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당신의 온기로 동행합니다!" 올해 자원봉사 표창자 누구?

발행일 2024.12.04. 14:01

수정일 2024.12.04. 14:01

서울특별시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 수여식이 지난 11월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박지영

선진국이라도 행정 시스템이 사회 구석구석까진 미치지 못한다. 그 행정 시스템의 빈틈을 채워주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이다. 국제기구인 유엔(UN)은 1985년부터 12월 5일을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로 지정해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05년 8월 4일에 제정된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에 따라 12월 5일을 ‘자원봉사자의 날’로 지정해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의 날을 한 주 앞둔 11월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24 서울특별시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 수여식'이 열려 그 현장에 다녀왔다.

2024년 서울특별시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 수여식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25개 자치구 자원봉사센터, 400여 개 동에 있는 자원봉사캠프, 기업, 자원봉사 단체 등과 협력해 ‘서로 돕는 행복 서울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영리기관이다. 1999년 문화월드컵시민협의회가 위탁 운영한 새서울자원봉사센터로 개소했고, 2003년 6월 서울시 직영 체제로 전환되면서 서울특별시자원봉사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 27일에 열린 서울특별시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 수여식도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했다. 이날 서울시청 다목적홀에는 수상자 95명 포함 축하객 2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당일 수여식 본 행사는 오프닝 영상 상영, 합창단 축하 공연, 개회식 및 환영사, 축사, 그리고 표창 수여 및 기념 촬영 순서로 오후 2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다목적홀은 복층 구조로, 아래층 원탁 테이블에는 개인 봉사자 60명, 단체·기관·기업 19곳, 자원봉사 관리자 16명을 포함한 95명(단체)의 유공자 표창 대상자가 자리했고, 위층 좌석에는 이들을 축하하러 온 방문객들이 앉았다.

행사장 전경. 아래 원탁 테이블에는 95명의 유공자가, 위층 좌석에는 방문객들이 앉았다. ⓒ박지영

행사에선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우선, 당일 행사의 시작을 열어준 아스라이 합창단의 공연이 인상적이었다. 아스라이 합창단은 2011년 창단된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이자 순수 봉사자들로 구성됐다. 희끗한 머리만큼 세월이 녹아든 남성 21명의 우렁차면서 따뜻한 목소리가 자원봉사자의 날을 축하하는 합창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표창 및 기념 메달 수여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늘 누군가를 뒤에서 돕는 분들이지만 이날만큼은 무대의 주인공으로, 매 수상자마다 큰 화면에 자신이 생각하는 봉사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귀와 봉사자의 모습이 송출됐다. 자원봉사를 하는 이유와 소감이 나올 때마다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수상자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어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단 생각도 들었다.

순수 봉사자로 구성된 아스라이 합창단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박지영

봉사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조금 나누는 것이라는 걸
또 한번 느꼈다.

당일 현장에서 유공자 표창을 받은 95명의 수상자들의 봉사 영역은 정말 넓고 다양했다. 중랑구에서 두손 모아 봉사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영실(80세) 님은 20년 넘게 꾸준히 나눔 활동 및 요가 교실 진행, 노래 봉사 등을 해오고 있고, 30년간 공공분야에서 근무한 정병권(58세) 님은 장애인 트래킹 행사에 10년 넘게 참여하며 사진 촬영을 전담하고 있다.

10년 넘게 한성백제박물관 전시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찬옥(65세) 님,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서울동행’에 참여하고 있는 이주영 님, 2010년부터 200회 이상 종합복지관과 요양원 등 15개 복지기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노래와 악기연주를 선사하는 싱글벙글 노래봉사단, 기업 특색을 살려 관광 특성화고등학교에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등의 활동을 보다 보니, 봉사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조금 나누는 것이라는 걸 또 한번 느꼈다.

매 유공자마다 소개 영상과 봉사 활동에 대한 한 줄 소감이 송출됐다. ⓒ박지영
영상에 적힌 한마디 한마디가 다 크게 와 닿았다. ⓒ박지영
우리 이웃을 보듬어 주는 선한 이웃을 만나 즐거웠다. ⓒ박지영
당일 유공자 표창을 받은 수상자의 연령과 분야가 다양했다. ⓒ박지영
개인, 단체, 기관 등 모든 자원봉사자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박지영

수여식을 관람 온 방문객들도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꽃다발을 지참했고, 거리가 멀지만 가지고 온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수상자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깝게 담으려고 애썼다. 또 무대에 지인이 오를 때마다 아낌 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식은 무대에서 객석 방향을 바라보며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식을 마친 후엔 수상자와 방문객이 어우러져 자유롭게 무대 곳곳에서 수상 기념 촬영을 하고 귀가했다.

