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을 제가요?" 서울둘레길 펀트레킹 짜릿한 이색 체험

시민기자 김준범

발행일 2024.07.09. 16:29

수정일 2024.11.22. 14:42

조회 2,425

서울둘레길 2.0 제3코스(불암산코스)
서울정책 콕콕 짚어주는 콕파원

서울정책 ‘콕’ 짚어 알려 드립니다!
‘콕파원’ - 서울둘레길 2.0편 ③3코스(불암산코스)

알쏭달쏭 한 번쯤 들어는 본 거 같은데 정확하게 어떤 서울시 사업인지 잘 모르시겠나요? 이럴 때 서울시 주요 정책을 ‘콕’ 짚어 알려드리는 시민기자 ‘콕파원’이 달려 갑니다! 이번에 ‘콕파원’은 시민들에게 인기 많은 ‘서울둘레길’이 새롭게 개편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서울둘레길 2.0.’, 무엇이 더 좋아지고, 코스마다 어떤 매력이 있는지 서울둘레길 2.0의 엑기스 코스를 꼽아 차례대로 소개해 드립니다! 이번에는 3코스 불암산코스를 다녀왔는데요, 초보자도 안전하게 암벽등반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짜릿한 코스로 출발합니다!
불암산의 우거진 숲 ©김준범
불암산의 우거진 숲 ©김준범
“이 날씨에 산에 오르기엔 너무 덥지 않겠어요?” 세 번째 ‘서울둘레길 펀트레킹’불암산으로 떠난다고 하자, 직장 동료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아요! 솔솔 부는 바람에 땀이 식으면 얼마나 상쾌한데요! 게다가 나무 그늘이 있어서 도심보다 시원해요.”

거짓말이 아니다. 지난번 서울둘레길 2코스, 덕릉고개를 걸으며 얻은 교훈이었다. 사무실 에어컨 바람 속에서 때아닌 ‘동태’가 되는 것보다, 숲속 산바람에 땀 식히는 ‘활어’가 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동료를 뒤로 하고, 상반기 마지막 펀트레킹에 참여하기 위해 일찍 퇴근했다.
4호선 당고개역 ©김준범
4호선 당고개역 ©김준범

세 번째 방문한 당고개역, 서울둘레길 세 번째 코스 출발!

4호선 당고개역1코스의 종점이자 2코스와 3코스의 시작점이 위치해 서울둘레길의 중요한 거점이다. 약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방문하니 지하철역에 정이 붙었고, 3코스를 출발하면 당분간 올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까지 생겼다.

지하철을 타고 당고개역으로 향하며, 서울둘레길 안내지도로 오늘 걸을 3코스 정보를 알아보았다. 3코스 불암산 코스는 거리로는 약 6.9km, 2시간 30분 정도가 필요하며, 난이도는 중(中)인 코스다. 지난번 2코스 종점이었던 상계나들이철쭉동산에서 출발해서 불암산 전망대를 지나 화랑대역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는 숲길과 마을길이 혼합된 코스였다. 주변 볼거리로는 조선 인조 때 지어진 절, 학도암과 공릉동 도깨비시장이 있다는 정보까지 깨알같이 알려주었다.
지하철에서 서울둘레길 안내 책자를 보며 3코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김준범
지하철에서 서울둘레길 안내 책자를 보며 3코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김준범
당고개역에 도착하자, 이미 많은 참가자가 펀트레킹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펀트레킹 진행요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작점인 철쭉동산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신청하신 분 100% 참석하셨어요. 이전에는 신청하고 안 나오는 노쇼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이번 암벽등반 체험에 관심과 기대가 많으신 것 같아요.” 방재형 서울둘레길 노선 담당 팀장이 인사하며 이야기했다.

