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도전! 시민배우로 참여한 '2023 서울거리예술축제'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10.04. 14:00

수정일 2023.11.09. 14:23

조회 2,196

서울거리예술축제 개막식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방문객들도 정말 많이 찾아 함께 즐겼다. ⓒ박지영
서울거리예술축제 개막식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방문객들도 정말 많이 찾아 함께 즐겼다. ⓒ박지영

2003년 하이서울페스티벌로 출발한 서울거리예술축제가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광장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서울광장 일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야외 공연예술축제로, 3일 동안 축제가 진행된 '서울광장', '청계광장', '무교로 일대'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갖춘 거리예술, 서커스, 미디어아트, 사운드 등 30여 개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으로 강렬하게 물들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되어 인기 포토존이 된 아틀리에 시수의 작품 '순간'. 일시적인 아름다움의 느낌과 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필요성을 '거품'이라는 아이디어로 전달하는 작품이다. ⓒ박지영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되어 인기 포토존이 된 아틀리에 시수의 작품 '순간'. 일시적인 아름다움의 느낌과 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필요성을 '거품'이라는 아이디어로 전달하는 작품이다. ⓒ박지영

환호와 탄성으로 가득했던 개막식

추석 당일 저녁, 시청광장엔 '2023 서울거리예술축제' 개막식을 보기 위해 정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연휴가 길어 대부분 서울 외곽이나 고향, 해외로 여행을 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국내외 관람객으로 가득한 광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인기 가수의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듯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선 저녁 6시 30분부터 개막공연인 'Full Moon'이 약 3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현장엔 공연뿐만 아니라 오브제를 활용한 설치미술과 미디어 아트 작품들도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금민정 작가의 싱글채널 영상 작품 <걸어가는 일상, 걸어가는 역사>. 서울광장에 길게 설치된  LED전광판으로 송출되어 마치 움직이는 벽화 같았다. ⓒ박지영
금민정 작가의 싱글채널 영상 작품 <걸어가는 일상, 걸어가는 역사>. 서울광장에 길게 설치된 LED전광판으로 송출되어 마치 움직이는 벽화 같았다. ⓒ박지영

개막식엔 서울시 비보이단으로 새롭게 선정된 ‘소울번즈’와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한 경기민요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이희문 프로젝트 <오방신과>’, ‘프로젝트 날다×예술불꽃 화랑’ 등이 무대에 올라 화려하게 한가위 밤을 수놓았다.

모든 공연이 다 주목받았지만 특히 예술불꽃 화랑의 불꽃 공연은 압권이었는데, 기중기를 이용해 어림잡아 20여 미터 정도 높이의 공중에서 펼쳐진 불꽃극은 지상에 멀리 떨어져 있는 기자에게까지 그 화기가 느껴질 정도로 강렬했고, 때론 화려한 불꽃놀이로 때론 아슬아슬해 보이는 서커스로 현장에 있는 모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희문 프로젝트 '오방신과'. 새로운 스타일의 민요로 흥겨움은 기본이고 액땜을 제대로 한 무대였다. ⓒ박지영
이희문 프로젝트 '오방신과'. 새로운 스타일의 민요로 흥겨움은 기본이고 액땜을 제대로 한 무대였다. ⓒ박지영
공연 스케일과 연출에서 단연 압권이었던 예술불꽃 화랑의 개막공연 ⓒ박지영
공연 스케일과 연출에서 단연 압권이었던 예술불꽃 화랑의 개막공연 ⓒ박지영
기중기를 사용해 다양한 아크로바틱과 불꽃극을 선보인 예술불꽃 화랑의 공연 ⓒ박지영
기중기를 사용해 다양한 아크로바틱과 불꽃극을 선보인 예술불꽃 화랑의 공연 ⓒ박지영
9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이동형 공연으로 진행될 실레레 아츠의 짤막한 큐브공연으로 개막식은 마무리됐다. ⓒ박지영
9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이동형 공연으로 진행될 실레레 아츠의 짤막한 큐브공연으로 개막식은 마무리됐다. ⓒ박지영

생애 첫 시민 배우로 함께한 실레레 아츠의 '프로젝트X'

기자는 올해 처음, 서울거리예술축제에 일원으로 참여했다. 코로나19 이후 축소되었던 예술활동들이 확대되었고, 2023년 '아트페스티벌_서울'이 추진되며 시즌제로 진행되었던 ‘서울서커스페스티벌’에 대한 기억이 좋아 가을에 진행될 ‘서울거리예술축제’도 기대하고 있었다. 원래는 관람객으로 3일 동안 공연예술축제를 즐길 계획이었지만, 우연히 시민 배우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고, 조금 더 가깝게 공연을 즐기고 싶어 모집에 응시했고 최종 7인에 선정되었다.

