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청량리역에서도 부산행 KTX 탄다! 중앙선 KTX 전 구간 개통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12.24. 15:55

수정일 2024.12.24. 18:58

조회 390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82) 서울 청량리역~ 부산 부전역 잇는 중앙선 KTX 개통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서울역 모습 ©서울시
서울역 모습 ©서울시
서울역은 서울의 대표 철도역이다. 수많은 열차들이 서울역에서 시발(始發)한다. 한편 남서쪽에 있는 영등포역은 서울역을 보조하는 역이다. 경부선이 서울역에서 남서쪽으로 향하다 보니, 영등포구나 구로구, 더 나아가 부천과 인천의 주민들이 서울역까지 왔다가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시간과 금전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04년 고속철도가 개통하면서 열차 운행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당국에서는 용산역을 새 단장 한 후, 서울역은 경부선, 용산역은 호남/전라선 열차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서울역과 용산역은 전철 두 정거장 거리로 그렇게 멀지는 않다.

이렇게 방면별로 출발역을 따로 쓰는 사례는 서초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볼 수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서울-용산역과 달리 바로 옆에 있기는 하지만, 서측의 센트럴시티(호남 방면)와 동측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 영동 방면)로 건물이 나누어져 있다.
청량리역 모습 ©코레일
청량리역 모습 ©코레일
그런데 서울의 철도역은 청량리역도 있다. 동대문구에 있는 청량리역은 강원도 방면 열차의 시발역이다. 즉 버스에 비교하면 동서울터미널과 비슷하다. 이렇게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 노선의 터미널을 그쪽 방향에 설치하는 것은 교통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원칙은 교통정체에 영향을 많이 받는 버스에 많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서울 동쪽으로 가는 노선을 서쪽 터미널에서 출발시키면, 차량이 서쪽에서 동쪽까지 서울을 관통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시간낭비가 너무 심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철도는 도심을 빠르게 관통할 수 있기 때문에 승객 편의를 위해서 먼 곳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는 고속열차는 상당수가 청량리역이 아닌 서울역에서 시발한다.
지금의 청량리 민자역사 개통 이전의 청량리역 모습 ©동대문구청
지금의 청량리 민자역사 개통 이전의 청량리역 모습 ©동대문구청

청량리역 이야기…처음 지어진 1911년부터 지하철도 다니는 현재까지

청량리역은 1911년에 처음 지어졌다. 이때는 용산에서 북한의 원산 방면으로 가는 경원선의 중간역이었다. 그러다가 1939년에 중앙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중앙선의 시종착역이 되었다. 특히 1971년부터는 제기동역 앞에 있던 경춘선 성동역이 없어지면서 경춘선 시종착역 역할까지 맡았다. ☞ [관련 기사] 흑백사진으로만 남은 서울의 옛 철도역

과거 청량리역은 낮은 층수의 철도 전용 건물이었으나 2010년에 백화점과 통합된 민자역사가 지어지면서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청량리역에 들어오는 전철 노선도 늘어났는데, 1978년 경원선 전철, 2005년 중앙선 전철, 2014년 경의중앙선, 2016년 경춘선이 들어왔고, 2018년부터는 운행횟수가 적기는 하지만 분당선 전철까지 연장되어 운행되고 있다. ☞ [관련 기사] 분당선, 청량리까지 환승없이 한번에 간다!

과거 청량리역 주변은 사창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없어진 지 오래이며 재개발이 시행되어 고층 건물이 들어왔다. 이밖에도 청량리역 주변은 다수의 개발 계획이 잡혀 있으며, 철도노선도 GTX-B선, C선, 면목선 경전철 등이 추가로 들어올 계획이라, 향후 서울의 핵심 거점이 될 예정이다. ☞ [관련 기사] '청량리~신내' 잇는 면목선 경전철, 드디어 예타 통과!
직선의 복선전철로 개량된 중앙선 철도 ©국가철도공단
직선의 복선전철로 개량된 중앙선 철도 ©국가철도공단

중앙선, 화물열차 중심에서 '청량리~부산(부전)' 잇는 여객열차까지!

이렇듯 서울역이 경부선 시발역으로 충청도, 경상도 방면 열차를 담당한다면, 청량리역은 중앙선 시발역으로 강원도 방면 열차를 맡고 있다. 서울 최초의 지하철인 1호선이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지하로 우선 연결한 걸 생각해 보면 청량리역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다만 그동안 경부선에 비해 중앙선에 대한 관심이 적었는데, 이는 철도 개량 사업이 늦었기 때문이다. 철도의 개량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철도개량의 종류
철도 개량의 종류 내용
직선화 구불구불한 선로를 직선으로 바꿈, 역 이전 포함
복선화 1개 선로를 2개 선로로 늘려 역에서 비껴가지(교행) 않고도 운행할 수 있게 함
전철화 전기기관차나 전기동차가 달릴 수 있도록 전기동력설비를 설치함
경부선은 1945년에 일찌감치 복선화되었으나, 중앙선은 오랫동안 단선으로 남아 있었다. 강원도에 산이 많다 보니 산골짜기를 지나가느라 곡선도 많았다. 중앙선은 오랫동안 구불구불한 단선 철도의 대명사였다.

