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먹으니 더 맛있다! 매력 가득한 야시장‧축제가 11월까지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4.06.10. 16:28

수정일 2024.06.10. 18:11

조회 3,959

남대문시장 상인의 날을 맞아서 수제 맥주 축제 '큰맥페스티벌'이 열렸다. ⓒ윤혜숙
남대문시장 상인의 날을 맞아서 수제 맥주 축제 '큰맥페스티벌'이 열렸다. ⓒ윤혜숙

30도에 가까운 기온에 초여름이 찾아온 것 같다. 길거리에 반팔 차림을 한 행인들이 여럿 눈에 띈다. 이른 더위로 인한 갈증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때 맞춰 남대문시장에서 수제 맥주 축제 '큰맥페스티벌'이 열렸다.
숭례문은 조선 시대 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과거 '남대문'이라고도 불렀다. ⓒ윤혜숙
숭례문은 조선 시대 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과거 '남대문'이라고도 불렀다. ⓒ윤혜숙

'남대문시장' 하면 먼저 남대문이 떠오른다. 남대문의 정식 명칭은 숭례문이다. 숭례문(崇禮門)은 조선 시대 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과거 '남대문(南大門)'이라고도 불렀다. 남대문은 서울 도성의 사대문 가운데 남쪽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 1호로 지정되었다. 숭례문은 서울역과 시청 사이에 우뚝 서 있다.

숭례문 측면에 오래된 전통시장이 있다. 남대문시장이다. 숭례문만큼 남대문시장도 오래되었다. 남대문시장은 조선 태종 14년인 1414년 조정이 감독하는 시전 형태로 출발했다. 광복 이후 남대문시장 상인연합회가 꾸려졌고, 1964년 건물주와 상인들이 공동 출자한 주식회사의 형태로 이어져 6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축제의 마지막 날, 큰맥페스티벌과 함께 남대문 상인 노래자랑 본선 대회가 열렸다. ⓒ윤혜숙
축제의 마지막 날, 큰맥페스티벌과 함께 남대문 상인 노래자랑 본선 대회가 열렸다. ⓒ윤혜숙

5월 29일부터 3일간 남대문시장에서 상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남대문시장 아케이드 조성을 축하하면서 숭례문 앞 광장에서 행사가 열렸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수제 맥주 축제 '큰맥페스티벌'도 열렸다.

5월 31일 오후 늦게 숭례문 앞 광장에 도착하니 멀리서부터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남대문 상인 노래자랑 본선 대회가 열리면서 출연자들이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번 축제는 서울시가 11월까지 전통시장 72곳에서 개최하고 있는 ‘야간‧먹거리 축제’의 일환이기도 하다. 서울의 매력은 물론 K푸드까지 즐길 수 있는 전통시장으로 더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각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의 특색을 반영한 시민 참여 축제를 선보이고 있다. ☞ [관련 기사] 침이 꼴깍~ 전통시장 야시장 11월까지…식도락여행·장미포차
남대문시장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즉석에서 공연과 축제를 즐기고 있다. ⓒ윤혜숙
남대문시장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즉석에서 공연과 축제를 즐기고 있다. ⓒ윤혜숙

숭례문 앞 광장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었다. 특설무대에 이어진 공간에 수제 맥주를 비롯한 각종 먹거리 부스가 있었다. 예선을 거쳐서 본선 무대에 오른 출연자는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야외무대에서 열리고 있어서 오가는 행인들이 즉석에서 관람객이 되고 있었다.

가수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를 멋들어지게 부른 최성례 씨가 대상을 받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최성례 씨를 만나 봤다.

