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트인 한강뷰' 아차산에서 삼국시대로 시간여행을!

시민기자 황의동

발행일 2023.05.04. 09:04

수정일 2023.05.26. 09:25

조회 2,131

해맞이광장 조망 데크에서 내려다본 한강과 서울 시가지 광경 ©황의동
해맞이광장 조망 데크에서 내려다본 한강과 서울 시가지 광경 ©황의동

조금만 올라가도 파노라마 경치를 볼 수 있는 아차산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산책하는 곳으로 아차산만큼 좋은 데는 없다. 서울시 광진구와 구리시 사이에 위치한 아차산은 해발 295.7m로 높지 않고 길도 편해 올라가는 데 힘들지 않다. 용마산, 망우산과 연결되어 있는 아차산은 가장 남쪽에 있어 조금만 올라가도 보이는 아름다운 서울의 풍경이 압권이다. 아차산성,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 정상 등 지형의 높낮이가 다른 곳에 서 있더라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한강과 시가지를 감상할 수 있다.

한강을 바라보며 동쪽에서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살펴보면 고덕산과 예봉산, 예빈산, 검단산, 강동대교, 구리암사대교, 강변북로, 암사동 선사주거지, 올림픽대로, 남한산성, 롯데월드타워, 잠실종합운동장, 청담대교, 관악산, 영동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63빌딩, 응봉산, 남산서울타워, 중랑천, 배봉산, 안산, 인왕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 일대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렇듯 확 트인 조망 덕분에 서울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

아차산을 올라가는 방향은 세 가지 갈림길이 있지만 산책의 목적은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풍광을 만끽하며 둘레길 산책에 집중하는 힐링 등산이요, 다른 하나는 삼국시대의 역사와 함께 걸어보는 길이다.

아차산 정상부에서 남쪽 능선의 중앙부에 위치한 아차산성은 서기 286년 백제 책계왕 원년에 고구려를 대비하기 위해 수리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보아 백제가 쌓은 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아차산은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한 백제, 고구려, 신라 삼국시대의 치열한 격전의 현장이었다.
아차산성을 찾은 ‘가족과 함께하는 서울 역사 나들이’ 팀 ©황의동
아차산성을 찾은 ‘가족과 함께하는 서울 역사 나들이’ 팀 ©황의동

아차산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아차산성을 찾았다. 서울역사편찬원에서 운영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서울 역사 나들이-아차산 보루군’의 동행 답사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아차산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로 나와 배수지 체육공원 방향으로 930m 걷다 보면 입구 표지판이 보인다. 또는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에서 동의초등학교 쪽으로 1.2km 걸어가면 입구에 도달한다.

아차산 공영 주차장은 문화힐링광장 조성 사업으로 인해 전면 폐쇄되었다. 아차산에 차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경우 구의야구장 주차장, 장로회 신학대 주차장, 동의초 옆 주차장 등 주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입구에 포토존이 마련된 ‘아차산 역사문화 홍보관’과 내부 모습 ©황의동
입구에 포토존이 마련된 ‘아차산 역사문화 홍보관’과 내부 모습 ©황의동

아차산 이야기가 듬뿍 담긴 체험 학습 공간 ‘아차산역사문화홍보관’

‘아차산 시간 여행’을 하기에 앞서 먼저 ‘아차산역사문화홍보관’부터 들러보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여 화장실 오른쪽에 있는 아차산 숲속도서관을 지나 오른쪽 숲길로 조금 내려가면 ‘아차산역사문화홍보관’이 보인다. '아,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할 정도로 조그마한 목조 건물이지만 아차산 이야기가 듬뿍 담긴 체험 학습 공간이다.

