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신내' 잇는 면목선 경전철, 드디어 예타 통과!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6.11. 17:07

수정일 2024.06.11. 17:31

조회 5,079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68) 면목선, 동대문구·중랑구 교통편의 개선 기대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면목선 노선도 ©서울시
면목선 노선도 ©서울시

지난 5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도시철도 면목선 경전철(청량리역-신내역, 9.147km, 12개역, 전 구간 지하)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다. 예비타당성조사, 보통 줄여서 '예타'라고 부르는 이 제도는 중앙정부인 기획재정부에서 국비를 지원하기에 앞서서 그 사업이 정말 타당성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제도이다. ☞ [관련 기사] 예비타당성조사 앞둔 경전철 4개 노선에 거는 기대

통과 힘들었던 예비타당성조사

예타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비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도시철도 사업은 워낙 사업비(1km 건설에 1000억 원 이상)가 많이 들기 때문에, 국비 지원 없이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예타를 통과했다는 것은 해당 사업 추진의 가장 어려운 첫 관문을 넘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면목선의 예타 통과는, 서울에 대해 불리하게 되어 있는 제도 속에서 얻어낸 결과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사업 추진에 따라 발생하는 '편익(Benefit)'과 사업 추진 시 들어가는 '비용(Cost)'을 평가하여 경제적 타당성을 결정한다. 이를 'B/C비'라고 한다. B/C값이 '1'을 넘어야 들인 돈보다 이익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해도 된다는 것이다.
도시철도의 건설절차 ©국토교통부
도시철도의 건설절차 ©국토교통부

그런데 서울에서 추진되는 도시철도 사업들은 고밀도 도시라는 특성상 사업비가 다른 곳보다 더 많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편익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B/C값이 제대로 나오지를 않고 있다. 특히 서울은 크게 보면 고도로 발달한 도시이지만, 개별 지역적으로는 낙후된 곳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에 대해 지역균형발전 가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평가를 할 때 서울 전체를 뭉뚱그려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작년 11월 ‘서울 철도망, 왜 예타 통과가 어려운가?’라는 제목으로 서울시와 구청장, 시민들이 함께 참가하는 대토론회를 열고 현행 예타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얻어낸 면목선 예타 통과인 만큼 매우 값진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관련 기사] 서울시,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 7일 개최
3기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
3기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

면목선의 유래

그럼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면목선은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이를 위해서는 상당히 과거로 돌아가 보아야 한다.

올해로부터 50년 전인 1974년 8월 15일에 서울에 첫 지하철이 개통되었다.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이었다. 이후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대비하여 지하철 2, 3, 4호선이 속속 개통되었다. 이 같은 1~4호선을 1기 지하철이라고 한다. 한편 1기 지하철 이후로 2기 지하철(5~8호선) 건설이 시작되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당시 3기 지하철 계획을 미리 준비했었다는 것이다.

당시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 역간의 긴 환승거리가 상당한 문제가 되었는데, 1기 지하철 건설 당시 2기 지하철을 미리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환승거리가 길어진 역이 4-6호선 삼각지역이나 2-6호선 신당역 등이다.