이번 펀트레킹은 암벽등반 체험을 먼저 진행하고, 그 이후에 3코스 트레킹을 진행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 [관련 기사] 새로워진 '서울둘레길' 어떻게 안가요! 펀·야간트레킹 운영
  • 이른 아침 펀트레킹 참가자들이 당고개역에 모였다. ©김준범
    이른 아침 펀트레킹 참가자들이 당고개역에 모였다. ©김준범
  • 반갑게 맞이해준 숲길등산지도사 ©김준범
    반갑게 맞이해준 숲길등산지도사 ©김준범
  • 참가자들과 시작점인 상계나들이철쭉동산으로 향했다. ©김준범
    참가자들과 시작점인 상계나들이철쭉동산으로 향했다. ©김준범
  • 이른 아침 펀트레킹 참가자들이 당고개역에 모였다. ©김준범
  • 반갑게 맞이해준 숲길등산지도사 ©김준범
  • 참가자들과 시작점인 상계나들이철쭉동산으로 향했다. ©김준범

가파른 바위를 밟고 올라… 내가 모르는 서울을 만나다

암벽등반 체험은 불암산 영신암장에서 진행되었다. 암장(巖嶂)이란 바위봉우리라는 뜻으로, 산악인들이 오르는 자연암벽이나 스포츠 클라이밍의 인공암벽을 지칭하는 말이다.

불암산의 영신바위에는 체험을 위해 연두색, 빨간색, 분홍색 줄들이 늘어져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가파른 바위를 보면서 ‘이곳을 어떻게 오르지? 자칫하다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햇볕이 내리쬐는 영신암장 ©김준범
햇볕이 내리쬐는 영신암장 ©김준범
“여러분들의 안전한 암벽 체험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산악 전문가들을 ‘확보자’로 모셨습니다. 또 이번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이미 세 번이나 예행연습을 했어요. 어떠한 돌발상황도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즐거운 체험 되길 바랍니다.”

마치 내 마음을 읽은 듯 방재형 팀장이 안내해 주었다. ‘확보자’는 암벽등반을 할 때 반대편에서 등반자의 줄을 지탱하여 추락을 막고, 안전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이번 펀트레킹은 암벽등반 경험이 있는 참가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확보자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 암벽등반 체험을 위한 장비들이 준비돼 있었다. ©김준범
    암벽등반 체험을 위한 장비들이 준비돼 있었다. ©김준범
  • 안전을 책임져줄 진행요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김준범
    안전을 책임져줄 진행요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김준범
  • 체험에 앞서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김준범
    체험에 앞서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김준범
  • 암벽등반 체험을 위한 장비들이 준비돼 있었다. ©김준범
  • 안전을 책임져줄 진행요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김준범
  • 체험에 앞서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김준범
사전에 안전교육을 받고, 안전모와 하네스, 연결줄을 착용하고 나니 전문산악인이 된 양 기분이 고양됐다. 안전고리를 등반 줄에 걸고 등반대기 장소에 차례대로 이동했다.
“여러분 올라가실 때는 적당한 속도로 올라가셔야 해요. 지금 올라가시는 분 줄이 아래로 늘어져 있죠? 이건 너무 빨리 올라가셔서 줄이 쫓아가지 못하는 거예요. 또, 아래에 있는 줄에 발이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자칫하면 넘어질 수 있거든요.” 대기 장소에서는 차미숙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장이 참가자들에게 추가로 안전교육을 해주었다.
  • 암벽 체험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준범
    암벽 체험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준범
  • 암벽 체험 장비를 받았다. ©김준범
    암벽 체험 장비를 받았다. ©김준범
  • 참가자들과 서로 도와가며 장비를 착용했다. ©김준범
    참가자들과 서로 도와가며 장비를 착용했다. ©김준범
  • 암벽 체험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준범
  • 암벽 체험 장비를 받았다. ©김준범
  • 참가자들과 서로 도와가며 장비를 착용했다. ©김준범
내 차례가 되어 확보자의 줄에 걸린 고리에 내 하네스를 연결했다. 나를 담당한 확보자, 김병철 강사는 오르고 내려올 때의 안전수칙을 알려주고, 내려올 때 체중 전체를 실어도 안전하다는 것을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강 연습을 시켜주었다.
  • 체험 전 산악 전문가들에게 등반, 하강 요령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김준범
    체험 전 산악 전문가들에게 등반, 하강 요령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김준범
  • 든든하게 안전을 책임져 준 확보자들 ©김준범
    든든하게 안전을 책임져 준 확보자들 ©김준범
  • 확보자들이 줄을 지탱해주어 끝까지 오를 수 있었다. ©김준범
    확보자들이 줄을 지탱해주어 끝까지 오를 수 있었다. ©김준범
  • 체험 전 산악 전문가들에게 등반, 하강 요령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김준범
  • 든든하게 안전을 책임져 준 확보자들 ©김준범
  • 확보자들이 줄을 지탱해주어 끝까지 오를 수 있었다. ©김준범
등반 준비가 완료되고, 천천히 바위 위쪽을 향해 발을 옮겼다. 등반할 때는 확보자가 줄을 당기는 속도에 보폭을 맞춰서 줄이 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바위를 올랐다. 바위는 시작지점은 완만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점차 가팔라지는 바위였다. 단단한 바위를 딛고 조금씩, 조금씩 목표지점으로 올랐다. 몇 번 바위에서 발이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등 뒤에 든든한 확보자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앞을 향해 오를 수 있었다.

