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한 변화, 내 손으로 우리동네 바꿔요!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3.03.14. 13:44

수정일 2023.03.14. 14:02

조회 2,737

서울시는 매년 시민이 서울시 사업을 직접 제안하고 심사·선정하는 시민참여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은 2012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으며 특히 작년부터 ‘약자와의 동행’에 맞춰 지역 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민참여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시행될 2024년도 시민참여예산은 어떻게 신청할까? 먼저 예산 규모는 500억 원이다.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사회문제 해결이나 시민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들을 폭넓게 제안할 수 있다. 게다가 작년에는 교통, 건강, 환경 분야로 한정했지만, 올해는 시정 전 분야로 확대했으며 기간도 오는 4월 14일까지 대폭 늘렸다. ☞ [관련 기사] 내년 시민참여예산 500억원…사업제안 이렇게 신청하세요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누리집 ©서울시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누리집 ©서울시

2024년도 시민참여예산 사업 제안은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누리집을 통한 온라인 접수와 우편 및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올해 시민참여예산을 심사하게 될 시민참여예산위원회는 규모를 작년보다 50명 확대한 120명으로 늘린다. 사회적 취약계층인 청소년, 장애인, 다문화가족의 시민참여예산위원의 참여 비중을 15%까지 확대해 ‘약자와의 동행’ 취지에 맞게 운영될 예정이다.

시민참여예산을 통해 골목 혹은 동네의 시설물을 바꾸기도 하고, 어린이의 보행로를 안전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흉물로 방치된 주택을 모아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도서관으로 변신한다. 이처럼 시민참여예산은 더 좁은 범위에서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시민참여예산으로 만든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도서관 ©조송연
시민참여예산으로 만든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도서관 ©조송연

시민참여예산 제안사업에 공모하기 전, 실제로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을 적용한 두 곳을 방문해 봤다. 첫 번째로 방문한 지역은 은평구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이다.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의 대표 성공 사례인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은 구산동 주택가의 낡은 연립주택 세 채를 이용해 만든 도서관이다.

이곳은 연립주택을 이용한 도시재생 건축물임과 동시에 응모부터 건축, 현재 운영까지 모두 지역 주민의 참여로 마련됐다는 점이 더욱 뜻 깊다. 보통의 도서관 건축은 시청 혹은 구청에서 예산을 배정해 도서관이 없는 지역에 도서관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은 주민들이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을 신청했다는 점이 다르다.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에 선정되어 예산을 확보하고 구청과 함께 지역 주민이 건축 과정에도 참여했다. 현재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은 운영도 지역 주민이 맡고 있다. 응모부터 건축, 운영까지 모두 지역 주민이 함께한 것으로 이는 전국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마을 문화공동체 형성의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지역 주민들이 만들고 관리하는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조송연
지역 주민들이 만들고 관리하는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조송연

고등학교 때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이 건립됐다는 송현우 군은 “연립주택이 도서관으로 바뀌고 난 다음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책도 읽었다”며 “이곳을 바라보면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전했다.
학생에게는 공부방, 주민에게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조송연
학생에게는 공부방, 주민에게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조송연

다음으로 찾은 곳은 성북구 성신초등학교이다. 학교 앞 보행로가 시민참여예산을 통해 안전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학생을 위한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사업으로, 2021년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한마당 총회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되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시민참여예산으로 조성한 성북구 성신초등학교 통학로 ©조송연
시민참여예산으로 조성한 성북구 성신초등학교 통학로 ©조송연

실제 성신초등학교는 한 개의 정문과 두 개의 후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문의 경우 고려대학교와 성신여대입구역을 잇는 고갯길이 놓여 있는데, 경사가 높아 성신초등학교 쪽으로 오가는 운전자의 절대 감속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시민참여예산 사업을 통해 정문에는 과속방지턱과 과속단속카메라(CCTV), 횡단보도 등이 설치됐고, 좁은 골목길인 후문에는 급경사 구간에 저항이 큰 보도블록을 설치해 어린이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성신초등학교 앞 안전 통학로는 시민참여예산으로 정비됐다. ©조송연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성신초등학교 앞 안전 통학로는 시민참여예산으로 정비됐다. ©조송연
학교 앞에는 고원식 횡단보도, CCTV, 바닥신호등이 설치됐다. ©조송연
학교 앞에는 고원식 횡단보도, CCTV, 바닥신호등이 설치됐다. ©조송연

또 다른 후문 쪽은 평탄성이 좋지 않았던 통학로에 보도블록을 만들었다. 경사길에는 어린이 키높이에 맞춘 계단을 설치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덕분에 등하교 하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 통학로를 조성할 수 있었다.
성신초등학교 후문에 설치된 계단 ©조송연
성신초등학교 후문에 설치된 계단 ©조송연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은 거창하고 큰 변화를 이끄는 것은 아니다. 우리 동네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것들, 어린이 혹은 노약자가 이동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꾸는 셈이다. 그래서 시민참여예산이 우리 삶에 더 필요할지 모른다. 시청 혹은 구청이 놓쳤던 부분을 서울 시민, 지역 주민이 개선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14일까지 진행되는 2024년도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제안사업 공모. 우리 동네, 우리 지역을 더 행복하게 바꾸고 싶다면, 어떠한 제안이라도 좋다. 서울 시민의 작은 움직임이, 우리 지역에 소중한 변화를 이끌 테니까 말이다.

2024년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사업 신청

○ 신청기간 : 2023. 3. 6~4.14
○ 대상사업 : 시민 관심이 많은 사회문제의 해결 또는 시민 복리 증진을 위한 사업으로, 특정 지역(자치구) 내 시민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일반 시민이 이용 가능한 사업
○ 신청자격 : 서울 거주 시민 또는 서울 소재 직장인·학생·단체
○ 신청방법 : 시민이 필요로 하는 사업에 대해 사업계획서 작성
 - 온라인 : 서울시 시민참여예산 누리집 
 - 오프라인 : 우편 및 방문 접수(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특별시청 5층 재정담당관)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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