“어제 예선 대회를 치를 적에 워낙 노래를 잘 부르는 분들이 많아서 수상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오늘 수상자 명단에 없으면 조용히 집에 가려고 했는데, 대상을 받아 기분이 좋네요.”
다회용잔에 담긴 수제 맥주. 수제 맥주는 100여 가지 종류가 있으며 향과 맛이 풍부하다. ⓒ윤혜숙
다회용잔에 담긴 수제 맥주. 수제 맥주는 100여 가지 종류가 있으며 향과 맛이 풍부하다. ⓒ윤혜숙

남대문시장 상인회는 수제 맥주 양조장(Brewery, 맥주회사)과 연계해서 큰맥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연령층인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에게 우리의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을 더 많이 방문하도록 알리기 위한 취지다.

행사 기간에는 남대문 맥주, 아트몬스터, 더홋, 동두천브루어리, 더테이블, 웨스트앤드, 히든트랙, 버블케미스트리, 바네하임, 완벽한 인생, 몽트비어, 크래프트 루트, 태평양조, 화수브루어리, 고릴라브루잉, 라인도이치 등 16개 수제 맥주가 참가했다.
큰맥페스티벌 현장에서 맥주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윤혜숙
큰맥페스티벌 현장에서 맥주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윤혜숙

전체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국내 수제 맥주 양조장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더구나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전력도 있어서 눈길이 갔다. 술을 잘 마시진 못하지만, 부스별로 시음 행사를 하니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작은 잔에 건네 주는 맥주를 마셔 보니, 수제 맥주 특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잔의 시음이 맥주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남대문 맥주 부스도 있었다. 남대문시장에 남대문 맥주라는 브랜드가 안성맞춤인 듯 보였다. 6월 15일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는 남대문 맥주가 남대문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리란 기대가 생긴다.
큰맥페스티벌 현장에서 각 부스를 돌면서 원하는 맥주를 시음해 볼 수 있었다. ⓒ윤혜숙
큰맥페스티벌 현장에서 각 부스를 돌면서 원하는 맥주를 시음해 볼 수 있었다. ⓒ윤혜숙

안암동에서 시작해서 지금 양평으로 이전했다는 ㈜히든트랙브루잉 곽태준 팀장에게 큰맥페스티벌에 입점한 소감을 물어봤다.

Q. 남대문시장 큰맥페스티벌에 참여한 소감을 알려 주세요.
A. 저희가 생산하는 맥주를 알리고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기 위해서 이번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남대문시장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게 신선한지,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길에 들러서 축제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요.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요.
퇴근길에 동료들과 함께 수제 맥주를 즐기러 온 시민들까지 가세했다. ⓒ윤혜숙
퇴근길에 동료들과 함께 수제 맥주를 즐기러 온 시민들이 가세했다. ⓒ윤혜숙

Q. 우리가 흔히 마시는 기성 맥주와 수제 맥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수제 맥주는 소규모 생산 방식으로 대략 100여 가지의 맥주가 있어요. 라거와 같은 기성 맥주보다 제조원가가 높아서 비용이 조금 비싸긴 해도 100여 가지에 해당하는 만큼 맛이 다양하고 풍부합니다.

Q. 수제 맥주를 마실 기회가 많지 않아요. 수제 맥주에 입문하기 위한 조언을 주신다면?
A. 라거를 드셨던 분들은 편견을 버리고 수제 맥주에 접근하면 좋겠어요. 먼저 다양한 맥주를 마셔 보면서 본인의 취향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서양에선 맥주, 와인을 음료처럼 즐기고 있는데요, 와인에 비해 맥주는 값이 그리 비싸지 않아요. 비교적 저렴한 맥주를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즐겨 보세요.
  • 수제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로 꼬치구이가 인기가 많았다. ⓒ윤혜숙
    수제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로 꼬치구이가 인기가 많았다. ⓒ윤혜숙
  • 남대문시장을 대표하는 귀금속 등의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열렸다. ⓒ윤혜숙
    남대문시장을 대표하는 귀금속 등의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열렸다. ⓒ윤혜숙
  • 수제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로 꼬치구이가 인기가 많았다. ⓒ윤혜숙
  • 남대문시장을 대표하는 귀금속 등의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열렸다. ⓒ윤혜숙

큰맥페스티벌이라고 해서 맥주만 판매하는 게 아니었다. 푸드마켓에서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마른안주, 꼬치, 족발, 소시지 등이 있었다.

