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우리 아이 살 뺀다? 신체활동 돕는 '예스! 키즈존!

발행일 2023.10.26. 13:41

수정일 2023.11.10. 13:39

사회적 디자인으로 조성된 한티근린공원의 '예스! 키즈존!' ©심재혁

서울시는 시민을 생각하고, 약자와 동행할 수 있는 사회적 디자인을 개발, 서울 곳곳에 적용하고 있다. 사회적 디자인이란 어린이, 고립 은둔 청년,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인구·사회학적 변화로 발생한 사회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디자인 정책을 뜻한다. ☞ [관련 기사] 디자인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 '사회적 디자인'이 담긴 4곳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고자 시립 문래청소년센터와 보라매 청소년센터에서 운영 중인 마음풀도 대표적인 사회적 디자인 정책이다. 마음풀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이 높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식물을 통해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을 막고, 촉각, 후각 등 오감을 활용해 청소년의 인지 발달을 돕는다.

예스! 키즈존! 구현 대상지, 강남구 대치동 한티근린공원 ©서울시

사회적 디자인의 일환인 서울시 강남구 대치역 인근 한티근린공원 유휴 공간에 조성된 ‘예스! 키즈존!(Yes! Kids Zone!)’에 다녀왔다. '예스! 키즈존'은 왜 이곳에 조성되었을까?

서울시는 학업 위주 환경으로 신체 활동의 기회가 적어지는 어린이들의 우울감, 무기력감, 비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인근 등 공공장소에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디자인을 개발했다. 그렇게 탄생한 디자인이 한티근린공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예스! 키즈존!'이다.

서울시가 개발한 청소년 비만 문제 해결 디자인, ‘예스! 키즈존!’이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혁신기관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공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dmi: DVA(Design Value Awards) 2023'에서 '디자인 가치상'을 수상한 것이다. 미국 디자인경영연구소(Design Management Institute, DMI)는 사회적 영향, 조직 문화 혁신, 기후환경 대응, 경제적 효과 등을 매년 평가하기에 디자인 경영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서울시가 수상한 디자인 가치상은 3등에 해당하며, 청소년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 [관련 기사] 공공기관 최초, '예스! 키즈존!' 세계적 디자인 가치상 수상

'예스! 키즈존!'은 8세에서 13세 사이의 어린이가 즐기기 알맞게 설계돼 인근 대치동 학원가와 대치역 인근 대곡초등학교, 한티근린공원에서 도보 10분 거리 이내에 대치초등학교가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한티근린공원에 조성되었다. 학생들과 어린이가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스! 키즈존! 시작 지점 ©심재혁

'예스! 키즈존!'을 천천히 둘러봤다. 조성된 올록볼록 오르기, 우주 중력 점프대, 외다리 동굴, 정글 외줄 타기 등 7종의 시설물로만 놀아도 재미있지만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옐로우에픽’을 검색해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면 '예스! 키즈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보인다. ‘옐로우에픽’은 5개 나라에 흩어진 ‘옐로우 에너지’를 채워, 보물을 찾는 게임이다. 한티근린공원에 조성된 '예스! 키즈존!'은 기존 놀이터와는 달리 미션 수행 과정을 통해 성취감과 자기 효능감을 얻고 신체 건강과 정서적 균형을 회복하게끔 디자인되어 있다.

뱃머리처럼 돌리면서 노는 놀이기구 ©심재혁

현장에서 둘러본 '예스! 키즈존!'이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까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안전하게 설계됐다. 좋은 취지와 효과를 가지더라도,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볼 수 없다. 예스! 키즈존!은 안전에 유의했다. 아스팔트 바닥이 아닌, 부드러운 고무 재질의 바닥으로 되어 있어 넘어져도 안전하다. 또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정 인증을 획득한 시설로만 조성됐다.

넘어져도 안전한, 고무 재질로 조성된 바닥 ©심재혁

둘째, 다양한 콘텐츠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예스! 키즈존!'은 게임을 통해 자발적인 신체 활동이 되도록 돕는다. 깃발 올리기와 정글 외줄타기, 바닥 그래픽, 황금열쇠 찾기 등 콘텐츠와 연계돼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셋째, 친절한 설명이다. 각 시설물마다 놀 수 있는 방법과 놀이 미션이 적혀 있다. 마지막 단계인 공중 외줄 넘기의 경우 시설물을 이용하는 방법과 ‘흔들다리 건너기’, ‘함정을 피해 요리조리’, ‘보물창고 열기’와 같은 미션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생소한 기구와 놀이라도, 쉬운 설명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인 공중 외줄 넘기 ©심재혁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먼저, 게임에 접속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할 때 초등학교 선택을 대치초등학교와 대곡초등학교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방문해 놀 수 있는데, 이러한 구분 때문에 회원가입이 어렵다. 그래서 초등학생과 학교 구분을 나누지 않고 모두 회원가입만 하면 자연스럽게 게임할 수 있도록 '예스! 키즈존!'을 연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주말에 방문한 탓인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가 보였다. 공원 내 쓰레기통도 없는 편으로, 출입구 인근에 각각 쓰레기통을 비치하면 좋을 것 같다. 쓰레기통이 없어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티근린공원에 조성된 '예스! 키즈존!'은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최초로 미국 디자인 경영연구소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디자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한티근린공원에만 조성돼 아쉽다. 청소년의 비만 문제와 함께 우울증, 무기력감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예스! 키즈존!'이 서울 곳곳에 많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티근린공원 '예스! 키즈존!'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212-1
○ 교통 : 지하철 3호선 대치역 2번 출구에서 86m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