한쪽 벽면에 만화로 엮은 아차산의 역사 이야기가 걸려 있고 여러 가지 토기와 기와류 등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가상 피팅 체험존을 설치해 누구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아차산역사문화홍보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아차산 종합안내도와 서울둘레길 용마·아차산 코스 ©황의동
아차산 종합안내도와 서울둘레길 용마·아차산 코스 ©황의동

아차산 등산 코스는 기원정사 쪽에서 출발하는 ‘해맞이길’과 영화사 쪽에서 시작하는 ‘고구려정길’, 관리사무소에서 ‘낙타고개’로 이어지는 코스 그리고 어울림광장에서 오르는 ‘아차산성길’이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서울 역사 나들이’ 팀을 따라 아차산성-낙타고개-고구려정-해맞이광장-1보루-5보루-3보루 아차산 정상-4보루 순으로 올라갔다.

이와 달리 광나루역에서 서울둘레길을 탐방하려면 용마·아차산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광나루역~깔딱고개 쉼터’ 구간(광나루역-아차산 관리사무소-해맞이광장-1보루-5보루-3보루-4보루-깔딱고개 쉼터까지 4.6km)을 지나 ‘망우묘지공원’ 구간(2.7km)-‘중랑캠핑숲’ 구간(1.6km)-‘화랑대역’ 구간(3.4km)으로 이어진다.
아차산 입구에 세워진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 ©황의동
아차산 입구에 세워진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 ©황의동

아차산성에는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삼국사기>의 '온달 열전'에 따르면 고구려 영양왕 원년(590년)에 온달 장군이 아단성(아차성) 아래에서 신라군과 싸우다가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 죽었다. 장사를 치르려 했는데 관이 움직이지 않으니 평강 공주가 관을 어루만지면서 "죽고 사는 것이 이미 결정되었으니 돌아가자"고 해서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아차산 어울림광장 숲속에 서 있는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을 본 뒤 850m 떨어진 아차산성으로 향했다.
아차산성은 높이 200m의 산꼭대기에서 시작하여 동남의 한강 쪽으로 경사진 산허리 윗부분을 둘러 1km가 넘는 성벽을 쌓았다. ©황의동
아차산성은 높이 200m의 산꼭대기에서 시작하여 동남의 한강 쪽으로 경사진 산허리 윗부분을 둘러 1km가 넘는 성벽을 쌓았다. ©황의동
아차산성 망대지에서 내려다본 풍경. 산성 안에는 삼국시대 기와 파편들을 한쪽에 쌓아 놓았다. ©황의동
아차산성 망대지에서 내려다본 풍경. 산성 안에는 삼국시대 기와 파편들을 한쪽에 쌓아 놓았다. ©황의동

삼국시대의 전략적 요충지 아차산성

아차산 동행숲길을 지나면 왼쪽은 경사도가 있는 바윗길, 오른쪽은 아차산성길이다. 아차산성은 북서부 일부만 복원된 상태인데 산성 안으로 들어서면 평탄지가 보이고 이곳에서 출토된 삼국시대의 기와 파편들을 한쪽에 쌓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높은 장대지에 올라 남쪽을 내려다보면 삼국시대의 군사 요충지답게 탁 트인 한강과 몽촌토성, 풍납토성까지 조망할 수 있다.

아차산성 입구에는 ‘문화재 훼손과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어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팻말이 꽂혀 있어 광진구청 문화체육과(02-450-7592)로 연락을 해보니,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차산성을 뒤로하고 고구려정을 찾았다. 고구려정은 1984년 건립한 팔각정이 노후로 인해 철거된 자리에 2009년 역사학자들의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토대로 새로 지었다. 아차산의 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고 하는데, 등산객들의 휴식처로 최적지인 것 같다. 전망이 좋아 인증 사진 명소로도 꼽히고 있다.
고구려정과 해맞이광장 쪽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황의동
고구려정과 해맞이광장 쪽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황의동

고구려정 위쪽에 위치한 해맞이광장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아차산의 일출 명소이자 한강과 서울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이다. 널찍한 조망 데크와 망원경까지 설치되어 있어 서울시를 둘러싼 주변 경관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1월 1일 오전 6시부터 다양한 해맞이 행사를 펼치고 있다.
아차산 1보루에서는 아차산성과 풍납토성, 몽촌토성 자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보루 북동쪽 언덕에 위치한 원형 모양의 5보루는 서울시 경관을 살피는 데 가장 적합한 곳이다. ©황의동
아차산 1보루에서는 아차산성과 풍납토성, 몽촌토성 자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보루 북동쪽 언덕에 위치한 원형 모양의 5보루는 서울시 경관을 살피는 데 가장 적합한 곳이다. ©황의동

