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I'에게 딱 맞는 피서지, 나를 찾아 떠나는 서울 속 계곡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4.07.31. 14:14

수정일 2024.07.31. 15:59

조회 363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계곡은 북악산 자락에 숨어 있는 보기 드문 계곡이다. ©김은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계곡은 북악산 자락에 숨어 있는 보기 드문 계곡이다. ©김은주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정중앙을 보내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상에서의 탈출, 휴가다. 손꼽아 기다리는 휴가철이 다가오니 나만 알고 싶은 한적한 곳을 찾아 시원하게 더위를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누리소통망(SNS)에서 핫한 명소나 잘 알려진 장소들은 사람들이 북적거려 쉼을 찾아 나섰다가 오히려 피곤함이 더해져서 돌아오기 일쑤다. 어디 한적하고 고즈넉한 여름휴가 장소가 없을까 찾게 되는 요즘이다.
백사실계곡을 가려면 오솔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을 가려면 오솔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김은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자연경관이 아름다우며 초록의 힘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김은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자연경관이 아름다우며 초록의 힘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김은주

누구나 나만 알고 싶은 곳이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도 잘 알지 못하는 곳에 시원한 계곡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매년 여름마다 이곳을 찾아 비밀스럽게 더위를 식히곤 했다. 바로 백사실계곡이다. 백사실계곡은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자연경관과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숲속에 숨어 있는 백사실계곡을 가려면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야 하고 도롱뇽과 개구리는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서울에서 도롱뇽을 만날 수 있다니 거짓말처럼 다가오지만 사실이다. 백사실계곡에 흐르는 물은 1급수로, 서울시 보호야생동물인 1급수 지표종 도롱뇽의 집단 서식이 가능한 곳이다. 놀랍게도 이곳은 2004년 4월 약 1km 구간에서 도롱뇽 알주머니 수만 개가 발견되었던 곳으로 물이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이라 도롱뇽뿐 아니라 버들치, 가재도 살고 있다. 물이 깨끗하고 주변 숲 또한 잘 보존되어 있어 생물다양성 및 보존가치가 높아 서울시는 2009년 11월, 백사실계곡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백사실계곡은 자연 청정 지역으로 도롱뇽, 개구리, 가재 등이 서식하고 있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은 자연 청정 지역으로 도롱뇽, 개구리, 가재 등이 서식하고 있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의 물은 맑고 깨끗한 1급수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의 물은 맑고 깨끗한 1급수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을 방문하기 전 준비물은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다. 햇빛을 차단해 줄 모자와 시원한 얼음물도 유용한 아이템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수질 보호를 위해 계곡에 발을 담그거나 입수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니 주의하자. 근처 입수 금지를 안내하는 지킴이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백사실계곡은 숲속에 숨어 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몇 시간을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계곡물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의 가치는 상당하다. 종로구 부암동 115번지인 백사실계곡의 주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서울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 시민들에게는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특히 종로구민에게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다.
백사실계곡에서는 백석동천이라 써 있는 바위를 볼 수 있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에서는 백석동천이라 써 있는 바위를 볼 수 있다. ©김은주
고마리풀이 한가득 피어 있는 연못의 모습도 장관이다. ©김은주
고마리풀이 한가득 피어 있는 연못의 모습도 장관이다. ©김은주

계곡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면 이젠 숲길을 걸어 보자. 백사실계곡을 따라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신영동을 시작해 능금마을까지 1시간 정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숲길을 걷다 보면 일상 속 스트레스가 어느새 잊힐 것이다.

백사실계곡에는 백석동천 유적이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제36호인 백석동천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백사골에 조성된 동천의 하나로, 주변에 흰 돌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여 백석동천이라 불렸다고 한다.

조선시대 별서(세속의 벼슬이나 당파 싸움에 야합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여 전원이나 산속 깊숙한 곳에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려고 따로 지은 집)가 있었던 이곳은 육각정의 초석과 사랑채의 돌계단과 초석 등 건물 터와 연못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 더욱 신비스러운 공간이 연출된다. 아담한 크기의 연못에는 고마리 풀이 빼곡하게 자라 있다. 고마리란 고만고만한 크기로 꽃이 피는 한해살이풀이며 봄에는 줄기가 연해 삶아 나물이나 된장국으로 끓여 먹을 수 있는 풀이다.
크고 작은 계곡 물줄기를 바라보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볼 수 있다. ©김은주
크고 작은 계곡 물줄기를 바라보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볼 수 있다. ©김은주

백석동천과 월암 등의 글씨가 쓰여 있는 커다란 바위도 만날 수 있는데 백석은 백악(북악산)을 뜻하고 동천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이란 뜻이다. 백석동천 일대는 추사 김정희의 소유였다고 한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근처에 현통사 사찰이나 인왕산 초소 책방, 북악산 둘레길 등산, 윤동주문학관, 창의문 등을 함께 둘러보며 즐기기를 추천한다. 창의문 근처에는 치킨집, 국수집, 카페 등 유명한 맛집도 여럿 있으니 이곳을 방문해 허기를 달래 보자.
조선시대 별서의 터가 보존되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김은주
조선시대 별서의 터가 보존되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김은주
자차를 이용한다면 청운대안내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갈 수 있다. ©김은주
자차를 이용한다면 청운대안내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갈 수 있다. ©김은주

백사실계곡을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세검정 현통사로 가는 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 상명대입구. 세검정 교회에서 하차해 동네를 산책하며 걸어 도착할 수 있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청운대 안내소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세검정 인근이나 신영동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백사실계곡은 조용하게 주변 경치를 즐기며 더운 날씨에 잠시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MBTI 유형 중 I 성향의 사람이라면 취향이 딱 맞는 곳이랄까! 화려하지 않아 좋고 시끄럽지 않아 편안하며 사람이 많지 않아 명상까지 할 수 있어 서울에서 만나보기 힘든 매력적인 곳이다.

시원한 계곡물을 찾아 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 사대문 안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분명 알고 있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었다. 더위는 피해야 한다. 이번 여름의 더위는 특히 더 그렇다. 백사실계곡에서 조용하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

백사실계곡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115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1020‧1711‧7022‧7212번 버스 승차 후 세검정초교에서하차
누리집
○ 문의 : 종로구공원 녹지과 02-2148-2854, 서울시 자연생태과 02-2133-2149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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