목표지점에 가까워지자 도저히 서 있을 수 없는 각도가 되어 허리를 굽혀 기어 올라갔다. 그래도 목표지점인 줄이 연결된 고리까지 도착했고, 확보자에게 도착을 알리는 “완료!”를 소리쳤다.
높게만 보였던 암벽을 오를 수 있었다. ©김준범
높게만 보였던 암벽을 오를 수 있었다. ©김준범
목표지점에 도착하자, 확보자가 잠시 주위를 둘러보라고 외쳤다.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 서울이 있었다. 아침에 도착했던 당고개역, 주변의 주택가, 상계동의 아파트단지, 그리고 서울 시민들의 터전을 감싸고 있는 북한산과 수락산, 불암산… 내가 알지만, 보지 못했던 서울의 새로운 모습이 이곳에 펼쳐져 있었다.
내가 처음 보는 서울의 모습이 이곳에 있었다. ©김준범
내가 처음 보는 서울의 모습이 이곳에 있었다. ©김준범
내려올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천천히 뒷걸음질 치면서 내려왔다. 확보자 김병철 강사는 안정적으로 잘 내려왔다고 칭찬해주었고, 나는 안전줄을 튼튼히 지탱해 주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무사히 암벽 체험을 마친 후 다른 참가자들이 체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참가자들 대부분 등반 시작 전에는 긴장하여 얼굴이 굳었는데, 하강을 마치고 내려올 때는 즐거움이 얼굴에 가득했다. 다른 어느 곳에서 해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 서울둘레길 펀트레킹에 있었다.
  • 가파른 암벽을 오르는 참가자 ©김준범
    가파른 암벽을 오르는 참가자 ©김준범
  • 한 참가자가 즐거워하며 포즈를 취해주었다. ©김준범
    한 참가자가 즐거워하며 포즈를 취해주었다. ©김준범
  • 하강할 때는 오히려 힘을 빼고 뒷걸음질을 해야 했다. ©김준범
    하강할 때는 오히려 힘을 빼고 뒷걸음질을 해야 했다. ©김준범
  • 가파른 암벽을 오르는 참가자 ©김준범
  • 한 참가자가 즐거워하며 포즈를 취해주었다. ©김준범
  • 하강할 때는 오히려 힘을 빼고 뒷걸음질을 해야 했다. ©김준범

