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신내' 잇는 면목선 경전철, 드디어 예타 통과!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6.11. 17:07
통과 힘들었던 예비타당성조사
특히 이번 면목선의 예타 통과는, 서울에 대해 불리하게 되어 있는 제도 속에서 얻어낸 결과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사업 추진에 따라 발생하는 '편익(Benefit)'과 사업 추진 시 들어가는 '비용(Cost)'을 평가하여 경제적 타당성을 결정한다. 이를 'B/C비'라고 한다. B/C값이 '1'을 넘어야 들인 돈보다 이익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작년 11월 ‘서울 철도망, 왜 예타 통과가 어려운가?’라는 제목으로 서울시와 구청장, 시민들이 함께 참가하는 대토론회를 열고 현행 예타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얻어낸 면목선 예타 통과인 만큼 매우 값진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관련 기사] 서울시,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 7일 개최
면목선의 유래
올해로부터 50년 전인 1974년 8월 15일에 서울에 첫 지하철이 개통되었다.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이었다. 이후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대비하여 지하철 2, 3, 4호선이 속속 개통되었다. 이 같은 1~4호선을 1기 지하철이라고 한다. 한편 1기 지하철 이후로 2기 지하철(5~8호선) 건설이 시작되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당시 3기 지하철 계획을 미리 준비했었다는 것이다.
당시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 역간의 긴 환승거리가 상당한 문제가 되었는데, 1기 지하철 건설 당시 2기 지하철을 미리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환승거리가 길어진 역이 4-6호선 삼각지역이나 2-6호선 신당역 등이다.
그래서 2기 지하철 건설 당시에는 이미 3기 지하철 노선을 계획해 놓고, 향후 환승역이 될 곳은 미리 준비까지 했었다. 대표적인 곳이 여의도역인데 지하 4층에 5호선 승강장을 건설하면서 지하 2층에 9호선 승강장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이 때문에 지금 5-9호선 여의도역은 매우 간편하게 환승을 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신안산선 착공, 서울 서남부 교통 이렇게 편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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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서울 3기 지하철 10, 11호선을 수도권 광역전철 신안산선, 신분당선으로 바꿀 때 전 구간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광역전철 특성상 서울과 경기도 연결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고, 서울시 안쪽 깊숙한 구간은 어쩔 수 없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해당 구간은 나중에 서울시가 경전철로 추진하기로 했는데, 그것이 바로 목동선과 면목선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면목선은 원래 서울 3기지하철 10호선 구간이었지만, IMF사태로 인하여 10호선이 신안산선으로 바뀌면서 별도로 추진하게 된 남은 구간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과거 10호선의 서울 도심 구간(서울역-청량리)은 신안산선에도 포함되지 못했으며 현재 GTX-B선으로 대체되어 추진되고 있다.
면목선 노선의 변경
10호선 | 면목선 | |
---|---|---|
차량 형식 | 중전철(重電鐵) | 경전철(輕電鐵) |
노선 방향 | 청량리에서 그대로 동쪽으로 향함 | 중랑구 진입후 ↗방향으로 진행 |
7호선 환승역 | 사가정역 | 면목역 |
차량기지 위치 | 구리시 아천IC 부근 | 6호선 신내차량기지 남쪽 유보지 |
무엇보다 과거 10호선은 차량기지를 가기 위해 용마산을 터널로 관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산을 통과할 때는 노선이 길어져서 사업비는 늘어나는데 정작 역을 지을 수 없어 역세권 확장도 불가능하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편익이 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럴 바에야 차량기지를 시내에 짓고 시내에 역 개수를 늘리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면목선이 경전철로 추진되면서 급곡선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청량리에서 나올 때 90도 곡선을 통해 서울시립대를 들렀다가 가는 것도 가능해졌고, 중랑구청 앞을 90도 곡선으로 들렀다가 가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경전철은 급곡선을 만들 수 있어서, 도시철도가 꼭 필요한 곳에도 노선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이다.
면목선의 차량기지
이곳은 서울양원공공주택지구 개발에 따라 주변에 아파트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와중에도 개발되지 않고 꿋꿋이 남아있던 땅이었다. 나중에 차량기지를 지으려면 건물을 다시 헐어야하므로 개발을 유보해둔 것이다.
면목선의 차량기지는 지하로 지어진다. 이는 우이신설선, 신림선 경전철과 같다. 그런데 이곳은 마침 신내역 바로 앞의 역세권이다. 게다가 신내역은 6호선과 경춘선의 환승역이고, 북쪽 건너편에는 중랑공영차고지도 있다. 버스 노선이 무척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면목선 차량기지는 지하에 짓고 상부는 고밀도 복합개발을 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이곳은 경기도 구리시와의 경계지역이기도 하여 서울 북서부의 관문으로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 ☞ [관련 기사] 경전철 차량기지, 어디어디에 생기나?
면목선, 그 외의 이야기들
하지만 이번에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면서 차량 형식은 철차륜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강북은 철차륜, 강남은 고무차륜이라는 규칙(?)이 이어지게 되었다. 물론 강북과 강남이 무슨 차이가 있어서 철차륜과 고무차륜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지역 사정에 맞게 결정되는 것뿐이다.
면목선, 지역에 꼭 필요한 알찬 도시철도 되어주길
하지만 예타 통과는 도시철도 사업의 첫발자국에 불과하다. 서울처럼 길이 좁은 고밀도 대도시에서 도시철도를 짓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며, 앞으로도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갈수록 심해지는 원자재난과 그로 인한 사업비 증가도 고민거리다. 그런 만큼 관계 기관과 시민들의 협조가 뒷받침되어야 도시철도 개통이 빨라질 수 있다. 아무쪼록 어렵게 통과된 예비타당성조사인만큼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면목선이 지역 발전과 주민의 교통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알찬 도시철도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본고에서 소개된 면목선 사업 내용은 향후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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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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