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공중전화 부스가 이렇게 변했다고?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

시민기자 최정환

발행일 2024.03.11. 10:50

수정일 2024.03.11. 17:47

조회 708

인도 중간에 있는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 부스 ⓒ최정환
인도 중간에 있는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 부스 ⓒ최정환

평범하게 거리를 걷던 어느 날, 길 옆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 심장이 뛰지 않는 심정지 환자다. 바로 옆으로는 자동차들이 지나가고, 뒤로는 가게에서 나온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어느 시민이 심폐소생술, CPR을 시도한다.

이런 내용은 그저 시나리오가 아니다. 모든 안전교육기관이 매번 강조하는 실전교육이다. 심폐소생술, CPR학교와 군대, 그 외 각종 안전교육기관에서 가장 많이 가르치는 응급처치법이다. 심정지는 일반 시민들이 마주할만한 응급상황 중에서도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며, 응급처치만으로도 환자를 살릴 가능성이 크다. 자연히 서울시에서도 관련 교육이 많이 이뤄졌고, 공공기관에는 자동제세동기, AED(심장자동충격기)가 많이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이 좀 더 실제상황과 가까운 현장에서 이루어지면 어떨까? 그 효과는 훨씬 강할 것이다. 최소한 교실 바닥에서 이뤄지는 교육보다 현장감만은 더 확실해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시민들이 오가는 인도에서 CRP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이다.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모습 ⓒ 최정환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모습 ⓒ 최정환

서울역사박물관 앞 인도에 위치한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

서울시 중구 서울역사박물관 앞 인도에는 조금 특별한 공중전화 부스가 있다. 필자를 비롯해 지나는 행인들의 시선을 끄는 이 부스는 바로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이다. 안 쓰는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해 심폐소생술 교육 공간으로 변신,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 곳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부스 안에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학창시절 한 번쯤 봤을 심폐소생술 연습인형이 누워 있다. 벽에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붙어 있다. 인간 강사가 없더라도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능은 영상보기, 체험하기, 평가하기, 게임하기로 나뉜다. 교육 영상을 보며 방법을 파악하고, 부스 내 연습인형을 통해 체험하며 몸에 익힌 뒤, 평가 기능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지막으로는 게임 방식으로 즐겁게 심폐소생술을 마스터하라는 의도다. 부스 하나에 있기에는 굉장히 다양하고 실전적인 구성이다. 공중전화 부스가 이렇게 바뀌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예전에는 공중 전화를 위해, 이제는 공중 안전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디스플레이와 체험존 설명 ⓒ최정환
디스플레이와 체험존 설명 ⓒ최정환
실제 작동 화면. 터치를 통해 조작해 가며 체험존을 이용할 수 있다. ⓒ최정환
실제 작동 화면. 터치를 통해 조작해 가며 체험존을 이용할 수 있다. ⓒ최정환

누구나 해 볼 만한 체험

필자가 실제로 해본 결과, 인간 강사와 교실에서 받는 교육과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우선 바로 옆 차도에 버스가 지나가고, 등 뒤 인도에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인도라는 생각에 부끄러움도 들었지만, 그런 것마저도 현장감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반 교육과는 달리 디지털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게임까지 하다 보니 심폐소생술을 해 볼 용기가 났다. 강사가 시켜서가 아닌, 신기하고 재밌어서 하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완전히 심폐소생술 자세와 똑같이 못했다는 점이다. 인형이 무릎 정도 높이 상자에 올려져 있어서, 실제 심폐소생술처럼 무릎을 땅에 대고 체중을 실어 누르지는 못했다. 부스도 여유롭진 않아서, 체중을 마음대로 실을 수 없으니 힘이 많이 쓰였다.

길 가던 중에 '열린 심폐소생술 체험장'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 용기를 내어 시도해보면 좋을 경험이 될 듯하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라면 서로의 심폐소생술 실력을 게임하듯 겨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애초에 심폐소생술 자체가, 배우고 익힐수록 자신과 이웃들에게 좋은 기술이니 말이다.

시민기자 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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