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나들이 가기 좋은 '용산어린이정원'…정원 구경 재미가 쏠쏠!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3.10.16. 14:55

수정일 2023.11.09. 16:43

조회 5,522

무려 120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됐던 용산기지.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용산기지 반환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신용산역 인근 용산기지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돼 부분개방되고 있다. 현재 사전예약 및 현장예약을 통해 누구나 용산어린이정원을 방문할 수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핀 가을꽃 ⓒ심재혁
'용산어린이정원'에 핀 가을꽃 ⓒ심재혁

지금 용산어린이정원에 가면 또 하나의 볼 거리가 있다. 바로 서울시가 9월에 조성한 '내가 그린 정원' 프로젝트이다. 시민들에게 주변 소규모 유휴공간을 직접 정원으로 조성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민참여형 정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용산어린이정원 녹지공간에 5개의 정원을 조성했다.

'내가 그리 정원'은 용선어린이정원 내 ‘카페 어울림’ 건물과 미군 가족의 이야기를 재현한 ‘기록관 1’, 용산기지와 미8군 클럽의 이야기를 기록한 ‘기록관 2’ 건물 주변에 조성되었는데, 가을을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 겸 방문해 보았다.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가는 길목은 두 가지다. 첫째,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내려 도보로 5분 거리, 한마음공원 맞은편에 용산어린이정원 주출입구가 있다. 주출입구에서는 용산어린이정원의 종합안내센터와 기록관, 홍보관, 용산서가를 관람할 수 있다. 둘째, 국립중앙박물관과 이촌역에서 가까운 부출입구다. 부출입구는 어린이축구장, 어린이야구장과 분수정원이 가깝다.

서울시의 ‘내가 그린 정원’ 프로젝트로 조성된 정원을 관람하고자 한다면 신용산역과 가까운 주출입구로 오는 편이 좋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주출입구에서 가까운 '카페 어울림' ⓒ심재혁
'용산어린이정원'의 주출입구에서 가까운 '카페 어울림' ⓒ심재혁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한 뒤 입장하면 홍보관이 가장 먼저 보인다. 홍보관에서는 용산공원의 어제와 오늘을 시청각 자료와 당시 행정구역 지도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을 본격적으로 산책하기 전 가볍게 둘러보기에 좋다.

홍보관 맞은편은 독서와 휴식을 위한 용산서가로, 도서관이라고 보면 된다. 용산서가에는 어른과 아이를 위한 공간이 분리돼 방해 받지 않고 독서에 빠질 수 있다. 어른을 위한 ‘사색의 공간’, 아이를 위한 ‘동화의 공간’으로 이름 붙여졌는데, '동화의 공간'은 아이들이 읽기 편한 동화책과 만화책이 있고,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사색의 공간'이 나무로 묵직하고 경건한 느낌을 준다면, 동화의 공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공간에 온 것처럼 친근하고 재미있는 느낌이다.
용산서가 내 어른들을 위한 '사색의 공간' ⓒ심재혁
용산서가 내 어른들을 위한 '사색의 공간' ⓒ심재혁
용산서가 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의 공간' ⓒ심재혁
용산서가 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의 공간' ⓒ심재혁

용산어린이정원의 중앙, 잔디마당을 향해 걷다 보면, 용산어린이정원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카페 어울림’에 이르게 된다. 카페 어울림은 용산어린이정원 내 디저트와 커피를 판매하는 곳으로, 과거 주한미군의 생활 공간을 리모델링해 꾸몄다.

여기서는 어린 시절 누구나 가지고 놀던 주사위를 모티브로 한 ‘내가 그린 주사위 정원’과 노각나무를 주제로 한 편안한 휴식공간인 ‘노각나무숲의 회상 정원’을 만나 볼 수 있다.