특히 꼬치구이 부스에는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다. 청년 상인이 토치로 불을 일으켜서 꼬치의 겉면을 굽고 있었다. 불맛이 더해진 꼬치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플리마켓도 열려 남대문시장 대표 상품인 아동복, 귀금속 등의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숭례문 근처를 오가다 큰맥페스티벌 현장에 들른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윤혜숙
숭례문 근처를 오가다 큰맥페스티벌 현장에 들른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윤혜숙

한창 축제가 진행되는 도중에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렸다. 잠시 후 소나기가 멈추자 사람들이 하나둘 다시 모였다. 저녁 9시까지 축제가 이어져 퇴근 이후 직장인들도 가세했다. 다음날이 주말이니 오늘 저녁은 부담 없이 맥주를 즐기기 좋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일행에게 다가가서 물어봤다. 

“불금이잖아요. 퇴근하면서 동료들과 이곳에 왔어요. 남대문시장에서의 축제라고 하니 호기심에서 왔는데 확실히 기분 전환이 되네요. 수제 맥주의 브랜드가 생소한데 부스마다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맥주를 시음해 봤어요. 그동안 마셨던 맥주와 맛이 달라서 그 맛에 마실 만합니다.”
  • 규모가 크고 오래된 남대문시장에 지금 아케이드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윤혜숙
    규모가 크고 오래된 남대문시장에 지금 아케이드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윤혜숙
  • 남대문시장 내 남대문시장관광안내소가 있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윤혜숙
    남대문시장 내 남대문시장관광안내소가 있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윤혜숙
  • 규모가 크고 오래된 남대문시장에 지금 아케이드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윤혜숙
  • 남대문시장 내 남대문시장관광안내소가 있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윤혜숙

남대문시장 아케이드는 서울시 랜드마크 디자인을 반영해 지난 4월에 착공했으며, 2025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상인의 날 행사는 상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남대문 아케이드 조성을 기념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 아케이드는 아치형의 지붕이 있고, 양쪽에 상점이 있는 통로를 뜻하는 용어다.

600년의 오랜 세월을 간직한 남대문시장은 규모가 크지만 아케이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큰맥페스티벌이 끝난 뒤 남대문시장을 방문하니 30도에 가까운 초여름 더위에 점포별로 가림막을 설치한 곳이 있었다. 비나 눈이 내리는 궂은 날이면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한다.

남대문시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케이드를 공사 중이다. 아케이드가 건립되면 아케이드 내부의 상가들의 환경이 개선되고, 일관성 있는 간판 설치로 중앙통의 미관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쇼핑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국보 1호 숭례문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에 남대문시장이 있다. ⓒ윤혜숙
국보 1호 숭례문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에 남대문시장이 있다. ⓒ윤혜숙

이번 남대문시장의 '큰맥페스티벌'은 전국 곳곳에 있는 수제 맥주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던 자리였다. 큰맥페스티벌이 남대문시장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이 외에도 서울 시내 곳곳의 전통시장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다. 난곡 골목형상점가에서는 6월 15일,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생맥주를 무료 제공하고 지역 예술가의 공연을 선보이는 '식도락 여행' 축제를, 구로5동 국제음식문화거리에서는 6월 21~22일, '세계주류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전통시장별 자세한 일정과 행사 내용은 서울시 누리집(분야별정보 > 경제 > 소상공인지원 > 전통시장 행사안내)와 자치구 전통시장 담당부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날씨 좋은 요즘, 부담 없이 전통시장, 골목시장을 찾아 맛있는 먹거리, 흥겨운 시장의 감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남대문시장

○ 위치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4길 21
○ 교통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6·7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영업시간 : 00:00 ~ 23:00 (상점별로 운영시간 상이)
○ 휴무 : 일요일
누리집
○ 문의 : 02-753-2805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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