그래서 2기 지하철 건설 당시에는 이미 3기 지하철 노선을 계획해 놓고, 향후 환승역이 될 곳은 미리 준비까지 했었다. 대표적인 곳이 여의도역인데 지하 4층에 5호선 승강장을 건설하면서 지하 2층에 9호선 승강장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이 때문에 지금 5-9호선 여의도역은 매우 간편하게 환승을 할 수 있다.
여의도역 구조도. 5호선 건설 당시, 9호선 승강장이 이미 지어져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여의도역 구조도. 5호선 건설 당시, 9호선 승강장이 이미 지어져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하지만 1997년 IMF사태가 터지면서 미리 계획했던 3기 지하철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일단 급한 대로 9호선과 3호선 연장선만 추진하고 10호선과 11호선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특히 수도권 발달로 인해 광역교통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여 이들 구간은 서울지하철이 아닌 수도권 광역전철로 짓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여 10호선이 바뀐 것신안산선, 11호선이 바뀐 것신분당선이다. 신안산선은 현재 한창 공사 중(안산시-여의도 구간, 서울역까지는 추후 추진)이고, 신분당선은 신사역까지가 개통(용산역까지 연장 예정)된 상태다.
☞ [관련 기사] 신안산선 착공, 서울 서남부 교통 이렇게 편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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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서울 3기 지하철 10, 11호선을 수도권 광역전철 신안산선, 신분당선으로 바꿀 때 전 구간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광역전철 특성상 서울과 경기도 연결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고, 서울시 안쪽 깊숙한 구간은 어쩔 수 없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해당 구간은 나중에 서울시가 경전철로 추진하기로 했는데, 그것이 바로 목동선면목선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면목선은 원래 서울 3기지하철 10호선 구간이었지만, IMF사태로 인하여 10호선이 신안산선으로 바뀌면서 별도로 추진하게 된 남은 구간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과거 10호선의 서울 도심 구간(서울역-청량리)은 신안산선에도 포함되지 못했으며 현재 GTX-B선으로 대체되어 추진되고 있다.
면목선 노선도 ©중랑구청
면목선 노선도 ©중랑구청

면목선 노선의 변경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당초 10호선과 현행 면목선의 차이이다. 이를 표로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10호선과 면목선 비교
10호선 면목선
차량 형식 중전철(重電鐵) 경전철(輕電鐵)
노선 방향 청량리에서 그대로 동쪽으로 향함 중랑구 진입후 ↗방향으로 진행
7호선 환승역 사가정역 면목역
차량기지 위치 구리시 아천IC 부근 6호선 신내차량기지 남쪽 유보지

과거 계획했던 10호선은 중랑구 남쪽에서 동서로 관통하여 바로 시외로 빠져 나갔지만, 현 면목선은 중랑구를 북동 방향 대각선으로 관통하며 더 넓은 역세권을 만들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차량기지가 서울시 바깥인 구리시에 있었지만, 지금은 망우동이라는 서울시 안에 있다. '우리 시(市)의 도시철도 차량기지는 우리 시 안에 짓는다'는 책임감이 발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과거 10호선은 차량기지를 가기 위해 용마산을 터널로 관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산을 통과할 때는 노선이 길어져서 사업비는 늘어나는데 정작 역을 지을 수 없어 역세권 확장도 불가능하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편익이 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럴 바에야 차량기지를 시내에 짓고 시내에 역 개수를 늘리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0호선(왼쪽)과 면목선(오른쪽) 노선 비교 ©서울시
10호선(왼쪽)과 면목선(오른쪽) 노선 비교 ©서울시

한편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10호선 중전철에서 면목선 경전철로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전철은 차량기지 면적이 더 많이 필요하고 급곡선 노선을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과거 10호선 시절에는 직선의 노선과 시외의 넓은 차량기지를 계획했던 것이다.

하지만 면목선이 경전철로 추진되면서 급곡선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청량리에서 나올 때 90도 곡선을 통해 서울시립대를 들렀다가 가는 것도 가능해졌고, 중랑구청 앞을 90도 곡선으로 들렀다가 가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경전철은 급곡선을 만들 수 있어서, 도시철도가 꼭 필요한 곳에도 노선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이다.
면목선 지하 차량기지 위치 ©서울시 S-MAP
면목선 지하 차량기지 위치 ©서울시 S-MAP

면목선의 차량기지

면목선의 차량기지 위치도 관심사이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차량기지가 기피시설이기 때문이다. 현재 면목선 차량기지는 6호선 신내차량기지(신내역) 남쪽에 길 건너에 있는 직사각형 형태의 땅에 지어진다.

이곳은 서울양원공공주택지구 개발에 따라 주변에 아파트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와중에도 개발되지 않고 꿋꿋이 남아있던 땅이었다. 나중에 차량기지를 지으려면 건물을 다시 헐어야하므로 개발을 유보해둔 것이다.

