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린 비에도 걱정 없어요~ 폐현수막 공유우산, 디자인도 힙!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3.12.28. 13:42

수정일 2023.12.28. 15:32

조회 4,629

중구 폐현수막으로 만든 공유 우산, 동주민센터 및 복지관 등 배치
찾아가는 자치구특파원

변덕스러운 날씨에 갑자기 비나 눈이 내려 당황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예전에 비해 편의점 비닐 우산도 제법 쓸 만하다고는 하지만, 딱 그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이 시기에 반가운 소식, 중구청의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공유 우산을 소개한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중구청의 공유 우산 ⓒ이정민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중구청의 공유 우산 ⓒ이정민

“기존에 폐현수막을 활용해서 마대나 장바구니를 만들어 배포한 적도 있었는데요, 수요처가 적어서 중단되었다가 올해 서울시 폐현수막 공모에 공유 우산 제작에 관한 아이디어가 선정이 되었습니다.” 공유 우산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대한 중구청 도시디자인과 심민정 주무관의 설명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거리의 현수막들이 서울 중구에서만 매년 수천 건 이상 나오는 상황이라고 한다. 단순히 도시 미관을 해치는 수준을 넘어 수거 이후에도 처리 비용과 환경 오염 등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하겠다. 실제로 불법 현수막을 비롯한 기간 만료 현수막에 이르기까지 관리와 수거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공유 우산. 기존 제작한 마대나 장바구니보다 활용도가 높다. ⓒ이정민
폐현수막으로 만든 공유 우산. 기존 제작한 마대나 장바구니보다 활용도가 높다. ⓒ이정민

“특정인의 이름이나 정당, 상호 등을 뺀 현수막들로만 선별을 해야 해서요. 우산 하나 만드는 데 평균 3~4개의 폐현수막이 필요했어요.” 중구청 광고물정비팀 담당자들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관내를 돌며 수거한 폐현수막들이 여러 과정을 거쳐 공유 우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중구청 담당자들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불법 현수막을 수거한다. ⓒ이정민
중구청 담당자들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불법 현수막을 수거한다. ⓒ이정민
수거한 현수막을 트럭에 실어 옮긴다. ⓒ이정민
수거한 현수막을 트럭에 실어 옮긴다. ⓒ이정민

“지난번에 비가 한 번 많이 내리니까 '우산이 필요한데 혹시 이 공유 우산 써도 되는 거냐'고, 그날만 다섯 분 정도 빌려 가셨어요. 사이즈도 크고 튼튼해서 정말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공유 우산이 주민들에게 매우 유용하다는 필동주민센터 전수진 주임의 말이다. 회수율 또한 100%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높은 시민의식을 칭찬했다.

공유 우산 이용 후기 중에는 무엇보다도 화려한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에 대한 내용이 많다. 거기에는 우산에서 가장 중요한 방수 작업을 위해 폐현수막들을 일일이 코팅하는 과정이 한몫한다.

그리고 다양한 현수막들을 하나의 우산으로 만들기 위해 중구 충무아트센터 공연 뮤지컬 <맘마미아> 포스터를 넣는 등 디자인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렇게 만든 공유 우산 430개는 15개 동주민센터와 중구청 민원여권과, 보건소, 복지관 등에 배부되었다.
필동주민센터 입구 안쪽에 공유 우산을 비치해 두었다. ⓒ이정민
필동주민센터 입구 안쪽에 공유 우산을 비치해 두었다. ⓒ이정민
화려한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중구청의 공유 우산 ⓒ이정민
화려한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중구청의 공유 우산 ⓒ이정민
공유 우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우산관리대장을 마련, 작성하고 있다. ⓒ이정민
공유 우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우산관리대장을 마련, 작성하고 있다. ⓒ이정민

구립중림장애인센터 엄하나 센터장은 “저희 복지관 이용인들이 보통 차량으로 귀가하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날에는 부모님들이 마중을 못 나올 때가 있어요. 마침 나눠 주신 우산이 자동 우산인 데다가 플라스틱이랑 손잡이 부분이 딱딱하지 않고 쉽게 펼쳐져서 너무 잘 쓰고 있습니다.”라며 공유 우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에는 편의점 우산을 빌려 드려도 살이 부러지거나 해서 회수가 잘 안됐거든요. 그런데 이 공유 우산은 엄청 튼튼하게 만들어 주셔서 오래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공유 우산은 더욱 고마운 존재가 되어 준다.
구립중림장애인센터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어 주는 공유 우산 ⓒ이정민
구립중림장애인센터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어 주는 공유 우산 ⓒ이정민
중구청 본관 1층 민원여권과에서도 공유 우산을 만날 수 있다. ⓒ이정민
중구청 본관 1층 민원여권과에서도 공유 우산을 만날 수 있다. ⓒ이정민

“내년에도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역사 안까지 공유 우산을 비치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폐현수막을 제대로 활용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노력이 오래도록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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