내가 생각하던 바로 그 트레킹! 불암산 3코스

즐겁게 암벽 체험을 마치고 서울둘레길 3코스 트레킹을 시작했다. 3코스는 난이도 상(上)이었던 이전 1~2코스와 다르게 평탄한 숲길로 이루어져 있었다. 높게 자란 나무 그늘 사이를 지나며 자연이 주는 에너지, 해방감, 그리고 안정감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트레킹 중에 팔을 양옆으로 휘저으며 자연 속 즐거움을 즐겼고,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83세 어르신은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대열 앞과 뒤를 바쁘게 움직였다. 모두 함께 걷지만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트레킹의 즐거움을 누렸다.
  • 평탄한 숲을 지나며 트레킹을 즐겼다. ©김준범
    평탄한 숲을 지나며 트레킹을 즐겼다. ©김준범
  • 계단을 오르는 펀트레킹 참가자들 ©김준범
    계단을 오르는 펀트레킹 참가자들 ©김준범
  • 불암산 명예산주인 탈렌트 최불암 씨의 산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준범
    불암산 명예산주인 탈렌트 최불암 씨의 산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준범
  • 평탄한 숲을 지나며 트레킹을 즐겼다. ©김준범
  • 계단을 오르는 펀트레킹 참가자들 ©김준범
  • 불암산 명예산주인 탈렌트 최불암 씨의 산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준범
불암산 전망대 ©김준범
불암산 전망대 ©김준범
트레킹 중반쯤, 불암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흔히 알고 있는 전망대의 모습과 다른 독특한 디자인에,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된 전망대였다. 불암산 전망대의 특별함은 ‘배치’에 있는데, 대부분 전망대가 산 정상에 위치해, 높은 곳에서 아래로 전망을 바라보게 배치되어 있다면, 불암산 전망대는 산 중턱에서 배치되어 아래에서 위로 불암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 불암산 전망대는 아래에서 위로 불암산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김준범
    불암산 전망대는 아래에서 위로 불암산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김준범
  • 뒤로는 서울이 펼쳐져 있었다. ©김준범
    뒤로는 서울이 펼쳐져 있었다. ©김준범
  • 전망대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인증샷을 남겼다. ©김준범
    전망대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인증샷을 남겼다. ©김준범
  • 불암산 전망대는 아래에서 위로 불암산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김준범
  • 뒤로는 서울이 펼쳐져 있었다. ©김준범
  • 전망대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인증샷을 남겼다. ©김준범
“불암산은 사실 남산이 될 뻔했던 산이에요. 조선시대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남산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불암산이 원래 있던 금강산에서 내려왔는데, 하필이면 남산이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불암산이 여기에 머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웅장한 불암산 암벽을 바라보며 재미있는 설화를 들을 수 있었다.

불암산 전망대에서 즐거워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둘레길이 개편되면서 올해부터 용마산, 호암산, 우면산, 봉산에 ‘하늘전망대’와 ‘트리하우스’, ‘매력가든’ 등 다양한 볼거리가 조성된다고 하는데, 불암산 전망대처럼 멋지게 만들어져 시민들의 즐거운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펀트레킹 참가자들과 전망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준범
펀트레킹 참가자들과 전망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준범
불암산 전망대를 뒤로하고 난 뒤 즐거운 트레킹은 계속되었다. 중간에 숨이 ‘깔딱’ 넘어간다는 깔딱고개를 지나갈 때 잠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고개를 지나고 나서는 완만한 내리막으로 편히 걸을 수 있었다. 
  • 공룡 얼굴을 닮은 공룡바위에서 한 참가자가 인증샷을 찍었다. ©김준범
    공룡 얼굴을 닮은 공룡바위에서 한 참가자가 인증샷을 찍었다. ©김준범
  • 산바람에 땀이 식으며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다. ©김준범
    산바람에 땀이 식으며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다. ©김준범
  • 깔딱고개를 넘고 소나무와 잣나무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준범
    깔딱고개를 넘고 소나무와 잣나무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준범
  • 공룡 얼굴을 닮은 공룡바위에서 한 참가자가 인증샷을 찍었다. ©김준범
  • 산바람에 땀이 식으며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다. ©김준범
  • 깔딱고개를 넘고 소나무와 잣나무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준범
숲을 나오자 바로 도로로 이어졌다. ©김준범
숲을 나오자 바로 도로로 이어졌다. ©김준범

산, 사람, 교훈, 서울둘레길에 모두 있다

숲길을 나오자 아스팔트로 이루어진 도로, 일상 속에 걷는 익숙한 도심길이 나왔다. 불과 1분 전까지 숲길을 걸었던 것이 믿기지 않게, 순식간에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반전매력(?)이 서울둘레길을 걷는 즐거움이 아닐까? 이제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기쁨에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경쾌했다.
펀트레킹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차미숙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장 ©김준범
펀트레킹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차미숙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장 ©김준범
도심길을 걸으며 펀트레킹 프로그램을 기획한 차미숙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장과 잠시 인터뷰를 했다.