사회공헌활동에 진심을 담은, 공간 브랜딩 기업 ‘담장너머’ 김수종 대표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사회에 환원해 준 고귀한 행동을 해 준 자원봉사자 중 공간 브랜딩 전문성을 살려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담장너머’ 공동 대표 김수종 님과 이야기를 더 나눴다.

당일 유공자 표창을 받은 담장너머 김수종 공동 대표 ⓒ박지영

Q. 자원봉사자의 날에 만나서 그런지 ‘담장너머’라는 회사명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회사 소개 먼저 부탁 드립니다.
A. 담장너머는 공간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이행하고 있는 공간기획사입니다. 건축 설계부터 시공, 감리 등 공간을 개선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공간 기획을 주로 하지만 미디어팀, 콘텐츠팀, 공모운영팀으로 나눠 공간과 관련된 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들과 소통해 나가고 있습니다. ‘담장너머’라는 이름 안엔 건축이나 공간에 대한 경계의 담을 넘는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담장으로 인해 안 보였던 세상을 담장너머가 제안하는 솔루션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Q.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부터 사회공헌활동을 한 건 아닙니다. 2021년 회사 설립 초기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업무협력 방식으로 일을 하면서 센터 활동을 홍보하는 영상을 저희가 맡아 했습니다. 그렇게 연을 맺었고 이후 사업 범위가 확장되면서 협업할 수 있는 영역과 기회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담장너머가 수상한 표창과 메달 ⓒ박지영
담장너머의 수상식 영상 ⓒ박지영

Q. 회사 팀 구성원 전부가 봉사에 참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회사 내 반응은 어떤가요?
A. 팀원들도 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뜻 깊은 활동을 통해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진행해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봉사를 한다기보다는,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하려고 합니다.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라 봉사를 강요하진 않습니다.

Q.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공간 브랜딩 전문성을 살려 지역 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는 전시관 운영과 건축계열 대학생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동을 위한 한 끼 후원 캠페인, 청년 기획 봉사, 재난 대비 바로봉사단 활동, 어르신을 위한 생필품 지원, 경력 단절 여성 구직 지원 활동 등 저희가 할 수 있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함께 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담장너머의 주 업무가 공간 설계이다 보니 소상공인, 기관, 개인 모두에게 공간 관련 컨설팅을 해 드릴 수 있는 점이 저희의 강점입니다. 또, 성동구청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전시관이 있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제품 등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와 서울 지역 내 청년들이나 스타트업들이 비용 부담 없이 자신의 아이템을 홍보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 드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담장너머가 성동구청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성수동 전시공간 '플리' ⓒ담장너머
플리는 홍보가 필요한 지역 소상공인 및 아티스트, 기관들에게 열린 공간이다. ⓒ담장너머

Q. 성동구청과는 어떻게 협업하게 되었나요?
A. 회사가 성수동에 있고 성수동에서 좀 더 활발하게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아무래도 지자체 도움이 필요해서 저희가 제안을 드렸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 먼저 찾아봤고, 저희가 드린 제안을 성동구청에서도 잘 봐주셔서 기존 수제화 희망 플랫폼으로 사용했던 공간을 일부 개선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그 전시관엔 누구나 참여 가능한가요?
A. 네, 홍보가 필요한 소상공인, 스타트업, 일반 개인 아티스트 등 서울시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니, 상품 홍보가 필요하거나 공간이 필요한 분들은 연락 주시면 됩니다. 담장너머 누리집에 ‘플리(PLLI)’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그 페이지에서 대관 신청 및 예약을 해주셔도 되고, 담장너머 누리집, 채널톡, 담장너머 공식 인스타그램, 플리 누리집, 플리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의를 주셔도 됩니다. 기존 예약 상황을 보고 일정을 잡아드립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광화문 행사 당시 활동 모습 ⓒ담장너머

Q. 담장너머와 사회공헌활동 협업을 원하는 분들은 어떻게 연락을 드리면 될까요?
A. 담장너머 SNS계정을 팔로우 해 주시면 됩니다.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저희가 SNS에 게시를 합니다. 그때 편하게 메시지를 주시면 저희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2021년도에 플로깅 활동을 했을 때도 SNS에 활동 공지를 했는데, 참여를 원하는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같이 진행 했습니다.

Q. 사회공헌활동 관련해서 더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을까요?
A. 네. 공간 개선에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그런 분들을 저희가 일일이 찾아다니기엔 시간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니, 쉽고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는 일정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사실 저희는 그냥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인데, 그런 활동들이 쌓여 오늘 유공자 표창을 받은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그걸 떠나서 앞으로도 계속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저희의 활동들이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