품종이다.ⓒ정향선
셔터를 누를 때마다 여기가 서울인지, 어느 유럽 정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여기가 서울인지, 어느 유럽 정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정향선
그린아리, 화이트아리, 핑크유, 모닝스타, 핑크아리, 썸머스타 등 이날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였다.
그린아리, 화이트아리, 핑크유, 모닝스타, 핑크아리, 썸머스타 등 이날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였다.ⓒ정향선
  • '지중해 포토존'이 온실 한켠에 꾸며져 있어 마치 꽃으로 짠 무대 세트 같았다.
    '지중해 포토존'이 온실 한켠에 꾸며져 있어 마치 꽃으로 짠 무대 세트 같았다. ⓒ정향선
  • '지중해 포토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지중해 포토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정향선
  • '열대관 포토존' 도 설치되어 추억을 다양한 사진으로 남기는 기회였다.
    '열대관 포토존' 도 설치되어 추억을 다양한 사진으로 남기는 기회였다.ⓒ정향선
  • '열대관 포토존'에서는 다양한 포토존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
    '열대관 포토존'에서는 다양한 포토존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정향선
  • '지중해 포토존'이 온실 한켠에 꾸며져 있어 마치 꽃으로 짠 무대 세트 같았다.
  • '지중해 포토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열대관 포토존' 도 설치되어 추억을 다양한 사진으로 남기는 기회였다.
  • '열대관 포토존'에서는 다양한 포토존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
  • '열대관'에는 평소 보기 힘든 다양한 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열대관'에는 평소 보기 힘든 다양한 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다.ⓒ정향선
  • '오마멘타','다이자' 등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관람객들으 눈길을 끈다.
    '오마멘타','다이자' 등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관람객들으 눈길을 끈다.ⓒ정향선
  • '열대관'은 남미의 뜨거운 열정을 상징하는 화려한 꽃들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열대관'은 남미의 뜨거운 열정을 상징하는 화려한 꽃들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정향선
  • '열대관'에는 평소 보기 힘든 다양한 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다.
  • '오마멘타','다이자' 등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관람객들으 눈길을 끈다.
  • '열대관'은 남미의 뜨거운 열정을 상징하는 화려한 꽃들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서울식물원의 열린 숲, 호수원, 습지생태원은 상시 개방되어 있어 시민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식물원의 열린 숲, 호수원, 습지생태원은 상시 개방되어 있어 시민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정향선
서울식물원 호수 위에 조각배가 유유히 떠있다.
서울식물원 호수 위에 조각배가 유유히 떠있다.ⓒ정향선
서울식물원 외부에 설치된 '포토존'
서울식물원 외부에 설치된 '포토존' ⓒ정향선
잔잔한 수면 위에 꽃들과 풀들이 반사된 모습이 평화롭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잔잔한 수면 위에 꽃들과 풀들이 반사된 모습이 평화롭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정향선
  • '커뮤니티 쉼터'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다양한 식생과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적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커뮤니티 쉼터'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다양한 식생과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적 공간으로 설계되었다.ⓒ정향선
  •  '나를 미소짓게 하는 뜻밖의 정원'은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자연 친화적 설계를 강조한 정원이다.
    '나를 미소짓게 하는 뜻밖의 정원'은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자연 친화적 설계를 강조한 정원이다.ⓒ정향선
  • '커뮤니티 쉼터'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다양한 식생과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적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  '나를 미소짓게 하는 뜻밖의 정원'은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자연 친화적 설계를 강조한 정원이다.
서울식물원의 수국이 전해준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은 위로, 설렘의 감정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서울식물원의 수국이 전해준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은 위로, 설렘의 감정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정향선

서울식물원

○ 위치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30~18: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이용요금 : (만19~64세) 5,000원 / (만13~18세) 3,000원 / (만6~12세)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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