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한 '동행한마당', 먼저 온 작은 통일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07.16. 15:07

수정일 2024.07.16. 16:59

조회 928

7월 1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동행한마당' 행사 중 노래경연대회 모습 ⓒ조수연

'먼저 온 통일'이라고도 불리는 ‘북한이탈주민’. 지난 7월 14일은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이었다.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올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는데, 북한이탈주민의 법적지위와 정착지원 정책의 근간이 되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이 7월 14일에 제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7월 8일부터 14일까지북한이탈주민의 날 주간으로 지정, ‘자유를 넘어 희망으로, 함께하는 우리’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시민청 시민플라자에서는 ‘북한인권 전시회’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는 ‘북한인권 서울 포럼’‘동행한마당’ 등이 진행됐다. 또한, ▴책읽는 서울광장과 연계해 북한인권 영화 특별 상영, 남북한 밴드의 공연 등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했다. ☞ [관련 기사] 진짜 북한주민의 삶은? 탈북다큐·토크콘서트 등 참여행사 풍성
북한이탈주민 가정 200여 명을 초청해 '동행한마당' 소통의 장을 가졌다. ⓒ조수연
북한이탈주민 가정 200여 명을 초청해 '동행한마당' 소통의 장을 가졌다. ⓒ조수연

지난 7월 1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북한이탈주민 가정 2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동행한마당’이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대표 북한이탈주민인 태영호·지성호 전(前)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동행한마당에서는 오세훈 시장의 환영사, 특강, 팝페라, 노래 경연 등이 진행됐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런', '치과·건강검진' 사업 등 북한이탈주민의 자립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사업들을 소개하며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격려했다.
동행한마당에서는 ‘자유를 넘어 희망으로, 함께하는 우리’라는 주제로 특강, 공연, 노래경연 등이 진행됐다. ⓒ조수연
동행한마당에서는 ‘자유를 넘어 희망으로, 함께하는 우리’라는 주제로 특강, 공연, 노래경연 등이 진행됐다. ⓒ조수연

특강은 서울시 홍보대사인 정신건강의학과 양재진 원장이 연사로 나섰다. 양재진 원장은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챙김 특강 : 스트레스 그리고 나’를 주제로 북한을 탈출하면서부터 발생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풀고자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먼저, 양재진 원장은 스트레스를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로 구분했다. 좋은 스트레스는 ‘당장에는 부담스럽더라도 적절히 대응하여 자신의 향후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스트레스’이며 나쁜 스트레스는 ‘자신의 대처나 적응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며 불안이나 우울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스트레스’라고 했다. 양재진 원장은 “나쁜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우리는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런 스트레스를 배출할 수 있는 배수구로 ‘취미’를 가질 것을 권했다. 2~3개의 취미를 만들어서 매일 1~2시간 정도 건강하게 즐기고, 그 중 땀 흘리며 하는 동적인 ‘운동’을 포함하기를 추천했다.
양재진 원장은 스트레스 해소를 통한 마음 챙김에 대해 강연했다. ⓒ조수연
양재진 원장은 스트레스 해소를 통한 마음 챙김에 대해 강연했다. ⓒ조수연

이어 팝페라 가수 아리현이 무대에 올랐다. 아리현은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를 선곡했다. 그 이유에 대해 “Brovo는 '훌륭한'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라며 “여기까지 열심히 살아온,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 갈 북한이탈주민의 인생에 브라보를 외치는 뜻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를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다.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우리의 찬란한 인생을 위해 브라보(Bravo)를 외칠 때, 남북이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다. 무대에 선 가수도, 그리고 테이블에서 공연을 지켜본 북한이탈주민도 그 순간 ‘하나’였다.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우리의 찬란한 인생을 위해 "브라보(Bravo)!"를 외쳤다. ⓒ조수연

끝으로, 동행한마당의 백미(白眉)인 노래경연대회가 진행됐다. 노래경연대회는 북한이탈주민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센터(서울 동부, 서울 서부, 서울 북부, 서울 남부)에서 활동 중인 북한이탈주민들이 무대에 올랐다. 각각 녹색지대의 '준비없는 이별', 남진의 '빈잔', 들고양이들의 '십오야', 김경호의 '사랑했지만'을 열창했다.

노래경연대회는 하나의 축제였다. 시원한 가창력을 보여줄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왔고, 북한이탈주민 할머니들이 보여준 하나의 뮤지컬 '십오야'는 동행한마당이라는 취지에 알맞았다.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인 무대였다. ⓒ조수연

서울광장에서도 책읽는 서울광장과 연계에 북한이탈주민의 날 주간 행사가 진행됐다. 12일은 우천으로 인해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영화 ‘크로싱’이 상연됐으며, 13일에는 날씨가 좋아 야외에서 다양한 공연이 열렸다.

많은 시민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남북음악인이 함께하는 남북밴드 공연였다.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북한의 대표 여름 음식인 평양 냉면을 주제로 한 북한의 노래 ‘평양랭면 제일이야’를 열창했다.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불렀다. ⓒ조수연

이날 공연의 백미는 아리랑과 함께 공연에 참여한 모든 남북한 가수와 밴드가 모여 불렀던 ‘통일’ 관련 노래였다. 통일을 외치면서 남북한이 하나되는 모습을 볼 때, 다시금 빨리 남북이 하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통일을 외치며, 남북한이 하나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조수연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주간. 우리 곁에 이렇게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함께 하고 있었음을, 이들이 이곳에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새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함께 웃고 떠들며,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고, 이들과 함께 동행(同行)한다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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