▴'내가 그린 주사위정원'은 카페 어울림에서 이벤트 하우스로 가는 길목의 유휴공간에 조성됐다. 마치 아이들이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보드게임을 하다가 놓고 간 주사위처럼, 6개의 주사위를 주제로 정원을 꾸며 놓았다. 주사위는 또 의자가 되기도 한다.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정원의 본래 뜻을 담아, 주사위에 앉아 쉼표(,)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 용산어린이정원에서의 ‘어린이’와 ‘동심’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곳이다.
편안하게 쉼표(,)의 의미를 찾아보는 '내가 그린 주사위 정원' ⓒ심재혁
편안하게 쉼표(,)의 의미를 찾아보는 '내가 그린 주사위 정원' ⓒ심재혁

카페 어울림의 파라솔 휴게공간 옆에는 ▴‘노각나무숲의 회상 정원’이 조성됐다. ‘노각나무숲의 회상 정원’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진 노각나무로, 무려 120년 만에 용산어린이정원에 다시 돌아와 심겼다고 한다. 노각나무숲의 회상 정원은 카페 어울림과 같이 관람하면 어느 미국 시골 마을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큰 노각나무와 카페 어울림이 여유로운 풍경을 선사하는 ‘노각나무숲의 회상 정원’ ⓒ심재혁
큰 노각나무와 카페 어울림이 여유로운 풍경을 선사하는 ‘노각나무숲의 회상 정원’ ⓒ심재혁

‘잔디마당’에는 거대한 마시멜로 인형과 시민들이 앉고, 뛰고, 놀 수 있는 넓은 잔디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푹신한 의자를 놓아 가을 햇살을 즐기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서울의 중심 용산에서 바빴던 오늘의 일상을 잠시 내일을 위해 멈출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중앙, 잔디마당 ⓒ심재혁
'용산어린이정원'의 중앙, 잔디마당 ⓒ심재혁
잔디마당의 거대 마시멜로 토끼 ⓒ심재혁
잔디마당의 거대 마시멜로 토끼 ⓒ심재혁

잔디마당을 벗어나 다시 걷다 보면 미군 가족의 이야기를 재현한 ‘기록관 1’, 용산기지와 미8군 클럽의 이야기를 기록한 ‘기록관 2’를 만난다. ‘기록관 2’는 미8군 클럽을 알고 있는 중장년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예전에 좋아했던 미8군 출신 가수들의 음반을 LP판으로 전시했는데 실제로 노래를 들을 수도 있었다.
미8군 클럽 출신 가수들의 음반 ⓒ심재혁
‘기록관 2’에 전시된 미8군 클럽 출신 가수들의 음반 ⓒ심재혁

기록관에도 3개의 정원이 조성됐다. 서클폴리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경관을 경험할 수 있는 ▴‘DRAWING GARDEN’, 한국의 사방치기와 미국의 사방치기(Hopscoth) 놀이를 결합▴‘HOPHOP GARDEN’, 숲에서의 놀이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숲으로의 일상’이다.

이 중 기록관 1 정면에 위치한 ‘HOPHOP GARDEN’은, 바닥에 표시된 모듈을 따라 점프와 착지를 통해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놀이를 만들 수 있다. 목련나무 낙서판도 보이는데, 아이들이 낙서판에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풍경이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용산어린이정원이 서울시의 ‘내가 그린 정원’ 프로젝트 덕분에 더 다채롭고 아름다워 보인다.
'용산어린이정원' 기록관에 조성된 정원들 ⓒ심재혁
'용산어린이정원' 기록관에 조성된 정원들 ⓒ심재혁
아이들이 놀이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HOPHOP GARDEN’ ⓒ심재혁
아이들이 놀이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HOPHOP GARDEN’ ⓒ심재혁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원 ⓒ심재혁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원 ⓒ심재혁

용산어린이정원은 서울 도심 속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용산어린이정원 누리집에서 사전예약 후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일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니 유의하자.

선선한 날씨가 찾아온 가을, 어린이가 자유롭게 놀 수 있고, 어른들은 풍경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서울시의 ‘내가 그린 정원’ 프로젝트도 함께 즐겨 보기 바란다.

용산어린이정원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5가 2-1
○ 교통 :
 - 주출입구 :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아모레퍼시픽) 1번 출구
 - 부출입구 : 지하철 4호선·경의중앙선 이촌역(국립중앙박물관) 2번 출구
○ 운영일 : 매주 화~일요일 9~18시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 또는 대체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그 다음날이 휴관일)
○ 입장료 : 무료 (※ ☞사전예약 바로가기)
누리집
○ 문의 : 070-8833-5800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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