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순찰대에 딱 걸렸어! 비틀비틀 음주운전 차량 꼼짝 마!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3.03.20. 15:10

수정일 2023.11.08. 15:16

조회 2,973

지난 1월 음주 의심 차량을 112에 신고해 신속한 검거에 조력한 이정우 씨와 반려견 초이와 제니 ©엄윤주
지난 1월 음주 의심 차량을 신고해 신속한 검거에 조력한 이정우 씨와 반려견 초이와 제니 ©엄윤주

"산책을 하던 반려견이 음주 차량을 발견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었다"
반려견을 주인공으로 한,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얼마 전 서울 성동구에서 있었던 실화다.

'서울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 중인 이정우 순찰대원과 반려견 초이와 제니는, 지난 1월 2일 늦은 밤 평소처럼 나선 동네 순찰길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내 비틀비틀 주행하는 차량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비틀거리던 차량은 이어 시설물까지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반려견 순찰대원 이정우 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하고 상황을 계속 알려주며 음주운전자 검거에 공헌했다. 신속한 검거를 도운 이정우 순찰대원과 반려견 초이와 제니는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로부터 유공 표창을 받았다.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지킨 주인공들을 만나 늦은 저녁 반려견 순찰길에 동행해 보았다. ☞ [관련 기사] 우리동네 순찰을 명 받았습니다! 멍!! 반려견 순찰대 출범
늦은 저녁 성동구 중랑천을 따라 반려견 순찰대가 방범 순찰을 나섰다. ©엄윤주
늦은 저녁 성동구 중랑천을 따라 반려견 순찰대가 방범 순찰을 나섰다. ©엄윤주
반려견 순찰대는 주민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위험을 신고·조치하는 자율방범활동이다. ©엄윤주
반려견 순찰대는 주민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위험을 신고·조치하는 자율방범활동이다. ©엄윤주

Q.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소개 먼저 부탁 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 중인 직장인 이정우입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지역 토박이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성장해 온 이 동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각별합니다. 초이와 제니는 저의 사랑스러운 반려견들로, 지난해 8월부터 저와 함께 서울 반려견 순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멋진 반려견, 초이와 제니 소개도 부탁합니다.
A. 초이는 7살, 제니는 3살로 골든리트리버 자매입니다. 덩치가 큰 대형견이지만 친화력이 좋아 둘 다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잘 따릅니다. 놀이와 산책을 매우 좋아합니다.

Q. 반려견과 함께 서울 반려견 순찰대원으로 지원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A. 평소 반려견들과 매일 2~3시간 산책을 하는데요, 매일 반복하는 그 시간을 활용해 동네를 순찰할 수 있다면 보람될 것 같았습니다. 반려견들과 의미 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이정우 순찰대원이 음주 차량 검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엄윤주
이정우 순찰대원이 음주 차량 검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엄윤주

Q. 얼마 전 반려견들과 음주 차량을 검거하는 활약을 펼치셨는데요. 어떤 상황이었나요?
A. 사고 당일은 1월로 기온이 영하 10도로 무척 추운 날이었고, 저와 반려견들은 평소처럼 중랑천 주변을 산책하며 방범 활동 중이었어요.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도로는 한적했는데, 차량 하나가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어 계속 주시했습니다. 곧이어 차량이 큰 소음과 함께 인근 시설물을 파손하는 사고를 내서 곧바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운전자는 검거되었고,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 이상의 면허 취소 수치였습니다. 사고가 난 곳이 어린이 보호구역 인근이었는데 그나마 밤 늦은 시간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큰 일을 해내셨네요. 평소엔 반려견 순찰대원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매일 산책 코스를 달리 하며 주변 시설의 안전 유무를 확인하며 순찰하고 있습니다. 중랑천변은 물론 응봉산 등산로를 따라 보도와 데크를 살피기도 합니다. 술 취한 분들이 거리에 앉아 계시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늦은 시간에는 더욱 주변을 잘 살피면서 방범 활동을 합니다.
전에는 무심히 지나치던 곳도 순찰대원이 되고부터는 동네사람들의 안전을 생각하며 꼼꼼히 살펴보게 되더군요. 반려견들이 순찰대원 옷을 입고 있으니, 이제는 먼저 알아 보고 격려와 인사를 건네는 이웃도 많이 계십니다. 반려견 순찰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구요. 이번 일로 더욱 사명감을 느끼며, 앞으로도 초이, 제니와 꾸준하게 반려견 순찰대 활동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반려견 순찰대원들의 지역 밴드. 성동구에는 약 30마리의 반려견 순찰대가 활약 중이다. ©엄윤주
반려견 순찰대원들의 지역 밴드. 성동구에는 약 30마리의 반려견 순찰대가 활약 중이다. ©엄윤주

이 날 중랑천변을 따라 동네 한 바퀴를 크게 돌며 동행한 순찰 길에선 버려지듯 방치되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는 킥보드를 신고하기도 했다.

서울 반려견 순찰대, 별칭 '해치펫트롤'(Haechi Petrol : Haechi + Pet + Patrol)은,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며 우리동네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주민 참여형 방범 순찰대이다. 지난해 강동구를 시작으로 서울 9개 구(강동·송파·서초·금천·강서· 마포·서대문·성동·동대문)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대된다고 한다.

지난해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범죄 취약 요소인 공원 내 우범 지역, 무인 점포, 둘레길 등을 순찰해, 범죄 예방 112 신고 206건과 안전·방범 시설물 점검 등 생활 안전 위험 방지 신고 1,500건을 기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도 계속될 서울 반려견 순찰대의 눈부신 활약을 응원해 본다.
중랑천변을 따라 동행한 순찰길, 보도에 방치되어  있는 킥보드를 신고했다. ©엄윤주
중랑천변을 따라 동행한 순찰길, 보도에 방치되어 있는 킥보드를 신고했다. ©엄윤주
지난해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범죄예방 112 신고, 생활안전 위험 방지 신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엄윤주
지난해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범죄예방 112 신고, 생활안전 위험 방지 신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엄윤주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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