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교통 혼잡, 양재역·삼성역 환승센터가 대안 될까?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3.07.25. 15:20
문전수송(door-to-door)이 가능한 자가용과 달리 대중교통은 환승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환승을 편리하게 해주어야 대중교통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렇게 환승이 편리하려면 환승센터가 필수적이다.
지하철은 노선이 겹치는 곳에 환승역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만 버스는 다르다. 어떤 곳에 여러 버스노선들이 모여드는데 환승센터가 없다면 버스 이용이 매우 불편해진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예전부터 이 문제를 알았기 때문에 도심에 버스터미널을 확보하여 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버스터미널에서는 잘 정리된 버스정차대, 대기소, 상업시설, 안내판이나 키오스크 같은 정보시스템 등을 제공한다. 따라서 승객들은 원하는 버스를 쉽고 편리하게 탈 수 있다. ☞ [관련 기사] 알아두면 유용한 서울 버스터미널 5곳 이용팁
이렇게 수도권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광역버스의 노선과 운행횟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 시내에 광역버스가 몰려드는 곳은 버스들로 인한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 광역버스가 운행되면 그만큼 서울로 진입하는 나 홀로 자가용이 줄어들어 서울시의 교통 혼잡이 감소하는 것이 거시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광역버스가 집중되는 일부 지점에 대해서는 미시적으로 버스가 되레 혼잡을 유발하는 역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광역버스가 몰려드는 곳은 고속버스의 버스터미널처럼 광역버스를 위한 환승센터를 만들어서 버스를 처리해야 한다. 실제로 서울시는 시내 곳곳에 환승센터를 만들어 버스 이용을 편하게 하고 있다.
이런 버스환승센터는 '노외(路外)'방식과 '노상(路上)'방식이 있다. 노외환승센터는 버스터미널처럼 길가에서 분리된 공간에 별도로 버스취급시설을 만드는 것이고, 노상환승센터는 그냥 길에다가 병렬로 버스정차대를 만들고 정비하는 방식이다. 도로 지하에 다수의 버스정류장이 설치된 잠실역 환승센터가 노외이고, 서울역 광장앞 길에 다수의 정차대를 설치한 서울역 환승센터가 노상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개선될 전망이 없다는 점이다. 과거부터 서울시나 강남구 등에서는 강남역으로 집중되는 광역버스를 다른 곳으로 분산시킨다는 이야기를 해왔으나 실현된 것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수익을 중시하는 버스회사와 편리함을 중시하는 승객들의 강남역 선호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강남역에 환승센터를 짓는 것도 어렵다. 과거 강남역 주변에서는 사거리 남서쪽의 삼성타운 건설이나 강남대로 하부 신분당선 건설 같은 대형 공사가 몇 번 있긴 했으나, 이에 맞춰 환승센터가 지어지지는 않았다. 아쉬운 일이다. 롯데월드타워 공사에 맞춰 송파대로 지하에 노외환승센터를 지은 잠실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양재역 환승센터 구조는 기존 도로와 분리된 노외 방식이며, 버스정차대는 남부순환로 지하이자 3호선 터널 상부에 지어진다. 즉 송파대로 지하이자 8호선 터널 위에 있는 잠실역 환승센터와 같은 방식이다.
그래서 필자 생각에 향후 양재역에 환승센터가 지어지고 강남역 버스종점의 역할을 상당 부분 이전 받는다면 신분당선의 운임체계 개선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예를 들어 현재는 신분당선을 한 정거장만 이용해도 추가운임이 붙는 구조이지만, 서울 시내 구간에서는 서울지하철과 운임을 동일하게 하고, 서울시-경기도 경계를 넘을 때만 추가운임이 붙는 구조로 바꿀 수 있다. 영종대교를 경계로 운임체계가 달라지는 공항철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 [관련 기사] 신분당선 28일 연장 개통! 이용구간 따라 추가요금 확인하세요
지금 이곳에는 2호선과 9호선이 동서로만 별개로 지나가지만, 향후에는 GTX-A선과 C선, 위례신사선이 남북으로 지나가면서 본격 다중환승역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을 지하에 넣어서 날씨나 기상과 관계 없이 편리하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하며, 지하에 있는 철도들과의 환승거리도 단축시킨다.
특히 삼성역 주변은 현재도 대형 쇼핑몰과 박람회장, 대형빌딩과 호텔 등이 집적되어 있어서 환승센터 존재 의의인 많은 유동인구를 확보하기 유리하다. 단순 환승센터가 아니라 복합환승센터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가적으로 삼성역 환승센터와 양재역 환승센터를 연계하여 강남역의 광역버스의 집중을 복합적으로 분산시키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는 양재역과 삼성역이 멀어 보이지만, GTX-C선이 개통되면 둘은 한 정거장 거리에 불과해진다. 물론 GTX의 운임 수준이 높을 수 있지만, 광역버스를 타고 온 뒤 GTX를 짧게 이용하는 승객에게 GTX운임을 할인해 주는 등의 유연한 운임제도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비록 강남역에 환승센터 확보는 어려운 일이 되었지만, 양재역과 삼성역에 환승센터가 지어진다니 기대가 크다.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이 광역교통을 통해 상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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