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덮고 있는 패널 개수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DDP 건축투어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4.02.01. 08:40

수정일 2024.01.25. 14:18

조회 2,508

요즘 해설을 해주는 곳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박물관과 미술관이라면 도슨트 투어로 관람객들에게 공간과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해주고, 궁과 같은 전통 공간에서도 문화 해설사가 국내외 방문객을 맞는다. 유명 건축가 작품이 늘면서 그에 대한 해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되는데, 서울 대표 건축물 중 알찬 투어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문화역서울284''DDP 투어 프로그램 : 건축투어(이하 'DDP 건축투어')'이다.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DDP 건축투어는 개별 수신기를 착용하고 도보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박지영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DDP 건축투어는 개별 수신기를 착용하고 도보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박지영

이건 몰랐지? DDP 구석구석 숨은 건축 이야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갈 때마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게 있다. 바로 DDP 건축투어에 참여하는 것이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늘 다른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다 보니 투어 시간에 맞추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얼마 전 사전 예약 후 DDP 건축투어에 참여했다.

DDP 건축투어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3회 운영된다. 1회 차 오전 10시 30분, 2회 차 오후 1시 30분, 3회 차 3시 30분으로 1‧3회 차는 한국어로, 2회 차는 영어 해설로 진행된다. 한국어 해설은 한국인만 참여 가능하고, 외국어 해설도 기본적으로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만 참여할 수 있지만 동반인이 한국인일 경우 본인 포함 최대 2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잔여석에 한해 투어 시작 10분 전 현장 접수가 가능하고, 인터넷 사용이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 장애인인 경우 전화 예약도 가능하다.

평일 3회 차 투어에 참여했는데, 상시 프로그램인데다 추운 날씨였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건축물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DDP 건축투어는 뮤지엄 1층에서 시작된다. DDP 건축물 중 가장 중앙에 위치한 뮤지엄은 디자인마켓과 어울림광장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 어울림광장이 있는 층인 지하 2층으로 뮤지엄 건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이동하면 바로 건축투어 안내 데스크가 나온다. 규모가 크다 보니 갈 때마다 뮤지엄, 아트홀, 디자인랩, 지하 층과 지상 층이 헷갈렸는데, 건축투어를 하고 나니 위치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
뮤지엄 1층에 마련된 DDP 건축투어 안내 데스크에서 예약 확인 후 참여할 수 있다. ©박지영
뮤지엄 1층에 마련된 DDP 건축투어 안내 데스크에서 예약 확인 후 참여할 수 있다. ©박지영
DDP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DDP
DDP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DDP

전체 해설은 50분 간 뮤지엄과 디자인랩 실내외를 도보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먼저 뮤지엄 1층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DDP가 들어선 장소의 이전과 이후 역사와 DDP를 디자인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들은 후 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평소 이곳에 있는 키오스크를 눌러볼 생각을 못했는데, 꽤 유용하고 많은 정보들이 키오스크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후에 아이들 혹은 외국인 친구와 함께 올 계획이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해 보면 좋을 듯하다.
DDP 미래로. 대로변으론 현재의 번화한 동대문 상권이, 반대편으론 예전 동대문 상권이 보인다. ©박지영
DDP 미래로. 대로변으론 번화한 동대문 상권이, 반대편으론 예전 동대문 상권이 보인다. ©박지영

자주 와봤던 곳이었지만 건축투어에 참여하니 모든 게 꽤 새롭게 다가왔다. 먼저 뮤지엄과 디자인랩 사이에 있는 ‘미래로’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미래로는 대로변에서 DDP로 들어가는 콘크리트 육교로, 대로 방향에서는 지금의 동대문 상권을, 반대 방향에서는 예전의 동대문 상권을 볼 수 있다.

DDP 부지는 조선시대엔 한양의 훈련과 치안을 담당했던 하도감이 자리했던 곳으로, 미래로에서 내려다보면 그 유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원래는 아트홀 쪽에 자리했지만 여러 이유로 위치를 옮겨 조성했는데 발굴 시 나온 유물들은 동대문역사관에서 볼 수 있다.

3차원 비정형인 DDP 건축 용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5,800톤의 철근을 사용해 기둥 없는 전시 컨벤션 공간으로 꾸밀 수 있었던 캔틸레버와 메가트러스, 스페이스 프레임 등 건축 공학 기법과 용어들을 전문 해설사가 사례를 들어가며 풀어주니, 어려운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미래로에서 내려다본 하도감 터. 출토 유물은 동대문역사관에서 볼 수 있다. ©박지영
미래로에서 내려다본 하도감 터. 출토 유물은 동대문역사관에서 볼 수 있다. ©박지영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DDP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4만 5,133개의 알루미늄 패널 이야기였다. 4가지 은색으로 단조로움을 덜어낸 알루미늄 패널은 14가지 패턴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패널 하나하나마다 각각의 고유 번호가 있어 만약 교체를 해야 하는 경우 전체 시공이 아닌 부분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 밖에도 알루미늄 패널 규격이 서로 달라 제작 기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었지만, 공사 기일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던 사연, 패널에 뚫린 구멍들을 통해 채광이 된다는 것 등 일반인이 잘 모르는 흥미진진한 시공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알루미늄 패널마다 고유의 번호가 적혀 있다. ©박지영
알루미늄 패널마다 고유의 번호가 적혀 있다. ©박지영
DDP에는 두께 4mm의 알루미늄 외장 패널이 사용되었는데 4종류의 14가지 패턴으로 이뤄져 있다. ©박지영
DDP에는 두께 4mm의 알루미늄 외장 패널이 사용되었는데 4종류의 14가지 패턴으로 이뤄져 있다. ©박지영
창문이 없음에도 어둡지 않은 건 패널에 뚫린 구멍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박지영
창문이 없음에도 어둡지 않은 건 패널에 뚫린 구멍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박지영
세계적인 건축 잡지 <AD>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 2위에 언급된 조형 계단 ©박지영
세계적인 건축 잡지 <AD>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 2위에 언급된 조형 계단 ©박지영
둘레길 갤러리는 4층부터 아래층으로 갈수록 공간이 더 넓어지고 높아진다. ©박지영
둘레길 갤러리는 4층부터 아래층으로 갈수록 공간이 더 넓어지고 높아진다. ©박지영

