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의 날' 기리며 찾아간 곳…백범 김구 선생을 만나다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11.23. 13:51

수정일 2023.11.23. 14:37

조회 1,420

백범김구기념관 외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백범김구기념관 외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11월 17일은 제84주년 '순국선열의 날'이었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일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본제국주의에 항거하다 전사·옥사·병사한 이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순국선열로는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이봉창, 이준, 김상옥 등이 있다. 이들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계승하는 법정 기념일이 '순국선열의 날'이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약 300만 명, 이 중 순국선열 15만 명 정도 추정하는 가운데, 올해 순국선열의 날까지 1만 7,915명이 독립유공자로 포상되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한 뉴스를 볼 때마다 대한민국 후손으로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에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서울 시내에는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과정을 돌아볼 수 있는 장소들이 많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순국선열추념탑, 3·1독립선언기념탑 등이 있는 서대문독립공원을 많이 찾지만, 이번에 방문한 곳은 애국선열묘역이 있는 서울 효창원(효창공원) 옆 백범김구기념관이다.

우리가 잘 몰랐던 백범 김구 선생의 이야기

2002년 10월에 개관한 백범김구기념관은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의 삶과 사상을 담고 있는 근현대사 역사박물관이다. 동시대를 살지 않은 대부분의 시민들에게도 백범 김구 선생은 역사책과 <백범일지>를 통해 익숙한데, 백범김구기념관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의 삶은 물론 그가 함께 한 동학농민운동, 애국계몽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열투쟁, 한국광복군 등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훑을 수 있고, 그가 묻힌 묘역까지 전시관에서 짜임새 있게 볼 수 있어 좋다.
1층 전시장 입구. 무료 제공되는 소개 책자 내용이 내실 있어 두고두고 읽기 좋다. ⓒ박지영
1층 전시장 입구. 무료 제공되는 소개 책자 내용이 내실 있어 두고두고 읽기 좋다. ⓒ박지영

큰 태극기 아래 백범 좌상이 있는 중앙홀과 1층 전시장에서는 동학, 의병 활동을 거쳐 구국운동에 이르기까지 교육, 독립, 통일을 향한 그의 행적을 다루고 있다. 내용도 비교적 쉽게 구성되었고, 전시물과 영상물, 보조 전시 자료 등이 적절하게 구성되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주요 설명과 자료에는 기본 영어 번역이 되어 있고, 일부 중국어, 일본어 번역도 있어 외국인 친구와 함께 보기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한 시민. 어린 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방문객이 찾고 있다. ⓒ박지영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한 시민. 어린 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방문객이 찾고 있다. ⓒ박지영
잘 몰랐던 김구 선생 개인사(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전시되어 흥미로웠다. ⓒ박지영
잘 몰랐던 김구 선생 개인사(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전시되어 흥미로웠다. ⓒ박지영
사형 집행 정지를 알린 전화기와 그 내용이 음성으로 전달되는 전화기 ⓒ박지영
사형 집행 정지를 알린 전화기와 그 내용이 음성으로 전달되는 전화기 ⓒ박지영

2층 전시장에선 1919년부터 1945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시기부터 백범 김구 서거까지 다뤘다. 다른 자료들도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백범의 자서전인 <백범일지>와 그의 묘소가 보이는 추모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1947년 최초로 출간된 <백범일지>는 국내에선 필독서이자 대중서이지만 해외에도 알려져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번역본이 있었고, 원본을 중심으로 약 50~60여 종, 쉽게 읽을 수 있는 위인전의 형식으로도 약 40~50여 종이나 출판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2층 전시장 입구. 주로 대한제국 임시정부 시기와 백범 김구 서거까지의 여정을 다뤘다. ⓒ박지영
2층 전시장 입구. 주로 대한제국 임시정부 시기와 백범 김구 서거까지의 여정을 다뤘다. ⓒ박지영
<백범일지> 발간에 대한 이야기를 깊고 폭넓게 읽을 수 있다. ⓒ박지영
<백범일지> 발간에 대한 이야기를 깊고 폭넓게 읽을 수 있다. ⓒ박지영

