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나루에서 놀아보세~ 해설과 함께하는 근대사 뱃길 탐방
발행일 2023.04.25. 15:12
2023 문화재청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인 ‘양화나루에서 놀아보세’ 출발 현장 ©이정민
“안녕하세요. 신분증 먼저 보여주세요. 혹시 이어폰은 가져오셨나요?”
지난 4월 20일 점심시간, 지하철 2호선 합정역 7번 출구 앞 소공원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곳에선 올해 문화재청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인 ‘양화나루에서 놀아보세’의 신청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소풍 온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미리 도착한 참가자들은 출발 시간을 여유 있게 기다리는 모습이다.
지난 4월 20일 점심시간, 지하철 2호선 합정역 7번 출구 앞 소공원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곳에선 올해 문화재청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인 ‘양화나루에서 놀아보세’의 신청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소풍 온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미리 도착한 참가자들은 출발 시간을 여유 있게 기다리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다같이 모여 사전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이정민
“오늘 참가하실 프로그램은 양화진 근대사 뱃길탐방이고요. 코스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서 뱃길 유람의 서호 코스로 가시게 됩니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자 안내를 맡은 이야기꾼(해설사)이 나와 간단한 사전 교육을 진행한다. “저희가 가는 곳이 사적지이기도 하지만 성지이기 때문에 정숙을 유지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도보 답사의 첫 목적지인 ‘양화진 선교사 묘원’을 둘러보고 있다. ©이정민
잠시 후 무선 송수신기 사용법을 듣고 3개 조로 나뉜 참가자들이 담당 이야기꾼을 따라 이동했다. 첫 목적지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다. 1890년에 조성된 외국인 묘지로 이국적 정취가 느껴지며 역사적으로 뜻깊은 장소다.
대한매일신보 창간과 항일 언론 활동의 업적을 남긴 베델의 묘 ©이정민
정동제일교회와 배재학당을 세운 헨리 아펜젤러의 묘를 바라보며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이정민
“여기는 베델의 묘예요. 영국 출신인 이분은 1904년, 특파원으로 우리나라에 왔어요.” 대한매일신보 창간과 항일 언론 활동의 업적을 남긴 어니스트 베델에 관한 설명에 모두 귀 기울인다. “덕수궁에서 올라가다가 보이는 정동제일교회 아시죠? 그 교회와 배재학당을 세운 아펜젤러 역시 선교사로 오신 분입니다.” 학창 시절 역사책에서 배운 인물들의 묘비를 앞에 두고 듣는 이야기가 마음에 더 와닿는다.
이화학당의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턴 부인의 묘비 앞에서 이야기꾼이 열심히 설명해 주고 있다. ©이정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로 ‘헐버트 박사의 묘’ 일곱 글자를 새겨 넣었다. ©이정민
이화학당의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턴 부인의 묘비 옆에 커다란 기념 표석이 있다. 이화학당 창립 120주년을 맞아 학교 발전을 위해 기여한 이들의 업적을 기리고자 세운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교육기관인 육영공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호머 헐버트 박사도 여기에 안장되었다. “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보다 조선 땅에 묻히기를 원한다고 한 말이 유언이 됐어요.” 그의 묘비 앞 독립유공자와 훈장 서훈 안내문이 빛난다.
고종의 주치의를 지낸 존 헤론과 연희전문학교를 설립한 언더우드의 가족 묘역이 보인다. ©이정민
계속해서 고종의 주치의를 지낸 존 헤론과 세브란스병원을 설립한 에비슨 그리고 언더우드 등에 관해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선시대 기록에 군진터, 군인들이 주둔하던 장소가 있었다고 해요. 그 사실을 추정해서 이곳을 ‘양화진 역사공원’이라 하고, 벽을 둘러서 터를 만들어 둔 겁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평소 무심코 지나던 곳들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며 다음 장소로 향했다.
‘양화진 역사공원’에 모여 준비해 온 자료와 함께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이정민
10년 넘게 문화 유적지 공부를 하고 있다는 60대 여자 참가자는 “외국인 선교사분들이 양화진 묘원에 묻혔다는 게 감동이지 않아요? 이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같네요”라는 말로 도보 답사의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도보 코스로 ‘절두산 순교 성지’가 운영된다.
도보 답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뱃길 탐방을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정민
“한강변에 누에머리 닮은 봉우리를 ‘잠두봉’이라고 기록하고 있어요. 조선시대에는 이쪽으로 바로 물이 들어왔었어요. 상상해 보면 모래, 자갈 이런 땅이었거든요.” 이어지는 뱃길탐방 서호 코스는 잠두봉 선착장에서 출발해 밤섬 북쪽과 양화대교, 가양대교에서 다시 돌아오게 된다. 반면 동호 코스는 같은 출발지에서 밤섬 남쪽, 한강대교를 지나 반포대교가 리턴 지점이다.
