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교외선' 재개통! 열차 타고 송추계곡 가볼까?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5.02.18. 15:20

수정일 2025.02.18. 18:12

조회 9,519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86) 1월 운행 재개한 교외선 타고 서울 근교 나들이! 이용방법은?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운행을 다시 시작한 서울교외선의 열차 ©국토교통부
운행을 다시 시작한 서울교외선의 열차 ©국토교통부
지난번 <내 손안에 서울> 기사를 통해 '서울교외선 철도가 2024년 말 재개통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실제로는 약간 지연되어 올해 1월 11일부터 서울교외선 철도가 운행을 시작했다. 2004년 운행을 중단한 지 21년 만이다. ☞ [관련 기사] 반갑다! 2024년 서울 주변에 새로 개통하는 철도 3개 노선

서울교외선(이하 교외선)서울 서북쪽 고양시 능곡역과 동북쪽 의정부시 의정부역을 연결하는 31.8km의 철도다. 교외선의 가장 큰 특징은 노선의 방향이다. 서울 주변의 철도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으로 뻗어나가는 방사(放射)형 노선인데 비해, 서울교외선은 서울을 중심에 두고 외곽과 외곽을 연결하는 순환(循環)형 노선이다.
교외선 운행재개 노선도 ©경기도
교외선 운행재개 노선도 ©경기도
이 같은 노선의 특징으로 인하여 과거 교외선은 쓰임새가 많았다. 우선 경의선과 경원선·중앙선을, 서울을 거치지 않고 연결하는 우회 노선의 역할을 했다. 서울 북서부(북한, 파주시, 고양시)에서 중앙선(강원도 방면)으로 화물열차를 운행하려면 서울 한복판인 서울역과 용산역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여객열차 운행하기에도 부족한 도심철도 선로 용량을 화물열차에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또한 수도(首都) 중심을 지나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특수한 화물들도 있다. 이럴 때 교외선은 서울을 지나지 않는 우회 경로로 쓸모가 많다. 아울러 서울 외곽 북부에는 산지가 많고 그에 따라 군부대들도 많다. 그런데 교외선에는 군부대로 연결되는 인입선들이 많아서 군용 화물의 수송이 가능했다.

그리고 일반 여객 입장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수도권 북부에 있던 많은 관광지를 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영, 장흥, 송추 같은 곳들이다. 실제로 서울은 강북이 먼저 개발되었기 때문에 사람들도 한강 북쪽에 많이 살고 있었고, 관광지도 북쪽에 많았다.
과거와 현재의 교외선 객실 내부 비교 ©한국정책방송원, 경기도
과거와 현재의 교외선 객실 내부 비교 ©한국정책방송원, 경기도
하지만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고, 수도권이 남쪽으로 크게 확장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북쪽에 있는 관광지들은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교외선의 승객수도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에 맞추어 열차운행 횟수도 줄었고, 이는 다시 열차 이용의 불편을 가져와 승객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결국 줄어드는 승객을 견디지 못하고 2004년 교외선은 운행을 중단했다.

그런데 경의선이나 경원선 등 서울 북쪽 방면 철도들이 차례로 복선전철화되어 수도권 전철에 편입되자, 자연스럽게 교외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철도를 그냥 방치하기는 아깝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외선이 지나가는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교외선 재운행이 추진되었고, 오랫동안 방치된 선로와 시설의 개량 공사를 거쳐 드디어 지난 달 교외선이 재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이제 처음인 만큼 아직은 하루 상하행 합계 8회로 소규모로만 운행하고 있다. 앞으로 전성기 시절처럼 운행횟수가 다시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한편 과거에 운행되던 교외선과 현재의 교외선은 그 운행방식이 좀 다르다. 이를 표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과거와 현재의 교외선 운행방식 비교