면목선의 차량기지는 지하로 지어진다. 이는 우이신설선, 신림선 경전철과 같다. 그런데 이곳은 마침 신내역 바로 앞의 역세권이다. 게다가 신내역은 6호선과 경춘선의 환승역이고, 북쪽 건너편에는 중랑공영차고지도 있다. 버스 노선이 무척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면목선 차량기지는 지하에 짓고 상부는 고밀도 복합개발을 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이곳은 경기도 구리시와의 경계지역이기도 하여 서울 북서부의 관문으로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 ☞ [관련 기사] 경전철 차량기지, 어디어디에 생기나?
면목선은 동북선과 유사한 차량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동북선 차량 실물모형 ©서울시
면목선은 동북선과 유사한 차량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동북선 차량 실물모형 ©서울시

면목선, 그 외의 이야기들

그 외에도 면목선에 대한 이야깃거리는 많다. 일단 경전철 중에서 어떤 차량이 선정될 것이냐는 점이다. 현재 서울의 경전철은 강북은 철차륜(우이신설선, 동북선), 강남은 고무차륜(신림선, 위례신사선)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런 논리라면 면목선도 철차륜이겠지만, 사실 과거(제2차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서울시는 면목선을 고무차륜으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면서 차량 형식은 철차륜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강북은 철차륜, 강남은 고무차륜이라는 규칙(?)이 이어지게 되었다. 물론 강북과 강남이 무슨 차이가 있어서 철차륜과 고무차륜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지역 사정에 맞게 결정되는 것뿐이다.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가 위탁운영중인 김포골드라인 ©김포시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가 위탁운영중인 김포골드라인 ©김포시

또 하나 면목선의 주목할 점은 기존 운행 중이나 추진 중인 다른 경전철(우이신설, 신림, 동북, 위례신사)과 달리 민자사업이 아닌 재정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지금 우이신설선이나 신림선 경전철은 서울시의 관리감독을 받기는 하지만, 사업자는 민간사업자이다. 하지만 면목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원래 면목선은 2005년에 민자사업 제안을 받은 적이 있으나, 사업성 문제로 발목이 잡혀 결국 2019년에 재정사업으로 바꿔서 추진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그렇다면 면목선을 누가 운영하게 될 지가 관심사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서울시가 지은 기존 지하철처럼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를 통해 부산김해경전철이나 김포경전철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경전철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른 운영사가 선정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계속 지켜볼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면목선 구리 연장 구상 노선도 ©경기도
면목선 구리 연장 구상 노선도 ©경기도

마지막으로 면목선의 연장 가능성이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서울에서 운행 중인 도시철도를 연장하는 방법으로 수도권 광역교통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동북부이자 구리시 접경지역은 원래 6호선 연장을 추진하였으나 중전철 특성상 사업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추진에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경기도는 6호선 대신 같은 위치(신내역)에 있는 면목선을 구리시로 연장할 것을 추진 중이다. 아직은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향후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면목선, 지역에 꼭 필요한 알찬 도시철도 되어주길

도시철도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도시기반시설이다. 특히 갈수록 고령화가 진행되는 서울의 인구구조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도시철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버스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경전철의 개통이 교통정체를 줄여주기 때문에 버스와 비교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타 통과는 도시철도 사업의 첫발자국에 불과하다. 서울처럼 길이 좁은 고밀도 대도시에서 도시철도를 짓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며, 앞으로도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갈수록 심해지는 원자재난과 그로 인한 사업비 증가도 고민거리다. 그런 만큼 관계 기관과 시민들의 협조가 뒷받침되어야 도시철도 개통이 빨라질 수 있다. 아무쪼록 어렵게 통과된 예비타당성조사인만큼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면목선이 지역 발전과 주민의 교통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알찬 도시철도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본고에서 소개된 면목선 사업 내용은 향후 변경될 수 있음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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