실내에서 백범의 묘소를 볼 수 있는 추모 공간도 의외로 좋았다. 전시 관람객들이 설명문에 집중하다 보면 놓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이 전시관의 하이라이트 공간이니 꼭 놓치지 말기 바란다. 볼거리도 정리가 잘 되어 있지만, 관람 동선도 복잡하지 않아 좋은데, 층별 엘리베이터가 있고 전시실 내 공간도 휠체어나 유아차 관람객이 이동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상 장치들도 버튼만 누르면 되는 형식이라 어렵지도 않아 남녀노소 누가 방문해도 잘 즐길 수 있다.
실내 추모 공간으로 마련된 전시실로 들어가면 효창원 백범 김구 묘가 보인다. ⓒ박지영
실내 추모 공간으로 마련된 전시실로 들어가면 효창원 백범 김구 묘가 보인다. ⓒ박지영
백범 김구와 윤봉길 의사가 서로의 시계를 교환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시계를 볼 수 있다. ⓒ박지영
백범 김구와 윤봉길 의사가 서로의 시계를 교환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시계를 볼 수 있다. ⓒ박지영

기념관을 방문한 후엔 곁에 있는 김구 묘역을 돌아보면 좋다. 도보로 수 분 내이고 계단 외에 무장애 통로도 설치되어 쉽게 올라 볼 수 있다. 또한 '현충 시설 기념관 안내 앱'을 활용하면 더 편하게 볼 수 있다. 이 앱은 전국의 현충 시설과 기념관 99곳의 전시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독립기념관과 국가보훈부에서 만든 무료 앱이다. 독립기념관, 백범 김구 기념관 등 전국의 현충 시설 기념관의 전시 안내와 AR, VR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내용도 꽤 자세하게 다룬데다가 유물에 대한 설명도 꼼꼼해, 방문 전 플레이 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면 좋고, 미리 다운받아 사전 학습용으로 활용해도 좋다.
계단과 무장애 통로를 이용해 김구 묘역을 가깝게 볼 수 있다. ⓒ박지영
계단과 무장애 통로를 이용해 김구 묘역을 가깝게 볼 수 있다. ⓒ박지영
'현충 시설 기념관 안내' 앱 화면. 전국 99곳이 소개되어 있고, 내용도 충실하고 유물 설명도 상세gk다. ⓒ독립기념관, 국가보훈부
'현충 시설 기념관 안내' 앱 화면. 전국 99곳이 소개되어 있고, 내용도 충실하고 유물 설명도 상세gk다. ⓒ독립기념관, 국가보훈부

일제강점기 역사를 다룬 식민지역사박물관

백범김구기념관을 들른 후엔 도보 10여 분 거리에 있는 식민지역사박물관도 함께 보면 좋다. 2018년에 개관한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일본제국주의 침탈의 역사와 그에 부역한 친일파의 죄상 그리고 항일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는, 최초의 일제강점기 전문 역사박물관이다. 시민단체와 독립운동계, 학계의 지원과 모금을 바탕으로 세워진 곳이다. 원래 입장료를 받아 운영해야 하지만 그 감사함에 보답하고자 개관 이래 현재까지 무료로 관람이 진행되고 있다.

1, 2층으로 나눠져 전시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1층 기획전시실과 2층 상설전시실로 나눠 꽤 심도 있게 역사 문제를 짚고 있다.
용산구 청파로에 위치한 식민지역사박물관 입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박지영
용산구 청파로에 위치한 식민지역사박물관 입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박지영

현재 2층 상설 전시에서는 일본제국주의의 침략 전쟁과 당시 식민지였던 조선의 상황, 친일과 항일, 일제 잔재와 과거사 극복을 향한 여러 모색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일본 고려박물관 연계 전시로 <간토대학살 100년 기획전-은폐된 학살, 기억하는 시민들>과 영상설치미술가이자 영화감독 임흥순과 시각연구밴드 이끼바위쿠르르의 영상 및 설치 작업 3점이 전시 중이니 , 효창동을 돌아볼 땐 꼭 빼놓지 말고 보면 좋겠다.
2층 상설전시실 내부. 일제강점기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박지영
2층 상설전시실 내부. 일제강점기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박지영
과거사 극복을 위한 역사문화운동들도 조명하고 있다. ⓒ박지영
과거사 극복을 위한 역사문화운동들도 조명하고 있다. ⓒ박지영

백범김구기념관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임정로 26
○ 관람일시 : 화~일요일 (동계)10:00~17:00(입장마감: 16:00), (하계)10:00~18:00(입장마감: 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1월 1일 , 설날 및 추석, 기타 관장이 정한 날
○ 관람료 : 무료
누리집
○ 현중시설기념관 안내 앱 :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서 무료 다운로드
○ 문의 : 02-799-3400

식민지역사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7다길 27
○ 관람일시 : 화~일요일 10:30~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5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 관람료 :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2023년 말까지 무료, 이후 유료 예정), 8세 미만, 65세 이상 , 국가유공자, 장애인, 후원회원 무료
누리집
○ 문의 : 02-2139-0427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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