Q. 매번 다른 프로그램으로 펀트레킹을 진행하여 즐겁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펀트레킹을 운영하게 됐나요?
A. 이번에 서울둘레길이 2.0으로 개편되면서 어떻게 하면 둘레길의 매력을 많은 분들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특히 서울둘레길 156.6km에서 절반이 넘는 84km가 산과 숲인데요, 서울시산악연맹에서 서울둘레길과 연계해 등산 초심자들이 실제 바위를 손으로 만져보고, 발로 밟아보며 산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서울에서 이렇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김준범
서울에서 이렇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김준범
Q. 산이랑 인연이 깊어 보이는데, 언제부터 산을 오르셨나요?
A. 벌써 30년이나 됐네요. 살면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처음 산에 발을 들이게 됐는데, 산을 찾고 난 후부터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산을 찾을수록 산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이 좋은 서울의 산을 혼자만 누릴 수 없어서 많은 분께 알리고, 함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4년, 서울둘레길이 처음 개장했을 때부터 둘레길에서 일하고 있어요.

Q. 이번 펀트레킹 이후 당분간 진행하지 않죠? 아쉬워요.
A : 네, 펀트레킹은 이번 3회차 진행 후 여름 동안 잠시 휴식기를 가집니다. 남은 5회 프로그램은 9월부터 트리클라이밍, 역사탐방 등 재밌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찾아올 예정이니, 그때도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7~8월 사이에는 한강을 따라 서울 밤길을 걷는 ‘달빛트레킹’을 계획 중인데요. 이 프로그램도 참여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펀트레킹은 9월, 가을이 찾아온 서울둘레길에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준범
다음 펀트레킹은 9월, 가을이 찾아온 서울둘레길에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준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3코스의 끝, 화랑대역 시종점 표지판에 도착했다. 등산지도사들이 참가자들에게 쓰러진 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서울둘레길 컵 받침을 선물로 주었고, 여름 건강히 잘 보내라는 말로 작별 인사를 나눴다.
기념품인 재활용 컵받침을 설명해 주었다. ©김준범
기념품인 재활용 컵받침을 설명해 주었다. ©김준범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산을 찾고 난 후 두려움이 없어졌다’라는 차미숙 센터장의 말이 떠올랐다. 산은 사람에게 용기를 준다. 아무리 가파른 암벽도 든든한 확보자와 함께라면 오를 수 있고, 끝없이 이어지는 깔딱고개도 오르고 나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평탄하기만 한 삶은 없고, 
누구나 저마다의 암벽을 가지고 살지만, 
산은 인간에게 넘을 수 있다고, 
이미 나를 넘어봤지 않냐고 
소리 없이 말해주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불암산 ©김준범
전망대에서 바라본 불암산 ©김준범
당분간 펀트레킹이 없다는 생각에 ‘무슨 낙으로 사나’ 생각이 들었지만, 서울둘레길 완주를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새로운 길을 걸어도, 아니면 걸었던 길을 반대로 걸어도 좋다. ‘여름방학’처럼 미지의 두근거림이 기다리는 곳, 그곳이 바로 서울둘레길이 아닐까? 

서울둘레길

누리집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서울둘레길 펀트레킹

○ 기간 : 5~11월
○ 인원 : 회차별 30명 내외(8회 차 진행)
○ 신청 :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바로가기
○ 문의 : 02-779-7903

콕파원 - 서울둘레길 2.0편 시리즈 모아보기



① 새 단장한 ‘서울둘레길 2.0’ 걸으니, 사랑도 재미도 2배(ft.1·14코스)
② 서울둘레길에서 처음 경험한 국궁 체험…둘레길 무한매력에 명중이오!
③ "암벽등반을 제가요?" 서울둘레길 펀트레킹 짜릿한 이색 체험

시민기자 김준범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행복한 내일을 그리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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