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줍깅'으로 중랑천 지켜요! 운동효과는 덤~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3.02.17. 13:11

수정일 2023.02.17. 16:43

조회 4,120

토요일 오후 중랑천 녹천교 일대에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바로 쓰레기이다.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수풀 속에 버려진 빈 캔과 비닐봉지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집게를 들어 쓰레기를 줍는다. 다시 걷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길모퉁이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가 발길을 붙잡는다. 허리를 구부려 담배꽁초를 주워 담고 주변을 살피니 이번에는 커다란 폐타이어가 눈에 들어온다. 부피가 커서 쓰레기봉투에 담을 수 없으니 손으로 들고서 걷는 수밖에 없다. 
중랑천환경센터 주차장 근처에도 숨은 쓰레기들이 많았다. ©강사랑
중랑천환경센터 주차장 근처 수풀에 숨은 쓰레기들을 줍는 자원봉사자들 ©강사랑

묵묵히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이들은 중랑천환경센터쓰레기몽땅줍깅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다. 성별도 연령도 각기 다르지만 중랑천 환경보호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줍깅이란 '줍다'는 뜻과 영어 '조깅'을 합성한 신조어로, 다른 말로는 플로깅(plogging)이라고 불린다.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되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플로깅 챌린지, 줍깅 챌린지가 유행하며 각종 소모임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일상 속에서 건강과 환경보호를 함께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줍깅의 매력이다.
쓰레기몽땅줍깅 프로그램 참여 전, 사전 교육을 받는다. ©강사랑
쓰레기몽땅줍깅 프로그램 참여 전, 사전 교육을 받는다. ©강사랑

중랑천환경센터매주 토요일마다 중랑천 하천을 중심으로 줍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365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신청한 자원봉사자들은 먼저 중랑천환경센터 교육장에서 간단히 교육을 받는다. 우리 주변 하천을 오염시키는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점오염원'은 하수, 축사 등을 통해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관리가 쉬운 반면, '비점오염원'은 비나 바람에 의해 하천으로 들어가는 오염물질로 관리가 어렵다.

그렇다면 중랑천 비점오염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활 쓰레기담배꽁초가 대표적이다. 특히 담배꽁초의 양이 압도적이라고 할 만큼 많은데, 실제 줍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발견한 것이 길거리에 널린 담배꽁초였다.
쓰레기몽땅줍깅을 나서기 전 조끼와 집게, 쓰레기봉투 등 준비물을 챙겼다. ©강사랑
쓰레기몽땅줍깅을 나서기 전 조끼와 집게, 쓰레기봉투 등 준비물을 챙겼다. ©강사랑

교육을 마친 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중랑천 줍깅에 나섰다. 자원봉사자들은 A조와 B조로 나뉘어 중랑천환경센터에서 준비한 집게와 쓰레봉투를 들고 출발했다. 도심이 아닌 하천 주변은 그래도 깨끗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바람과 달리, 출발한 지 얼마되지 않아 곳곳에서 자잘한 쓰레기를 발견했다. 집게로 쓰레기를 줍는 사람, 쓰레기봉투를 드는 사람, 발견된 쓰레기의 종류와 숫자를 집계하는 사람 등 각자 맡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걷고 또 걸었다.
배수구에 끼어 있는 쓰레기들을 주웠다. ©강사랑
배수구에 끼어 있는 쓰레기들을 주웠다. ©강사랑

녹천교 인근에 다다르자 눈에 보이는 쓰레기가 더욱 늘어났다. 특히 배수구마다 종이와 담배꽁초 등 쓰레기들이 꽉 차 있었다. 쪼그려 앉아 샅샅이 쓰레기를 훑고 또다시 걷기 시작한 것도 잠시, 이번에는 난간 너머 수풀 속에 버려진 각종 생활 쓰레기를 발견했다. 캔, 유리병, 비닐봉지, 마스크 등 종류도 다양했다. 줍깅을 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줍깅을 시작하면 "무엇을 예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차마 쓰레기봉투에 담을 수도 없는 커다란 폐타이어를 봤을 때는 그저 말문이 막혔다.
어디에서나 흔히 보게 되는 담뱃갑과 담배꽁초들 ©강사랑
어디에서나 흔히 보게 되는 담뱃갑과 담배꽁초들 ©강사랑

자원봉사자들이 가장 많이 보고 많이 주운 쓰레기는 단연 담배꽁초이다. "여기에도 담배꽁초요!" 쓰레기봉투를 어느새 절반 가까이 채운 담배꽁초를 보며 모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원봉사자 인솔자 이성희 강사는 "담배꽁초에는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인 필터가 달려 있어요. 환경오염의 주범이죠"라고 말했다. 담배꽁초는 그야말로 발걸음이 닿는 모든 장소에서 발견되었다고 해도 거짓이 아니다. 