승선 안전 교육 후, 2층 갑판에서 시원한 한강 바람을 맞으며 선상 답사가 진행된다. ©이정민
“여기에서 풍경을 감상하면 선유봉에 너무 멋진 소나무 숲이 있었대요. 당시 명나라 사신들이 와서 보고 극찬했다고 하죠. 또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뱃놀이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강 유람선에 오르니 새 여행지에 도착한 것처럼 들뜨고 기분이 색다르다. 승선 안전 교육을 들은 참가자들은 2층 갑판으로 나가 시원한 한강 바람을 맞으며 이야기꾼과 선상 답사를 함께 했다.
탐방 코스 내내 우리의 근현대사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이야기꾼 서재순 씨 ©이정민
“양화진 뱃길 탐방은 배를 타는 것도 물론 재미있지만, 19세기 후반 우리나라의 역사를 곁들여서 둘러본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2시간 넘게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이야기꾼 서재순 씨의 말이다. 늘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는 이들의 노력이 더해져 프로그램이 꾸준히 발전, 진행 중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교실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도 좋을 것 같아요.” 경남 진주에서 KTX를 타고 당일 코스로 왔다는 참가자의 목소리와 표정이 밝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교실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도 좋을 것 같아요.” 경남 진주에서 KTX를 타고 당일 코스로 왔다는 참가자의 목소리와 표정이 밝다.
뱃길 탐방의 여운을 사진에 담아가는 참가자들 ©이정민
양화진 뱃길 탐방프로그램 담당자 임소영 씨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저희가 평일 프로그램이라 중·장년층 참가율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양화진 나루 잇기’, ‘나루에서 수군수군’ 외에 미취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현수막을 들고 찍은 단체 사진에는 참가자들의 미소가 넘친다. ©이정민
마지막으로 1층 선실로 내려온 참가자들이 설문지를 작성하는 동안 깜짝 퀴즈 시간이 이어졌다. 퀴즈 정답을 맞히고 기념품까지 받은 참가자들은 기분 좋게 밖으로 나왔다. ‘근대의 물결을 타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찍은 단체 사진에는 미소가 넘친다. 프로그램의 신청과 문의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참고하기 바란다.
양화진 뱃길탐방 '근대의 물결을 타다'
○ 집결지 : 지하철 2호선 합정역 7번 출구 소공원
○ 탐방 코스
- 서호 뱃길 코스 : 잠두봉선착장→당인리발전소→서강대교, 마포대교(밤섬 북쪽)→여의도(밤섬 남쪽)→양화대교→성산대교→가양대교(리턴)→성산대교→양화대교→잠두봉선착장
- 동호 뱃길 코스 : 잠두봉선착장→당인리발전소→서강대교, 마포대교(밤섬 남쪽)→원효대교→한강대교→동작대교→반포대교(리턴)→동작, 한강, 원효, 마포, 서강, 잠두봉선착장
○ 일시
- 2023. 5. 2 12:50~15:40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동호 코스)
- 2023. 5. 4 12:50~15:40 (절두산 순교 성지-서호 코스)
- 2023. 5. 9 12:50~15:40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서호 코스)
- 2023. 5. 11 12:50~15:40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동호 코스)
- 2023. 5. 16 12:50~15:40 (절두산 순교 성지-동호 코스)
- 2023. 5. 18 12:50~15:40 (절두산 순교 성지-서호 코스)
○ 인원 : 총 50명 내외(선착순 모집 마감)
○ 참가비 : 1인당 1만 원(보호자 동반한 미취학 아동 무료)
○신청 바로가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 탐방 코스
- 서호 뱃길 코스 : 잠두봉선착장→당인리발전소→서강대교, 마포대교(밤섬 북쪽)→여의도(밤섬 남쪽)→양화대교→성산대교→가양대교(리턴)→성산대교→양화대교→잠두봉선착장
- 동호 뱃길 코스 : 잠두봉선착장→당인리발전소→서강대교, 마포대교(밤섬 남쪽)→원효대교→한강대교→동작대교→반포대교(리턴)→동작, 한강, 원효, 마포, 서강, 잠두봉선착장
○ 일시
- 2023. 5. 2 12:50~15:40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동호 코스)
- 2023. 5. 4 12:50~15:40 (절두산 순교 성지-서호 코스)
- 2023. 5. 9 12:50~15:40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서호 코스)
- 2023. 5. 11 12:50~15:40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동호 코스)
- 2023. 5. 16 12:50~15:40 (절두산 순교 성지-동호 코스)
- 2023. 5. 18 12:50~15:40 (절두산 순교 성지-서호 코스)
○ 인원 : 총 50명 내외(선착순 모집 마감)
○ 참가비 : 1인당 1만 원(보호자 동반한 미취학 아동 무료)
○신청 바로가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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