대신 경부선이 2006년에서야 전 구간이 전철화된 것에 비해, 중앙선은 1973년 제천, 1988년 영주까지 꽤 빠르게 전철화가 시행되었다. 그 이유는 전기기관차가 힘이 세기 때문에 화물열차를 끌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강원도 지역은 석탄이나 석회석 등의 화물 수요가 많았기에 화물열차 운행이 많았다. 이렇듯 경부선은 여객 중심, 중앙선은 화물 중심으로 발달해왔기에 중앙선 여객열차는 경쟁력이 낮았다.
중앙선 전철(청량리-덕소) 개통식 ©한국정책방송원
중앙선 전철(청량리-덕소) 개통식 ©한국정책방송원
하지만 중앙선도 차츰 개량이 되어 왔다. 기존의 굴곡 단선 노선을 직선의 복선 노선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었다. 이러한 개량을 거쳐 일단 중앙선에도 1호선 전철 같은 전동열차가 운행(덕소 2005년, 용문 2009년, 지평 2017년)되기 시작했다. 또한 남쪽 방향으로 계속 직선화와 복선화가 이어졌는데,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강릉행 경강선 철도가 원주에서 갈라지기 때문에 원주까지 개량이 시급했기 때문이었다.
개량된 중앙선 철도 노선도 ©국토교통부
개량된 중앙선 철도 노선도 ©국토교통부
이후에도 남쪽으로 개량이 계속되었고, 2021년 제천, 2022년 안동에 이어, 드디어 지난 12월 20일에는 영천까지 전 구간이 복선전철화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이미 복선전철화되어 있던 '영천-경주-태화강-부전'의 중앙선+동해선 철도와 연결하여 청량리에서 부산시까지 전 구간이 복선전철로 연결된 것이다. 경부선과 중앙선을 표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경부선과 중앙선 선로 비교
노선 운행속도 분류 운행차량
경부고속선 300km/h 이상 고속선 KTX, KTX-산천, KTX-청룡
중앙선 200~300km/h 준고속선 KTX-이음
경부선 200km/h 이하 일반선 ITX-마음,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즉 중앙선은 경부고속철도 같은 고속철도까지는 아니지만, 기존 경부선보다는 더 빠른 철도인 것이다. 중앙선에 달리는 KTX-이음도 최대 260km/h까지 낼 수 있는 준고속 차량이다.
중앙선에서 달리는 KTX-이음 준고속열차 ©국가철도공단
중앙선에서 달리는 KTX-이음 준고속열차 ©국가철도공단

청량리역에 새로 생긴 부산행 열차

이번 개통이 서울시 입장에서 주목되는 점은, 청량리역에서 부산까지 가는 준고속열차가 새로 생겼다는 점이다. 과거 중앙선은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여객열차는 수요가 있는 안동역까지만 주로 운행했고, 그 이남으로는 잘 내려가지 않았다. 물론 청량리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도 있긴 했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서 전 구간을 이용하는 용도로는 이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앙선이 경부고속철도보다는 느리긴 하지만, 부산을 가는 데 이용할 만한 수준이 된 것이다.

경부고속선과 중앙선 열차 비교
구분 경부고속선 중앙선
시발역 서울역 청량리역
주요 경유역 천안아산, 오송, 대전, 김천구미,
동대구, 경주, 울산
원주, 제천, 영주, 안동, 경주, 태화강
종착역 부산역 부전역
소요시간 약 2시간 40분 약 4시간(내년 말 3시간 40분)
운임 59,800원 49,800원
운행횟수
(평일 편도)
44회(수원, 구포 우회 노선 제외) 3회(내년 말 9회)
이번에 운행을 시작한 청량리발 부산행 준고속열차의 장점은 울산과 부산의 정차역이다. 경부고속선은 울산시에서 울산역, 부산시에서 부산역에 정차한다. 그런데 울산역은 서쪽 외곽인 울주군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심까지 가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서울역과 상황이 다르다. 부산시의 부산역도 꽤 남쪽으로 치우쳐 있다.

하지만 청량리발 중앙선 열차는 울산시에서는 태화강역에 정차하며, 부산시 종점은 부전역이다. 태화강역은 울산 남구청에 가까운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부전역도 부산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이자 도심 번화가인 서면 근처에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태화강역과 부전역이 동해선 광역전철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동해선 광역전철은 수도권의 1호선처럼 지상에서 달리는 전철이다. 
중앙선 태화강역. 경부고속선 울산역보다 도심에 훨씬 가깝다. ©국가철도공단
중앙선 태화강역. 경부고속선 울산역보다 도심에 훨씬 가깝다. ©국가철도공단
즉 새로 운행되는 청량리발 부전행 열차는 운행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울산과 부산에서는 도심지에 가까워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본인의 목적지가 울산과 부산 사이에 있다면 장점이 더 부각된다. 즉 열차 운행시간만 보면 중앙선이 1시간 20분 더 걸리는 것 같지만, 최종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이 열차의 아쉬운 점은 운행횟수가 하루 세 번으로 적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년에 운행 횟수가 더 늘어난다고 하며, 특히 안동-영천 구간의 신호 개량을 통해 소요시간도 더 줄어든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결론적으로 그동안 화물열차 위주의 운행으로 인해 여객열차가 적고 짧게 운행되던 중앙선이 본격적으로 개량 완료되면서, 경부선의 대체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민 입장에서도 부산을 가는 열차는 서울역에서만 탄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알아봐도 좋을 것이다.
청량리역 울산·부산행 준고속 열차 시각표
열차번호 703 709 713 열차번호 706 710 716
청량리 06:26 14:40 18:54 부전 06:53 11:09 19:28
상봉 06:32 통과 19:00 태화강 07:36 11:52 20:11
경주 09:21 17:32 21:51 경주 07:59 12:15 20:33
태화강 09:41 17:53 22:12 상봉 통과 15:08 통과
부전 10:24 18:36 22:55 청량리 10:51 15:14 23:24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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