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내가 주인공?" 연극 제작부터 체험까지…연극 특화공간 오픈

발행일 2025.03.28. 13:00

수정일 2025.03.28. 14:21

성북구 연극창작센터 개관…4.26.까지 개관 페스티벌 진행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소식과 직접 관람한 공연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소개 ©김미정

지난 3월 20일, 서울 성북구에 ‘서울연극창작센터’가 문을 열었다. 올해 서울시에서 새롭게 개관하는 시립문화시설 4곳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이곳은 연극 제작의 초기 단계부터 공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연극 특화 창작 공간이다. 대학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극인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연극을 접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서울연극창작센터는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150석 규모의 1층 ‘서울씨어터 제로’와, 5층 202석 규모의 ‘서울씨어터 202’ 두 개의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2층 ‘연극인라운지’에서는 연극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리스테이지 서울 쇼룸’에서는 공연 의상과 소품을 통해 연극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3층과 4층에는 연극인들을 위한 연습실과 분장실을 포함한 창작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6층에는 공연 물품 공유 플랫폼인 ‘리스테이지 서울’이 있다. 특히, 센터 외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펼쳐지는 다양한 공간들도 연극 무대로 활용된다. 기존의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열린 공간에서 펼쳐지는 창작 공연과 실험적인 퍼포먼스들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울연극창작센터는 개관을 기념해 3월 20일부터 4월 26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기간 동안 5편의 연극을 비롯해 낭독회, 포럼, 프린지 공연, 워크숍, 공간 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지난 21일, 개관 기념 공연으로 선보인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를 관람했다. 이 작품은 1930년대 인기 여류작가 김말봉의 대표작 ‘고행’, ‘찔레꽃’, ‘화려한 지옥’을 연작 형식으로 각색한 연극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과 웃음을 담아낸 이 공연은 극단 ‘수수파보리’의 연기와 악단 ‘더튠(The Tune)’의 동요, 만요, 신민요, 가요가 어우러져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남성 중심 사회에서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낸 김말봉 작가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유의미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청이 익숙한 시대이지만,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예술인 연극은, 그 자체로 독특한 경험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객석과 무대가 하나 되는 생생한 순간들이 펼쳐졌다. ‘무한의 언어로 내일을 비추다’라는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의 슬로건처럼, 연극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을 시작으로 연극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창작과 감상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오는 5월에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9월에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은평, 11월에는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이 차례로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의 문화예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새로운 문화공간들이 어떤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할지 기대해 본다.

서울 성북구에 개관한 서울연극창작센터 ©김미정

202석 규모의 좌석을 갖춘 ‘서울씨어터 202’ ©김미정

공연 의상과 소품을 통해 연극 체험이 가능한 ‘리스테이지 서울 쇼룸’ ©김미정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 공연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커튼콜 ©김미정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 공연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무대 ©김미정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 공연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포스터 ©김미정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

○ 기간 : 2025. 3. 20.~4. 26.
○ 위치 : 서울연극창작센터(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8,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약 60m)
○ 프로그램 : 5편의 공연과 전시, 포럼, 워크숍, 프린지 공연, 공간 투어, 공간 탐방 등
○ 홈페이지 : 서울연극창작센터 누리집
○ 문의 : 02-758-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