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기술보다 중요한 것? '서울AI페스타'에서 답을 찾다

시민기자 김인수

발행일 2025.03.10. 13:00

수정일 2025.03.10. 16:24

조회 577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3월 8일과 9일 양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AI와 인간이 함께하는 축제 '서울 AI 페스타 2025'가 열렸다. 'AI가 내게 말을 걸었다'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AI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AI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직접 참여하며 그 변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 [관련 기사] 이번 주말, AI와 놀자! '서울 AI 페스타' 3월 8일~9일 DDP서 개최

'서울 AI 페스타'가 열리는 DDP 아트홀 1관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AI 기술의 다양한 얼굴들이 반겼다. 서울시의 AI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는 'AI 서울 인사이드', AI가 만들어갈 미래를 논의하는 'AI 오디세이', AI 기술 체험 공간들이 곳곳에 마련되었다.

사람들 사이로 유난히 눈길을 끄는 존재가 있었다. 키 2.4m의 거대한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이었다. 한눈에 봐도 우람하게 잘도 생겼구나 싶었다. 능숙한 유머와 퍼포먼스를 곁들여 관객과 소통하며 행사장 분위기를 단숨에 달궜다. 쇼맨십이 연예인 저리 가라였다. 넉살 좋게 사람들에게 빠른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와 팔을 뻗쳐 악수를 청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다. 타이탄은 2004년 영국 로봇 회사 '사이버슈타인'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로봇으로, 글로벌 스타들과 협업한 이력을 갖고 있다. 차가운 기계가 아닌, 인간과 감정을 공유하는 듯한 모습에 모두 탄성을 질렀다.

행사 2일 차인 9일 오전에는 뇌과학자이자 ‘궁금한뇌연구소’ 대표인 장동선 박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그는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일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 말에 청중들은 한층 집중했다.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AI 에이전트(AI Agent)'였다. AI는 이제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이력서 작성, 사업 기회 분석, 연구 논문 정리까지, 인간의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준으로 발전했다. 장 박사는 “대학 졸업 후에도 지속적인 학습이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했다”라며 AI가 교육과 노동 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말을 전했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스스로 질문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문제를 설정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AI가 정보를 생성하고 분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해도, '문제의 본질을 정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AI 시대에도 사람 간의 연결을 유지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2025 서울 AI 페스타’는 전시존마다 체험할 것들이 다양해 부지런히 움직여 입체적으로 즐겼다. ‘붐업’ 공연도 들썩이게 했다. 이어진 ‘2025 서울시민기자 미디어데이’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이 등장하여 아이돌 버금가는 환호를 받았다. 발대식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격려사, 시민기자 표창, 기자증 전달, 그리고 2025년 시민기자 선서식 순으로 이루어졌다. 그린 점퍼를 유니폼으로 입은 서울시민기자들은 서로 격려하며 2025년을 힘껏 취재하겠다고 야심만만하게 포부를 다졌다. 시민기자 발대식이 끝난 후 ‘서울 AI 페스타를 취재하라’는 미션이 주어져 시민기자들은 신속하게 AI 페스타 현장 소식을 취재하여 SNS에 올리며 축제의 열기를 알렸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의 발길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귀가하는 길, 장동선 박사가 던진 질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AI의사와 한국 의사 중에 누가 더 한국인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겠습니까?” 정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어진 설명은 더 인상적이었다. “AI는 백인 남성 의사가 흑인을 진료하는 데이터가 매우 많아서, 흑인 의사가 백인 어린아이를 치료하는 그림을 그려 보라는 주문에 적절한 답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기술이 학습하는 데이터의 편향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AI 시대,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은 AI의 지배를 받을 것인가,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주체가 될 것인가. 미래를 결정짓는 선택은 결국 인간인 '우리의 몫'이다.
'서울 AI 페스타' 입구 안내데스크 앞.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AI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인수
'서울 AI 페스타' 입구 안내데스크 앞.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AI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인수
  • '서울 AI 페스타' 게시판 앞을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이 지나가고 있다. ©김인수
    '서울 AI 페스타' 게시판 앞을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이 지나가고 있다. ©김인수
  • DDP 광장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김인수
    DDP 광장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김인수
  • '서울 AI 페스타' 게시판 앞을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이 지나가고 있다. ©김인수
  • DDP 광장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김인수
3월 9일에는 뇌과학자이자 ‘궁금한뇌연구소’ 대표인 장동선 박사의 강연이 있었다. ©김인수
3월 9일에는 뇌과학자이자 ‘궁금한뇌연구소’ 대표인 장동선 박사의 강연이 있었다. ©김인수
'서울 AI 페스타' 무대 모습 ©김인수
'서울 AI 페스타' 무대 모습 ©김인수
AI 관련 전문가 포럼과 강연 등이 이루어지는 오픈 광장인 'AI 오디세이'에서 장동선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인수
AI 관련 전문가 포럼과 강연 등이 이루어지는 오픈 광장인 'AI 오디세이'에서 장동선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인수
장동선 박사는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일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장동선 박사는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일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서울 시민기자 미디어데이 행사장에 나타난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과 환호하는 시민기자들 ©김인수
서울 시민기자 미디어데이 행사장에 나타난 휴머노이드 로봇 타이탄과 환호하는 시민기자들 ©김인수
AI와 오목을 두고 있는 아이들, 쉽게 이기지 못했다. ©김인수
AI와 오목을 두고 있는 아이들, 쉽게 이기지 못했다. ©김인수
키워드만 말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AI 아트워크 체험도 진행됐다. ©김인수
키워드만 말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AI 아트워크 체험도 진행됐다. ©김인수
AI 아트워크 존과 서울마이소울 숍 ©김인수
AI 아트워크 존과 서울마이소울 숍 ©김인수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서울 AI 페스타' 게시판 일부 ©김인수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서울 AI 페스타' 게시판 일부 ©김인수

시민기자 김인수

그 시절 그대로 기억은 소환되지 않는다. 그 순간을, 그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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