아차산의 대표적인 유적지 보루군

해맞이광장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왼쪽에 아차산 1보루(해발 250m)가 보이고 대성암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5보루(해발 265m)가 나타난다. 아직 발굴 조사가 되지 않았으나 고구려 토기가 발견되었고 석축이 일부 노출되어 있다.

아차산 정상에 위치한 3보루는 둘레가 450m로 주변 보루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일대 병사들의 식량 지원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벽 안쪽에 건물지, 배수 시설, 저장고, 단야 시설 등이 확인되었다. 조금 더 걸어가면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아차산 4보루(해발 284m)가 나오는데 249m의 성벽과 건물 터로 구성되어 있다.
아차산 3보루는 아차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휴일이면 많은 등산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4보루 치성에서는 강변북로와 암사대교, 강동대교, 고덕산, 예봉산 등이 멀리 보인다. ©황의동
아차산 3보루는 아차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휴일이면 많은 등산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4보루 치성에서는 강변북로와 암사대교, 강동대교, 고덕산, 예봉산 등이 멀리 보인다. ©황의동

아차산 일대 보루군은 고구려가 475년 백제 수도인 한성을 함락시킨 후 한강 유역으로 진출로를 확보한 뒤 남진 정책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아차산, 용마산, 망우산 일대에 쌓은 군사 시설이다. 적을 막거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산꼭대기에 만들어진 이 요새는 551년 신라와 백제에 의해 고구려가 물러날 때까지 사용되었다. 보루는 10~100명의 부대를 주둔시킬 수 있는 둘레 100~300m 내외 소규모 성곽이다.
아차산 4보루에 도착한 등산객들이 주변 경관을 만끽하고 있다. ©황의동
아차산 4보루에 도착한 등산객들이 주변 경관을 만끽하고 있다. ©황의동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걸으며 환호하고 힐링하는 이 숲길이 1,500년 전에는 백제, 고구려, 신라 군인들이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고 한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훈련했던 보루군이며 전투 시에는 장수들이 말을 타고 달렸던 역사의 길이었다는 사실 앞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아차산 4보루까지 답사한 후 하산 길에 들를 만한 음식점이 있나 찾아봤다. 생태공원 출구 오른쪽 동의초에서 아차산역 쪽으로 걷다 보니 도로 양편으로 모둠전, 잔치국수, 선인장 두부, 홍콩중식, 우리콩밭 손두부, 원조할아버지손두부, 라도유황오리, 아차산 통갈비탕, 옥이네 수산 등 식당들이 보였다. 두부 전문 식당이 여러 곳 보이는데 그중 원조할아버지손두부 가게에 방문했다. 맛있다고 입소문이 난 덕분인지 손님들이 많이 줄지어 서 있었다.
아차산 생태공원 출구에서 아차산역으로 향하는 도로변에 즐비한 식당들 ©황의동
아차산 생태공원 출구에서 아차산역으로 향하는 도로변에 즐비한 식당들 ©황의동

아차산역사문화홍보관

○ 위치 :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5-117
○ 개관시간 : 10:00~17:00
○ 휴무 : 월요일 
○ 문의 : 광진구청 문화체육과 02-450-7593

아차산성

○ 위치 :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산 16-46
○ 국가지정 문화재 : 사적 제234호(1973년 5월 25일 지정)

아차산 인근 주차장

○ 구의야구장 부설주차장 :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520-10(주차면수 66면)
○ 장로회 신학대 주차장 : 서울시 광진구광장동 353(주차면수 193면)
○ 동의초 옆 주차장 : 서울시 광진구 구의2동 4-5(주차면수 25면)

서울역사편찬원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 문의 : 02-413-9511

시민기자 황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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