구분 과거 운행중단 시점 현재
운행방식 순환운행 왕복운행 왕복운행
운행구간 서울-능곡-의정부-서울 서울-능곡-의정부 대곡-의정부
운행거리 82.6km 47.0km 30.5km
소요시간 2시간 10분 1시간 29분 50분
차량등급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호
차량형태 디젤동차 디젤동차 디젤기관차+객차
운행시기 1963.8.20.~ ~2004.3.31. 2025.1.11.~현재
과거에 비해 현재 교외선 운행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시에서 바로 탈 수가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통초기에는 방사형 노선인 경의선, 경원선과 순환형 노선인 교외선을 연결하여 순환운행 했었다. 마치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이 반시계방향과 시계방향으로 운행하는 것처럼 당시 교외선도 서울에서 능곡을 먼저 가는 시계방향 열차(서회선(西廻線))와 서울에서 의정부를 먼저 가는 반시계방향 열차(동회선(東廻線))가 있었다고 한다.
과거 교외선 순환열차 노선도 ©한국정책방송원
과거 교외선 순환열차 노선도 ©한국정책방송원
그런데 경원선(용산-의정부-연천-신탄리-원산) 노선이 전철화되어 차츰 수도권전철에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교외선의 순환운행도 중지되고 만다. 이미 전철이 운행되고 있는 구간에 디젤열차를 중복해서 운행시키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디젤열차의 매연과 소음이 싫어서 전철화를 하여 전동차를 운행시키고 있는데 여전히 디젤열차가 운행된다면 주변에 좋아할 사람들이 없다. 전철과 디젤열차가 이중으로 운행되면 수송력이 낭비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1호선 전철이 성북(현 광운대), 창동, 의정부로 차츰 연장됨에 따라 교외선도 그만큼 운행구간이 짧아졌으며, 결국 운행중단 시점인 2004년에는 서울-능곡-의정부 구간만 왕복운행했다. 그래도 이때는 서울시 내부인 서울역에서 교외선을 탈 수 있기는 했다.
의정부역 교외선 승강장 ©한우진
의정부역 교외선 승강장 ©한우진
하지만 지난 1월 11일 개통된 새로운 교외선은 시점과 종점이 서울 바깥으로 나가버려서 서울시 안에서 바로 탈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 서울시민이 교외선을 타려면 대곡역이나 의정부역까지 가야 한다.

참고로 경의선과 교외선의 선로가 갈라지는 역은 능곡역인데, 두 선로는 한동안 나란히 달리다가 대곡역부터 지리적으로 실제로 갈라진다. 대곡역 3층에 있는 3호선 승강장 길이는 200m인데, 대곡역 1층의 서쪽 끝에 경의선 승강장이, 동쪽 끝에 교외선 승강장이 있다.
대곡역 교외선 승강장 ©한우진
대곡역 교외선 승강장 ©한우진
어쨌든 서울시민 입장에서는 교외선을 타는 것이 과거보다는 번거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일단 직선거리로 볼 때 서울역 기준에서 가까운 역은 고양시의 대곡역이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과거에 비해 서울에서 대곡역을 가는 전철 노선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주말 시각표 기준으로 서울에서 대곡역으로 교외선을 타러가는 방법(하루 편도 4회 운행 중)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교외선 연계 노선 목록

연계 노선 연계 열차 운행시각 교외선(주말)
대곡역 출발시각
교외선(주말)
의정부역 도착시각
3호선 대곡역까지 시간당 5~6회 수시 운행
(종로3가-대곡 37분 소요)
공통 공통
GTX-A선 대곡역까지 시간당 6회 수시 운행
(서울역-대곡 12분 소요)
공통 공통
경의중앙선 용산 8:54 – 대곡 9:27 9:43 10:33
경의중앙선 용산 13:57 – 대곡 14:30 14:40 15:30
경의선
경의중앙선
서울 16:16 – 대곡 16:45
용산 16:19 – 대곡 16:52
17:03 17:53
경의선
경의중앙선
서울 17:38 – 대곡 18:07
용산 17:29 – 대곡 18:02
18:19 19:09
대곡역에서 교외선을 타고 의정부역에 도착하면 1호선 전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 된다. 주말에 의정부에서 서울 방면 열차는 1시간에 6회 꼴로 수시 운행 중이다. 아울러 창동역에서 서울지하철 4호선으로 갈아타면 서울역까지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 물론 서울 동북부에 사는 사람들은 교외선을 타러 의정부역에 먼저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교외선 주변의 관광지 목록©국토교통부
교외선 주변의 관광지 목록 ©국토교통부
과거 교외선 주변에는 관광지가 많았다. 필자도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송추 계곡에 교외선을 타고 놀러간 기억이 선하다. 한편 교외선은 운행 중단 이후에도 그 운치 있는 모습으로 인해 간간히 미디어의 주목을 받아왔는데, 월드스타인 BTS가 일영역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이 대표적이다.

비록 과거와 달리 서울에서 바로 탈 수 없게 된 것은 아쉽지만, 올해부터 서울역에서 GTX-A라는 빠른 철도를 이용하여 교외선 시발(始發)역인 대곡역에 갈 수 있게 되어 과거보다 소요시간은 더 줄었다. 앞으로 서울교외선이 과거 서울시 대표 관광철도라는 명성을 되찾고,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문화 철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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