기자가 시민 배우로 참여한 한국버전 '프로젝트 X'해외초청작으로 실레레 아츠(SILERE ARTS)의 작품이다. 실레레 아츠는 극작가, 공연자, 프로듀서로 구성된 카탈루냐-칠레 단체로, 공연 현장에 맞게 장소 특정형 거리 예술을 선보인다. 이들은 특정 장소가 아닌 도심 곳곳을 이동하며 퍼포먼스를 진행하는데, 도심을 보드게임의 공간으로 설정하고 낯선 대형 큐브를 등장시켜 곳곳에서 만나는 관중들과 재미있고 짧은 만남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실레레 아츠 단원들과 시민배우들은 마치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준비된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객들을 한 시간 가량 도심 곳곳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시민 배우로 참여한 실레레 아츠 연습장면. 실내뿐만 아니라 공연이 진행될 실외까지 폭넓은 장소에서 연습이 진행됐다. ⓒ윤지영 매니저
시민 배우로 참여한 실레레 아츠 연습장면. 실내뿐만 아니라 공연이 진행될 실외까지 폭넓은 장소에서 연습이 진행됐다. ⓒ윤지영 매니저

시민 배우로 선정된 후 9월 27, 28, 29일 3일간은 거의 전일 동안 공연 연습이 진행되었다. 첫날엔 서로 짧은 인사와 함께 공연이 진행될 장소 탐색에 나섰고, 공연에 사용될 큐브와 단체 동작도 익혔다. 둘째 날과 셋째 날도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는데, 전혀 이 분야 경력이 없던 기자에겐 신세계 그 자체였다. 동작을 익히는 것도 쉽진 않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는데, 이동형 공연인데다 자리에서 멈춰 서 있지 않고 계속 제자리 뛰기를 해야 해서 정말 체력적 한계를 여러 번 경험했다.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실레레 아츠의 공연에는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연주한 브라스 밴드도 함께 했다. ⓒ박지영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실레레 아츠의 공연에는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연주한 브라스 밴드도 함께 했다. ⓒ박지영
청계천 곳곳에서 불쑥불쑥 등장하는 공연팀을 시민들은 반갑게 맞아주었다. ⓒ박지영
청계천 곳곳에서 불쑥불쑥 등장하는 공연팀을 시민들은 반갑게 맞아주었다. ⓒ박지영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청계천을 따라 진행된 양일간의 퍼포먼스는 다동을 한 바퀴 돌며 약 1시간 진행됐는데, 말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공연팀을 따라 자연스럽게 모인 시민들 덕에 공연은 더 빛이 날 수 있었고, 함께 호흡하는 공연에 보내준 시민들의 열띤 호응도 느낄 수 있었다.

전문 배우가 아닌데다, 연습 기간도 짧았고, 대중들과 호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수도 많아 첫 공연엔 당황스런 부분들도 있었지만, 능숙하게 리드한 실레레 아츠 단원들과 함께 한 팀원들 덕에 큰 사고 없이 잘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뜨거운 현장 반응에, 휴일을 투자하고 고생한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큐브를 밀어 올리는 시민들. 공연 내내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 장면을 멋지게 완성시켜줬다. ⓒ박지영
큐브를 밀어 올리는 시민들. 공연 내내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 장면을 멋지게 완성시켜줬다. ⓒ박지영
공연 피날레. 입속에 담아둔 물을 뿜을 땐 예상치 못한 장면에 관중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박지영
공연 피날레. 입속에 담아둔 물을 뿜을 땐 예상치 못한 장면에 관중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박지영

시민 배우도 일종의 자원활동가로, 공연 단체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 경우엔 5일 동안 짧게는 반나절 이상 많게는 전일을 투자했다. 소정의 간식비와 기념 티가 제공되는 것 외에는 부가적인 혜택은 없지만, 특별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큰 장점 때문에 해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하지만 연습과 공연 일정 때문에 다른 공연들을 충분히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는데, 기자가 이번에 경험해 보니  그 이상으로 얻는 경험이 있어, 한 번 도전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연령,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니, 내년에는 시민 배우로, 축제 자원활동가로, 관객으로 참여해 잊지 못할 경험을 함께 공유하기 바란다.  
공연팀들과 연습 중 함께 찍은 사진들. 강행군에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박지영
공연팀들과 연습 중 함께 찍은 사진들. 강행군에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박지영
마지막 공연 후 기념촬영. 시민 배우, 실레레 아츠팀, 자원활동가 분들이 모여 하나의 공연을 완성했다. ⓒ박지영
마지막 공연 후 기념촬영. 시민 배우, 실레레 아츠팀, 자원활동가 분들이 모여 하나의 공연을 완성했다. ⓒ박지영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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