다리 밑 하천 산책로를 지나 다시 반대쪽으로 건너가 줍깅을 이어갔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중랑천의 생태는 깨끗하고 평화로웠다. 허리를 굽히며 쓰레기를 줍는 자원봉사자들의 옆으로 주말 도로를 꽉 채운 차량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중랑천의 모습 ©강사랑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중랑천의 모습 ©강사랑
쓰레기를 찾아서 걷고 또 걷고! ©강사랑
쓰레기를 찾아서 걷고 또 걷고! ©강사랑

약 50분 가량 줍깅을 한 자원봉사자들은 재활용과 일반용으로 분리수거까지 마쳤다. 이제껏 주운 쓰레기들을 확인하며 분리수거하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었다. 당일 현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박중현 씨(노원구 거주)는 “인적이 드문 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니 사람들의 양심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줍깅하며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문경순 씨(중랑구 거주)는 “숨은 쓰레기가 참 많았다. 다음에도 줍깅 프로그램에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대학생 이동훈 씨(노원구 거주)는 “담배꽁초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 중랑천 환경보호에 조금이나마 일조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라고 줍깅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분리수거까지 완벽하게 마쳐야 한다. ©강사랑
분리수거까지 완벽하게 마쳐야 한다. ©강사랑
짧은 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가 이렇게 많다. ©강사랑
짧은 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가 이렇게 많다. ©강사랑
담배꽁초를 버리면서 양심도 함께 버린 것일까? ©강사랑
담배꽁초를 버리면서 양심도 함께 버린 것일까? ©강사랑

중랑천환경센터는 물의 탄생과 순환, 빗물 재생, 중랑천 생태를 전시, 체험할 수 있는 환경센터이자 조성부터 운영까지 시민 단체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유일의 하천 환경센터이다. 현재 다양한 하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중랑천환경센터의 ‘쓰레기몽땅줍깅’ 프로그램은 상시 진행 중이며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렇게 걸으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줍깅은 환경보호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운동법이기도 하다. 1시간을 기준으로 단순히 걷는 행위보다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면서 하체 운동인 스쿼트나 런지와 유사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쓰레기가 담긴 무거운 봉투를 들고 걷는 것도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
일상 속에서 줍깅을 시도해 보자! ©강사랑
일상 속에서 줍깅을 시도해 보자! ©강사랑

올해는 운동하면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줍깅’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방법은 어렵지 않다. 동네든 운동장이든 하천 산책로든 조깅할 수 있는 곳부터 시작하면 된다. 준비물은 편한 복장과 집게 그리고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봉투가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즐기는 마음이다. 운동이 될 수준의 쓰레기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쓰레기만 주워야 한다. 

플로깅은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지만 분명한 역할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쓰레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하는 점이 그것이다. 일단 나부터 쓰레기를 줄이고, 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를 본다면 줍는 것이 어떨까. 환경을 위해서,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 길 위에 선 사람들의 아름다운 행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중랑천환경센터는 3월 줍깅 프로그램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강사랑
중랑천환경센터는 3월 줍깅 프로그램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강사랑

'하천 비점오염원을 줄여라' 참여 안내

○ 일시 : 2023.3.4.(토) / 3.11.(토) 10:00~12:00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덕릉로 430 중랑천환경센터 1층 강의실
○ 교통 : 지하철 7호선 중계역 하차
○ 내용 : 하천 환경 캠페인 및 쓰레기 줍깅
○ 개인 준비물 : 운동화, 마실 물, KF94 마스크
중랑천환경센터 누리집
○ 문의 : 02-938-9525(화~토요일)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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