DDP가 친환경 건물이라는 점도 새로웠다. 꽤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이라 자연물과 이질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디자인랩 옥상에는 지상까지 이어지는 잔디 언덕이 있고, 뮤지엄, 아트홀, 디자인랩 상단에는 다육식물인 세덤이 넓게 식재되어 있다. 또 빗물도 보관해 화장실 등의 용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들을 수 있어 유익하니, 올해는 꼭 DDP 건축투어에 참여해 보기를 바란다.
건축물 곳곳을 자율적으로 둘러보는 시민들도 많다. ©박지영
건축물 곳곳을 자율적으로 둘러보는 시민들도 많다. ©박지영

건축투어 후 함께 보면 좋은 DDP 무료 전시

DDP에는 건축투어 후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건축투어를 하며 둘러봤던 곳들을 다시 한번 빠르게 둘러본 후 DDP 디자인랩 3층으로 이동해 'DDP 45133' 전시와 같은 층에서 진행 중인 'Design Dream Land: Fall in K-POP 디자인 드림 랜드' 전시를 봤다. 둘 다 무료 전시로 저녁 8시까지 운영되어 DDP 건축투어 후 여유를 갖고 둘러볼 수 있다.
DDP NFT(대체불가토큰) 디지털 브랜드로 첫 시작을 알린 'DDP 45133' 전시 ©박지영
DDP NFT(대체불가토큰) 디지털 브랜드로 첫 시작을 알린 'DDP 45133' 전시 ©박지영
자하 하디드의 건축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박지영
자하 하디드의 건축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박지영

'DDP 45133'의 ‘45133’은 DDP 비정형 알루미늄 4만 5,133장 패널 수를 뜻한다. 디지털 공간과 DDP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DDP 45133'은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하나된 스페이스를 상징하는 DDP NFT(대체불가토큰) 디지털 브랜드이다. 45133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NFT 미디어 아트 작품을 2023년 12월 15일 DDP 현장 및 카카오톡 속 디지털 지갑 클립(Klip)을 통해 에어드롭하여 시민들에게 새로운 참여와 경험을 선사했다. 당시 무료로 10초 분량의 DDP 45133 브랜드 영상을 3,000개 발행한 바 있다. DDP NFT 디지털 브랜드인 만큼 첫 시작을 DDP의 철학이 담긴 자하 하디드의 작품으로 시작했다. 전시에서는 건축물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이야기를 복잡하지 않게 영상과 패널을 통해 제공하고 있어, 부담 없이 둘러보기 좋다.
EXO 앨범 'Obsession'의 콘셉트에 따라 연출한 공간에서 선보인 SUN WOO(선우) 브랜드 의상 ©박지영
EXO 앨범 'Obsession'의 콘셉트에 따라 연출한 공간에서 선보인 SUN WOO(선우) 브랜드 의상 ©박지영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그룹 NCT의 앨범 '영웅'에서 영감을 받은 팝아트 공간 ©박지영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그룹 NCT의 앨범 '영웅'에서 영감을 받은 팝아트 공간 ©박지영

'DDP 45133' 전시가 끝나는 곳에선 자연스럽게 같은 층에서 진행 중인 'Design Dream Land: Fall in K-POP 디자인 드림 랜드(이하 '디자인 드림 랜드')'전시로 연결된다. '디자인 드림 랜드'는 한류 열풍의 중심인 케이팝에 디자인, 패션, 일러스트 작품 등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접목한 전시이다. 케이팝의 성장 과정을 비롯해 에스파, EXO, NCT, 소녀시대 등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의상과 앨범 콘셉트 등에서 영감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뮤직비디오도 감상할 수 있고 포토존, 휴게실 등도 마련되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관련 도서를 읽으며 쉬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되어 있다. ©박지영
관련 도서를 읽으며 쉬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되어 있다. ©박지영

DDP 투어 프로그램:건축투어

○ 기간 : 2024. 1. 1.~12. 31.
○ 장소 : DDP 뮤지엄(배움터) 1층 투어데스크
○ 관람시간 : 화~일요일 10:30(한국어), 13:30(영어), 15:30(한국어)
○ 휴무 : 월요일, 신정·설·추석 당일 휴무
○ 입장료 : 무료
○ 참여 대상 : 만 13세 이상(중학생 이상) 참여(만 13세 이하, 2명당 보호자 1명 필수, 현장 조정 불가)
누리집
○ ☞ 예약 바로가기
○ 문의 : 02-2153-0310

DDP 45133

○ 기간 : 2023. 12. 21~2024. 11. 30.
○ 장소:  DDP 디자인랩 3층 디자인쇼룸
○ 관람시간 : 10:00~20:00
○ 입장료 : 무료

Design Dream Land: Fall in K-POP 디자인 드림 랜드

○ 기간 : 2023. 9. 22.~2024. 4. 30.
○ 장소 : DDP 디자인랩 3층
○ 관람시간 : 10:00~20:00
○ 입장료: 무료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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