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운현궁'이 더 운치 있었던 이유, 모두가 반한 국악콘서트

시민기자 조한상

발행일 2023.06.21. 09:50

수정일 2023.06.21. 15:37

조회 409

조선 말 격변기 역사를 품고 있는 운현궁 ⓒ조한상
조선 말 격변기 역사를 품고 있는 운현궁 ⓒ조한상

강렬한 햇볕을 쏟아내는 6월의 토요일, 꽃담이 아름다운 운현궁에 갔다. 이곳에서 '운현궁 국악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것이다.
흥선대원군의 사저였던 운현궁은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머물던 잠저(潛邸)이자 명성황후와 혼인을 한 곳이다. ⓒ조한상
흥선대원군의 사저였던 운현궁은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머물던 잠저(潛邸)이자 명성황후와 혼인을 한 곳이다. ⓒ조한상

운현궁은 역사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서울특별시 사적 제257호로서 종로구 삼일대로에 있는 운현궁은 조선 제26대 임금인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머물던 잠저(潛邸)이자 명성황후와 혼인을 한 곳이다. 흥선대원군의 사저이며, 한국 근대사의 유적 중에서 대원군의 정치 활동의 근거지로서 유서 깊은 곳이다. 또한 역사 관련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노안당, 노락당, 이로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운현궁 국악콘서트'는 이로당에서 열렸다.

이로당(二老堂)의 '이로(二老)', 즉 두 노인은 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민씨를 말하는데, 현판에 적혀 있는 이(二) 자가 균형을 깨고 위쪽으로 올라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원군과 부대부인을 공경한다는 의미라 한다. 노래와 함께 국악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진행자의 설명이 흥미로웠다.
국악의 선율이 함께하는 '운현궁 국악콘서트'가 이로당에서 열렸다. ⓒ조한상
국악의 선율이 함께하는 '운현궁 국악콘서트'가 이로당에서 열렸다. ⓒ조한상

오후 2시가 되니 드디어 기다리던 국악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이날은 '다온' 팀이 피리, 가야금, 대금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다온'이란 이름은 '좋은 기운이 다 온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지하철 방송에 사용되었던 '얼씨구야'와 '풍년' 등의 연주가 이어졌다. 이번에 새롭게 사용되는 음악 그리고 KTX 종착역 음악인 '해피니스'를 25줄 가야금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해,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운현궁 국악콘서트'에서 만난 유학생들 ⓒ조한상
'운현궁 국악콘서트'에서 만난 유학생들 ⓒ조한상

이날 '운현궁 국악콘서트'를 찾은 충정로와 신촌에서 온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특히 중국 하얼빈에서 온 한국계 유학생 엄호성 씨는 국악에 대한 지식이 남달랐다. 지하철에서 방송되었던 국악 연주곡인 '얼씨구야', '풍년' 등을 모두 알고 퀴즈를 맞추는 모습이 매우 놀라웠다. 이번 행사도 자신이 먼저 알고 한국 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권했고, 늘 매달 서울시청 누리집을 통해 관련 소식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해 더욱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앞으로 이런 국악콘서트가 여러 대학교 혹은 대학가 주변에서 진행된다면 한국으로 유학 온 유학생들이 더 자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적극적인 의견도 내비쳤다.
일본인 관광객도 국악콘서트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한상
일본인 관광객도 국악콘서트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한상

또 일본의 도쿄와 후쿠오카에서 온 여행객들과도 얘기를 나눠봤다. 직장인 아미 씨는 휴가 차 한국에 오게 됐고, 한국에 사는 친척들과 함께 여행 중 운현궁을 찾았다가 이번 국악콘서트를 감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일본의 전통 악기 '코토'가 가야금과 유사한 느낌이긴 하지만, 가야금의 소리가 비교적 좀 더 부드러워서 좋다는 느낌도 남겨주었다.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운현궁을 찾아왔다. ⓒ조한상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운현궁을 찾아왔다. ⓒ조한상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과도 얘기를 나눠봤다. 특히 컴포트 씨는 이번이 한국 방문 3회 차라며 한국의 음악과 음식 등 <u>전통문화에 깊은 흥미와 관심</u>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번 운현궁 방문은, 평소에 한국의 역사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궁궐의 사진 속 이미지가 아름다워서 실제로 찾아가 보고 싶어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 무엇보다 노래하는 가수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고 또 다른 악기들의 연주 소리와도 하모니가 잘 어우러졌다는 소감도 나눠주었다.
국악 앙상블 다온의 가야금 연주자 민주영 씨 ⓒ조한상
국악 앙상블 다온의 가야금 연주자 민주영 씨 ⓒ조한상

마지막으로 국악 앙상블 다온의 가야금 연주자 민주영 씨와도 얘기를 나눠봤다. 때 이른 더위였이지만 관객분들의 호응이 좋아서 즐겁게 연주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더 많이 국악을 알리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겨주었다.
다양한 운현궁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조한상
다양한 운현궁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조한상

다양한 운현궁 프로그램

이번 국악콘서트에는 앞서 소개한 음악들과 더불어 디즈니 관련 음악들을 대금과 피리 듀엣으로 연주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던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소문난 운현궁' 난 그리기 체험, '소반전' 12각 호족반 조립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운현궁 누리집을 참고해 보자.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잘 찾지 않았던 운현궁.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함께 만들어 볼 수 있길 바란다.

운현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64
○ 교통: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 :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766-9090

시민기자 조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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